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조범환.문왕 지음 / 푸른역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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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읽는다는 건 무엇일까?
아주 흔하게 얘기되어지는 것은 사람의 삶이란 건 돌고 또 도는 거라서
다 그것을 좀더 낫게 살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기록으로 남기고 그것을
읽는다, 라고들 이야기하기도 한다.

일리 있는 이야기다. 그럴듯하다. 그와는 좀더 다른 쪽으로 어떤 이야기의
원형을 확인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세상에는 인간이 이야기를 지어내기
시작하면서 셀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생겨나고 사라졌고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경향이 없지 않은데 그 이야기를 잊지
않고 대대로 물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가공해서 이야기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라고 볼 수도 있다.

푸른역사에서 내는 최근의 역사책은 몇 줄의 기록으로 남은 사료들 이용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최소한의 자료만을 가지고 최대한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셈이다.

이 책은 역사에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하는 가정으로 시작한다. 만약 그랬다면?
가능성은 무궁하다. 그 수많은 가능성 가운데 그럴 듯한 합리적이고 타당해 보이는
가정들을 묶어서 이 책은 씌어졌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는 제목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이 책은 질문이기 때문에.

다른 시리즈는 읽어보지 못해서 알 수 없으나 이 책은 신라 마지막 개혁군주라는
경문왕의 이야기를 이야기를 통해서 생생하게 접근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책이
많이 팔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신라 말기라는 대중들의 관심을 별로 끌지 못하는
시대 탓일 것이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책은 속도감 있게 읽히고 이끌어가는 논리도
납득할 만해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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