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아마도 이 작가가 뜨는 데는 사진도 한몫했을 것 같다.
토실토실하고 귀엽다.
글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그것은 번역 솜씨가 좋다는 말도 된다.
두 주인공의 캐릭터와 간단한 몇 가지 사건만을 가지고
이렇게 세심하고 촉촉한 글을 써내다니 말야.

요시모토 바나나 같은 작가도 그렇지만 일본 여류작가들은
좀 디테일을 엄청 잘 그려내는 것 같다. 순간순간 스쳐버리기
쉬운 장면들을 놀랍도록 생생하게 재생해낸다.
이 소설에는 딱히 절정이라 할 만한 대목이 별로 없지만
잘 읽히고 주는 여운이 있다. 심오하고 엄청난 인생의 진리를
말하기 위해 어깨에 힘을 주지도 않고 그냥 다만 쓴다.
작가 자기 경험 같기도 하고 나이도 비슷하고 하니까.
교정 상태도 양호하다.
처음에 서점에서 봤을 때 아쿠타가와 수상작이란 띠지를
보고서도 이거 모냐, 순정 하이틴 소설이잖아, 생각하고
뒤집어 보지도 않았는데 누군가가 추천해줘서 읽어봤더니
나쁘지 않았다는 말씀.
보통은 양장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의 경우에는 양장의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몰랑몰랑은 반양장이었으면 더 좋았을걸 싶긴 하다.

읽을 만한 새로운 일본 필자의 등장쯤이라고 해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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