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른 조개껍질 - 스테노 씨가 캔 지구의 먼 과거
앨런 커틀러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지금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 일들 가운데
한가지를 이 책은 다루고 있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지구의 나이가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 수 없는 46억 년이라는 것.
땅이 겹겹이 누적되어서 쌓여 있고 화석은 이전에
존재하던 동식물이 석화된 것이라는 사실.
너무 당연해서 도무지 이런 사실이 왜 과학책으로
씌어져야 하는가 의문이 날 정도이지만 이때는
중세의 영향력이 엄존하던 시기다. 성경에 대한
맹목적인 신봉이 당시 첨단의 지식을 자랑하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시대.

주인공인 스테노는 과학자에서 시작해서 독실한
수도자로 인생을 마쳤다. 지금으로부터 적어도
4-5백 년 전의 인물에 대해서 이토록 소상하게
기록한 자료가 남아 있고 그 자료를 분석해서
후인이 평가할 수 있다는 건 참 대단한 일이다.
기록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다.

이를 거꾸로 생각해보면 요즘엔 도무지
가능하리라고 판단할 수 없는 일들이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워낙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이렇게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이야기는 더 재밌다.
우리의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들도 이런
방법으로 씌어질 수 있을까 모르겠다.
정말 재밌는 작품이 나올 거다.

조선이나 고려가 기록에 소홀했던 시기는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면 문제는
보관인가. 그리고 혹은 해석의 문제인가.
모를 일이다. 지금 보관되고 있는 자료들을
제대로 해석하고 정리해 놓는 작업이
먼저 이뤄지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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