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사회 카이로스총서 1
김만수 지음 / 갈무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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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수. 이 사람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다소 반어적이고 뒤틀린 글쓰기도 소구력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논문 같은 글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게 써내는 능력이 발군이다. 이런 능력은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무엇을 쓰고 있는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아울러 자기가 쓴 글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에 대한 과학적 예측도 필요하다. 김만수는 이 두 가지를 잘 충족시키고 있다.

그는 '실업'의 개념 정의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조단조단 짚어나간다. 논문을 제외하곤 이렇게 많은 표를 가진 책을 난 이전에 읽은 적이 없거니와 이렇게 흥미롭게 읽은 적도 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는 자료를 사용하면서 자신이 왜 이 자료를 사용하고 분석하고 있는지 자신이 하는 분석에 어떤 문제점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까지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런 합리적인 설명 과정을 통해서 그가 내리는 결론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업률은 끊임없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실업사회에 대한 대안은?
그가 내린 나름의 대안이 난 흡족했다. 그는 큰 것을 말하지 않는다. 작은 것. 우리 주변의 소소한 것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뭐 뭉뚱그려 얘기하면 사회적 연대를 회복하자는 얘기다. 개인적으로 주변에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참여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말한다. 그렇게 연대하다 보면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말이다.

이 책에 붙어 있는 보론을 난 보론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이건 외려 그가 이 주제에 천착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를 보여준다. 취업자들이 사이트에 올려놓은 자신들의 얘기. 그 얘기들은 하나같이 절절하고 현실적이어서 가슴을 울린다. 이 울림이 김만수에게 이 작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힘을 줬을 것이다. 오랜만에 읽은 사회과학서적이었고 읽고 나서 뿌듯했다. 실업 잠재가능성을 지닌 모든 노동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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