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조용히 좀 해요
레이먼드 카버 지음, 손성경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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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는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작가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작가라고 한다. 난 몰랐다. -.-" 검색해 보니 그의 작품이 여러 편 나와 있는데 이번에 문학동네에서 나온 이 첫번째 단편소설집만 유난히 더 팔린 이유는 문학동네의 인지도, 문학동네가 하는 광고, 그리고 아마도 곱게 만든 보랏빛 표지의 탓이 아닐까 싶다.

소개에 보면 그를 체호프의 계승자이면서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설명하고 있다.
내가 이해하기로 체호프는 단편의 대명사이고 미니멀리즘이란 작고 소소한 데 '집착'한다기보다는 집중하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22개 단편의 목록만으로 능히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짐작이 가능하다.

그의 글은 무척이나 하찮고 허무하고 울적한 데다가 난데없기까지 하다. 다소는 어색한 번역투의 문장에서 오는 싱크로율이 떨어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작가의 살아온 이력만큼 하층민의 삶을 질박하게 다루고 있어서 어떤 번뜩임 같은 것이 느껴진다. 그걸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미국에서 그렇게 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사는 사람도 있고 걔들도 사람인만큼 우리와 비슷한 감정이나 사고방식, 행동유형을 보인다는 데서 사람 사는 데는 결국 다 꼭 같구나, 하고 느꼈다. 이 사람 외모는 미국 토크쇼 진행자 중에 턱이 많이 나온 사람을 좀 닮았다. 이름이 뭐더라.. 그 사람보단 좀 샤프한가?

문학동네에서 카버의 소설을 전집으로 낸다고 한다. 카버가 쓰는 글이 주는 느낌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할 것 같긴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점점 더 느껴버리고 있다. 점점 인생의 쓴맛을 보기 시작하고 있는 건가. 나. 삶이 주는 소슬함이나 삭막함이나 적막함 같은 정서. 하지만 나쁘진 않다. 세상이 즐거움이나 기쁨 같은 밝은 정서로 채워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반대 정서에 입각해서 살아가는 것이 더 세상을 손쉽게 잘사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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