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미상 여자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조용희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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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릭 모디아노란 이름이 왜 익숙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소설은 3인의 소녀에 관한 것이다. 장르로 구분하자면 간단하게 통과의례 소설이라고 간단하게 정의할 수도 있다.

모디아노는 프랑스 작가고 그는 2차 대전 당시 유년시절을 겪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나이가 지금은 할아버지쯤 되겠다. 할아버지가 쓴 글치고는 무척이나 감상적이고 여리다.

이런 비유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 신경숙을 떠올렸다. 애매하고 몽롱하고 나약한데다가 한없이 깊은나락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났던 것이다. 뒤에 옮긴이의 말을 읽어 보면 그의 소설은 그다지 철학적이지 않단다. 그냥 감정을 느낀 대로 솔직하게 적어내려갔단다.

상복도 열나 많아서 남들은 평생 하나도 받기 힘든 상을 여럿 받았다. 등장하는 소녀들은 죄다 가난하고 결손 가정 출신인데다가 출신이 그럴 듯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도 가난하다거나 부족하다거나 결핍된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그냥 사실은 엄청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여자들인데 그 사실을 숨기고 잠시 '노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냥 그랬다. 내가 꼬여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번역은 훌륭하고 편집도 훌륭해서 술술 잘 읽히고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표지 디자인이 볼 만하다. 양장인 것은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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