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주의자의 꿈 - 어느 헌책수집가의 세상 건너는 법
조희봉 지음 / 함께읽는책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오래 전에 읽고 20031111에 쓰다

간단히 그 당시 해놓은 메모 하나. 전작주의는 나에게 하나의 계기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네트워크화. 그것이야말로 '전작주의'의 제대로 된 의미가 아니겠는가.

사실 이 글을 읽기 전에도 나는 나름대로 내가 좋다고 생각한 작가의 글을 저자만큼은 못되어도 찾아 읽는 편이었다. 마루야마 겐지의 글이 그랬고, 다자이 오사무가 그랬다. 다자이 오사무의 경우는 번역되어 있는 책이 많지 않아서 흉내만 내다가 그쳤지만.

책을 읽다가 책이 나온다. 저자가 읽었던 책으로 인상을 남겼던 책이 대부분인데 글에 감동을 받으면 무슨 책인가고 다시 한 번 떠듬어보게 된다. 이를테면 인터넷에서의 하이퍼링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클릭하게 만드는 요소는 물론 나의 감동이고 하이퍼되어 등장하는 텍스트는 지목된 책이다. 그렇게 나의 독서는 영역을 넓히고 확장된다.

조희봉은 이윤기에 경도되어서 그의 모든 작품을 다 찾아읽기에 이르렀고 그의 유일한 제자가 되고 급기야는 결혼식의 주례까지 맡도록 하였다. 그의 집요한 관심이 그렇게까지 그를 이끈 것이다. 대단한 집중력이고 집요함이다.

그의 글은 쓰는 이의 열정에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 그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고 아낌으로써 그 감동을 자신의 글을 읽는 이에게까지 전염시키는 것이다. 그가 그가 여적까지 읽어낸 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고 무언가 자신만 내보일 수 있는 어떤 것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성실한 읽기와 자신의 그 열정으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능력은 그야말로 발군이다.

그의 열정에 전염되고 나면 읽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것이다. 그것의 그가 쓴 글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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