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진리 - 우연적 삶에 관한 문학과 철학의 대화
이유선 지음 / 라티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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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을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것이 물건이 아니고 정신이고 사유라면 그것은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좋은 일로 여겨진다. 로티를 공부한 저자가 당신의 일상을 철학적 사유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훌륭한 로컬라이제이션의 전범이 아닌가 한다. 원래의 사유를 설익게 이해하고서는 도저히 이런 글이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철학책과 문학책의 절묘한 결합이라든가 철학책에서 요점을 훌륭하게 잘 뽑아내고 있다든가 하는 등의 장점은 숱하게 많을 것이나 나는 이 책으로 이유선 선생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어떤 분일지 내 속으로 그림을 그려보았다. 나는 그분과는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이지만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한 그분의 철학적 설명이 큰 위로가 되었다. 어려운 철학 개념이나 용어에 대해 잘 모르는 나에게도 선생이 설명하는 방식은 효과가 있었다. 책에 나오는 자잘한 일상의 공간이나 경험들이 나에게도 낯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 더하여 이 책의 나의 지식에 대한 허영심도 훌륭하게 메워주었다.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철학책들은 한 번쯤은 읽어보고 싶었거나 어디 나가서 화젯거리로 올리면서 뻐기고 싶었던 책이 아닌가? 그런 용도로도 이 책은 유용하다. 강력하게 일독을 권한다. 나의 독서가 짧은 탓이겠지만 최근에 나온 국내 저자의 책 중에 나는 이런 내공을 가진 책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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