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는 그림 공부 - 서양화편 How to Study 2
야마다 고로 지음, 장윤정 옮김 / 컬처그라퍼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의 주된 결점, 우리를 불행에 빠뜨리는 원인 중 하나는 우리 주위에 늘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데 있다. (중략) 예술은 습관에 반대하고, 우리가 경탄하거나 사랑하는 것에 대해 갖다 대는 눈금을 재조정하도록 유도해 그 소중한 것을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게 우리를 되돌려놓는다. -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중에서

미술, 특히 서양회화를 보러 갈 때에는 꼭 미리 공부를 하고 가는 편이다. 그림을 그린 화가가 누구인지, 어느 사조에 속하는지, 하지만 뒤돌아서면 꼭 아쉬움이 가득한 감상이 되고 만다. 학교 다니던 시절의 감상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그저 지식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니 정작 그림을 보는 즐거움은 남아있지 않고 머릿속에 서양미술사적 지식만 담겨있기 때문이다. <서양미술사>를 쓴 곰브리치는 위대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 제일 큰 장애물은 개인적인 습관과 편견을 버리려고 하지 않는 태도라고 말했다. 그동안의 그림 보는 습관에서 벗어나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그림을 보면 어떨까?


이 책의 저자인 야마다 고로가 말한 대로 그림 감상에서 지식과 정보는 양날의 칼일 수 있다. 즐거움을 더해 주는 한편, '보는 눈'을 흐리게 하는 원흉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다빈치가 그렸으니 당연히 걸작이겠지.'하고 본다면 위대한 화가가 그린 졸작을 걸작으로 평가하게 되는 일도 생길 것이고, 비록 무명의 화가의 작품이지만 걸작인 작품을 무시하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아는 만큼 보이기'도 하지만,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감상자들의 경우 미술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는 것은 감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어느 정도의 지식에 걸맞은 책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야마다 고로의 <아는 만큼 보이는 그림공부>는 저자 또한 미술에 관한 전문가가 아니며 그저 그림을 감상하길 좋아하는 딜레당트로서 그림을 즐기는 방법에 대한 여러 가지 팁을 전해주고 있다. 서양화를 구성하는 세 가지의 큰 틀(그리스 로마 문화, 기독교, 그리고 게르만 민족)에 대한 설명부터 시간의 흐름에 따른 미술의 변천과 그 사조의 흐름을 주도했던 화가들과 작품들을 재미있는 특징들을 들어 쉽게 이야기해 준다.

이 책으로 미술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면 이제는 미술관으로 향하면 좋겠다. 그리고 나만의 눈으로 관점으로 그림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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