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산행 테마 소설집
박성원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과거를 되풀이한다. 조지 산타야나의 말이다.
세월호의 이야기를 다시 할 수밖에 없다. 
요즘 세월호 이야기를 하면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 하지'한다. 소위 말하는 피로감을 느낀다고 한다. 말 안해도 다 알지 않느냐, 우리가 계속 이야기하고 되새김질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느냐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세월호는 잊혀갈 것이다. 우리의 과거가 그러했듯이. 일제 식민지의 아픔이 그러했고, 5월의 광주가 그랬다. 그렇게 우리가 잊고 살았던 과거는 모양만 다르게 우리에게 다시 덮쳐왔다. 그 고통은 약하고 힘이 없는 사람들을 더욱 힘들게 아프게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때만 분노하고 같이 아픈척했다. 그리고 다시 일상이란 곳으로 돌아갔다.

이제 우리는 13명의 작가들의 도움을 받아 과거의 한순간으로 돌아가 보게 된다. 
13명의 작가가 불러낸 과거의 기억 <한밤의 산행>은 되새기면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우리에게 상처를 기억하라고 말한다. 

"여보, 그럴 때가 있잖아요. 살아 있지만 살아 있는 걸 확인해야 하는 순간들 말이에요. 당신은 그런 순간들이 없나요?"- 김선재의 '아무도 거기 없었다'
그렇게 살아 있는 걸 확인하던 순간 우리는 어쩌면 주인공처럼 어떤 세계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고 다시 다른 세계가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온몸이 타는 듯이 아프고 불안하겠지만 그리고 몸 안에서 뭔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겠지만 우리는 여기가 어딘지,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느끼는 지금의 감각들이 무엇 때문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과거나 미래는 단지 우리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기억하는 능력이 없다면 과거란 존재할 수 없고, 기대하는 능력이 없다면 미래란 존재할 수 없다. 우리의 인생은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삶들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힘들게 버티어 살고 미래를 꿈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