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여 바다여 1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0
아이리스 머독 지음, 안정효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포스트를 보낸곳 (1)

바다여 바다여 1
작가
 
아이리스 머독
 
출판
 
문예출판사
 
발매
 
2012.05.30

연극계는 인간 영광의 덧없음을 보여주는 세계다.그 세계에서 은퇴한 60이 넘은 찰스 애로우비.그는 바닷가 외딴 집에서 회고록을 쓰기로 한다.그의 회고록은 나날의 관찰을 곁들이며,날씨와 다른 자연환경에 대한 단순한 묘사를 배경으로 삼아 뒤섞인 생각들의 기록이며, '내 철학,내 명상을 담은 일기'다. 그래서 독자는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는 노인의 관조적이고 철학적인 삶을 기대하고 책을 읽어나가지만 독자의 예상과는 달리 회고록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기억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다.그의 주변의 여인들과 인물들에 대한 그의 기억은 철저히 본인의 생각대로다.

 

특히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신성한 이야기는 첫사랑 하틀리에 대한 것에서 독자는 찰스가 얼마나 제멋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물인지 알게 된다. 그녀는 찰스의 끝이요,시작이며 알파요,오메가다. 그는 사랑은 꼭 한 번,첫사랑 뿐이라고 생각한다.그런 하틀리는 전혀 뜻밖의 장소인 바닷가 마을에서 만났고,이것은 운명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의 첫사랑 하틀리는 '자기는 내 곁에 있지 않고,멀리 떠날 터이고 나한테 성실하지 못할 거예요.사랑은 하지만 난 자기를 믿을 수 없고,알 수가 없어요.'라는 말과 함께 떠났다. 찰스는 그 이후의 연애사건을 모두가 하틀리에게 그녀가 얼마나 옳았는지 보여주려는 악착같은 시도였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만난 하틀리에게서 독자는 찰스에 대한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찰스는 아직도 여전히 하틀리가 본인을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있으며 이제는 그와 함께 살고 싶어 한다고 착각한다.그래서 독자는 그의 사촌 제임스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찰스는 다시 만난 하틀리가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며 그녀를 구원해서 나머지의 인생을 함께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린 모두 너무나 저 잘난 맛에 살아서 자기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을 과장하는 재주가 아주 훌륭해.스테시코로스의 말에 의하면 트로의 영웅들은 가상의 헬렌을 위해 싸웠다는 거야. 가상의 선을 위한 헛된 전쟁들.너도 인간의 헛된 마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보길 바란다.

오랫동안 정말로 그여자를 사랑했다는 생각이 착각일지도 모른다는 거야. 혼자 상상해 낸 개념일 수 있어.

구원하겠다는 생각은 완전히 상상이고 허구라는 거야."


찰스의 옛 여인인 로시나의 눈에도 쪼글쪼글한 할망구로 보이는 하틀리가 여전히 아름답게 보이는 찰스는 이런 이야기가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결국 자신의 허세로 아들로 삼으려는 하틀리의 아들이 물에 빠져 죽고 나서 조금씩 깨닫게 된다.

다른이의 말도 제대로 새겨듣지 않는,자기식으로 해석해서 듣고 행동하는 찰스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본다.

 

"세월이란 사람들의 현실로부터 우리를 갈라 놓고,사람들을 떼어 놓아 유령으로 바꿔 놓지.그게 아니라 그들을 유령이나 악마로 변형시키는 건 오히려 우리야. 과거에 대한 쓸데없는 선입견들이 그런 환영을 만들어내고는 유령 헬렌을 위해 트로이의 영웅들이 싸우게 만들었듯이 힘을 발휘하지 .

하틀리는 내 마음속에 씨앗처럼 파묻혀 자랐고,세월의 흐름에 따라 순수해졌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나는 하틀리의 이마에서 주름살을 지웠고,사랑스러운 눈을 맑게 했으며,모호하고 괴로운 이미지는 부드러워져서 빛의 원천이 되었다.

죽을 때까지 계속되기도 하는 세속적인 애착이 인간을 굴레로 묶어 놓고, 자유를 찾지 못하게 방해한다."


우리는 왜 항상 늦게 깨닫게 되는 것일까?

찰스는 인생의 막바지에 애착이 가지고 있는 굴레를 깨닫는다.

한 인간의 삶의 일기를 통해서 보여주는 인간의 모습이 담긴 이 소설은 빨리 읽을 수 없다. 다소 호흡도 느리고 멈춰서 생각해 볼 부분도 많고 때로는 지루해보이는 풍경묘사가 계속되기도 하지만 읽고 난 후 우리의 생각을 한동안 잡아 놓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