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형제의 연인들 - 박경리 장편소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 박경리의 책들을 한동안 읽었었다. 김약국의 딸들,파시를 읽으며 작가의 글에 푹 빠져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 기억때문에 이 책을 선택하는 데는 주저함이 없었다.  

박경리작가가 36세때 써서 신문에 연재했던 소설이라는 의미도 있겠고, 자칫 묻혀서 사라졌을 지도 모를 작품을 새롭게 낸 데도 의미가 적지 않을 듯 싶다.

 

책을 읽는 재미는 마치 일일연속극을 보는 듯 했다. 한복을 입은 그렇지만 의식적으로는 깨어있는 근대여성들과 지식인 남성들의 사랑과 이별이 티비에서 눈을 떼기 힘들듯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했다. 아마 그 당시 신문에 연재되는 소설을 읽던 이들이 이 소설을 꽤나 기다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의사이며 장남인 인성

'처음부터 우리에게는 감동이 없었다.평범한 건 죄악이야.'라는 말로 자신의 결혼에서 오는 권태를 말한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택했던 사랑이 없는 형편에 맞는 결혼을 한 인성은 규희라는 폐병환자에게 마음이 끌리고 만다.

폐병환자이면서 의사인 인성을 사랑하는 규희

'나에게는 미래가 없어.동시에 과거도 무의미한 거야. 미래가 없는데 과거가 무슨 소용이람. 남이 십년 살면 전 삼년 밖에 못 살 거 아니예요?'하면서 인성에게 다가온다.

인성의 동생이면서 이혼한 친구의 누나를 사랑하는 주성

'산다는 것은 주장이야.절망을 뛰어넘고 내가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이세상에 나온 것을 주장하는 거야.'

그는 친구의 누나인 혜원을 사랑하지만 결국 혜원이 전남편에게로 돌아가는 것을 막지 못한다.

이혼녀이지만 동생의 친구인 주성을 사랑하는 혜원

'혜원은 주성의 젊음과 그 견실한 사고에 어떤 감격을 느낀다.애정을 느낀 남편은 아니었지만 그쪽에서 먼저 배반을 했다는 것은 혜원의 마음속에다 깊은 열등감을 심어놓고 말았다.'

주성을 사랑하지만 결국 전남편에게로 돌아가 평범한 일상을 살겠다는 선택을 하고 만다.

 

다소 통속적인 주제와 이야기로 되어있는 이 소설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작품성은 떨어져 보인다. 그래서 어쩌면 일일연속극처럼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고 결론 또한 그다지 파격적이라 할 수 없어 보인다. 연애는 바람같은 거고 생활은 잔잔한 일기같은 것처럼 모두들 제궤도를 도는 쪽으로 돌아온다.아마 애정은 일시적이고 인생의 전부는 아니길 바라는 그 당시 작가의 생각이 담겼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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