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4 - 마케팅 전문가들이 주목한 라이프스타일 인사이트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이노션 인사이트전략본부 지음 / 싱긋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친절한트렌드뒷담화2024

#이노션인사이트전략본부

#싱긋

 

 

 

우리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말이 만들어지는 세상에 살고 있죠. 저는 트렌드의 흐름에 밝은 편이 못 되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생겼다 그 역할을 잃은 신생 단어들도 많을 거예요. 그만큼 사회의 변화가 빠르고 그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하루가 멀다고 신조어가 생겨나고 있는데요. 대부분 영어 단어의 조합으로 생겨난 문화, 경제, 사회 용어들은 한 번에 의미를 알기 어렵고 지나치게 많아 피로감을 주기도 해요. 한동안 트렌드 관련 책을 놓고 있었는데 교유당 서포터즈를 통해 2024년 트렌드 전망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답니다.

 

 

 

이노션 인사이트전략본부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문화적 변화 흐름을 예측하고 소비자 인사이트를 도출하여 클라이언트 브랜드의 문제를 해결하고 중장기적인 브랜드 방향성 수립을 지원하는 조직이라고 해요. 이노션 인사이트 전략본부는 매년, 한 해 동안 진행한 수많은 연구와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지식을 기반으로 이듬해 트렌드를 전망하는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시리즈를 출간해 왔는데요.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트렌드를 분석해 더욱 신뢰가 갔는데요. 예로 든 사례들의 실사를 볼 수 있어 따로 검색하는 수고를 덜 수 있는 점도 좋았어요.

 

 

 

책은 크게 놀이, 일상, 세상, 마케팅이라는 네 개의 장으로 되어 있어요.

 



1놀이는 레트로 감성을 재해석해 즐기는 MZ세대를 뉴리티지로 부르고, 의외로 롱런하고 있는 댄스 챌린지의 시작과 대박 사례, 여성 축구의 놀라운 인기, 컨셉 여행에 대한 내용이에요.

 

2일상에서는 로컬(지역)이 다양해지고 주목받게 된 이유와 사례들을 소개해요. 경북 칠곡에 로컬 브랜드 #므므흐스부엉이버거 (‘모든 날 매 순간 행복한 사람들의 초성을 따서 지었다고 함)가 지역에서 생산하는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에 더해 지역의 문제까지 적극 해결했다는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오픈 채팅 커뮤니티의 활성화 이유와 향후 전망, 알콜, 설탕 제로, 제로웨이스트 등 제로 트렌드로 인해 기업들도 변화하는 현상을 이야기해요. 갓생에 지쳐 번아웃을 겪는 이들이 늘자 다시 휴식을 찾는 MZ들이 많아진다고 하는데요. post-갓생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가 휴식이 될 거라고 해요. 무엇이든 자신을 살펴 가며 해야겠지요.

 

*베드 로팅(Bed rotting) ; ‘침대에서 썪어가기로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 ‘침콕하며 재충전 시간을 갖는다는 뜻.

 

 

3세상에서 Z세대가 기록과 소통이라는 본래 기능을 잃고 상업화되어가는 SNS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개선하려 시도하고 있단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유튜브와 유튜버들의 영향력, 바야흐로 스타트업의 시대, K-컬처와 K-브랜드가 가지는 의미와 성장 요인을 분석하고 또 아쉬운 부분도 지적해 줍니다.

 

 

4마케팅에서는 똑똑해진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중요한 브랜드 경험을 강조해요. 코로나 19 이후로 오프라인 리테일의 위기가 왔지만, 또 새로운 마케팅을 통해 온라인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생존하는 오프라인 리테일의 사례를 볼 수 있어요. 이제는 피할 수 없기에 정복해야 할 생성형 AI를 활용할 팁을 얻을 수 있고요. 2024년부터 펼쳐질 XR(AR, VR, MR 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확장 현실로 불림) 세상을 소개해 줍니다.

 

 

이 책의 특징은 각 장에서 언급하는 모든 트렌드들을 마케팅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는 점인데요. 각 분야의 마케터들에게 유익한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내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너무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구나여실히 느꼈고요. Z세대가 진정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긴다는 사실이 의외라 놀랍기도 했어요. 제로가 대세가 되면서 기업들도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부분은 참 반가웠고요. 로컬 문화가 더 강력한 트렌드가 되어 지방에도 많은 일자리가 생겨나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나의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갈지도 고민해보게 됩니다.

 

 

 

 

#교유당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짧게 잘 쓰는 법 - 짧은 문장으로 익히는 글쓰기의 기본
벌린 클링켄보그 지음, 박민 옮김 / 교유서가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짧게잘쓰는법 _Several short sentesces about writing

#벌린클링켄보그 지음/ #박민 옮김

#교유서가

 

 




 

신선한 글쓰기 책이네요. (적어도 저에겐!) 글쓰기 관련 책이나 강연에서 귀에 못이 박이도록 하는 말이 문장은 간결하게! 군더더기는 떼고! 같은 단어를 반복하지 말라!”이죠. 이 책이 새로운 점은 딱 그 부분과 접속어의 남용 피하기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 흔히 알고 있는 글쓰기 방법의 반대로 하길 권하는 점인데요.

 

 

 

저자는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배운 글쓰기 방법인

[개요 잡기, 초고 쓰기, 논리 전개, 주제문과 논거 점검 등의 과정], 시인이나 소설가들이 구사하는 작법으로 알려진 [‘천재’ ‘영감’ ‘몰입’ ‘자연스러운때로는 유기적등의 수식어가 붙는], 이 두 방법 모두 완전히 쓸모가 없다고 말해요.

 

정해진 작법에 얽매이지 말고, 순서에 집착하지 말고 지금 생각이 시작된 곳에서 글쓰기를 시작하라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독자가 끊임없이 길을 잃을 위험에 놓여 있다는 전제하에 글쓰기를 가르칩니다. 명료하게 쓰는 것이 아니라 문장과 단락에 족쇄를 채워 연결함으로써 독자를 인도할 수 있게 말이죠_40

 

 

독자는 적재적소에서 생략된 틈새를 건널 때보다 오히려 논리 전개가 무성한 정글을 헤쳐나갈 때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_41

 

글쓰기는 의미가 드러나는 마지막의 요점으로 독자를 운반하는 컨베이어벨트가 아닙니다. 잘 쓴 글은 한 문장 한 문장이 중요하고 즐겁습니다._42

 

 

저자는 저절로 나온 좋은 문장따분하고 틀에 박혀 있으며 사용되는 양식도 제한적이어서 예상 가능한 문구, 피할 길 없는 클리셰일 뿐이라고 혹독하게 평가하는데요. ‘저절로 나온 문장은 거의 모두 습관이며 영감의 결과로 착각하지 말라고요. 좋은 문장은 느닷없이 찾아오는 영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고르고 고른 단어들을 매만지고 잘 다듬어 만들어진 지극히 의도적인 것이라고 주장해요. 단어 두세 개를 입력한 다음 자연스럽게 문장이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것은 나쁜 습관이라고, 수정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특히 자신이 쓴 문장을 소리 내어 읽어보면서 뭔가 이상하게 들리는 부분을 찾아내는 방법에 공감이 갔는데요. 저도 가끔 제가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봤을 때, 구조상 문제가 없음에도 이상하게 들려 한참을 그 지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경험이 있거든요.

 

 

저자가 강조하는 또 하나는 퇴고인데요.

 

모든 글쓰기는 결국 퇴고입니다.... 작문은 언제나 퇴고와 함께합니다._116,117

 

그리고 작문과 동시에 퇴고하는 방법을 제시해줍니다. 어떻게 보면 저도 이 방법을 사용하는 편이긴 해요. 제가 작가는 아니지만 글쓰기 챌린지도 하고 있고, 서평도 쓰니까요. 글을 쓸 때,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보고 문장을 쓰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거든요. 임시 문장을 쓰고 무한히 고치는 과정을 반복하지 말고 작문과 퇴고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기를 강조합니다.

 

 

 

그 외에 좋은 문장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간단명료한 질문들, 기본적으로 문장을 쓸 때 갖춰야 할 문법이나 문장 구조, 첫 문장을 찾는 법, 인용문에 기대는 글에 대한 작가의 견해, 구체적 퇴고법, 산문 몇 편과 질문들, 대학생들이 실습한 문장을 통한 실전 연습 등 글쓰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만한 내용들도 담고 있답니다.

 

 

 

처음에는 이 책이 초보 작가나 숙련된 독자, 또는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하고 싶으신 작가분들 외에 일반 독자들에게는 어렵거나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요. <실전 문제> 코너만 읽어도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해오던 잘 못 되거나 매력 없는 글쓰기 습관들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독서와 글쓰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 누구나 읽어볼 만한 책으로 추천해 봅니다.

 

 

실전 문제 예,

 

럭비 시합하듯 두 가족이 정렬한다. 신부가 럭비공을 대신해 결혼 예복을 차려입은 두 가족 사이에 선다. 은유가 작동하자마자 완벽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럭비공 같은 신부라니, 너무나 유감스럽군요.ㅋㅋㅋ

 

두 발을 차례로 무릎까지 당겨 올려 두 다리의 물기를 닦는다. 다리를 망원경처럼 늘였다가 줄일 수 있는 곡예사의 글이로군요. 그렇게 들려요.>.< ㅋㅋㅋ

 

 

 

#교유당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주가 굼굼하우꽈? - 신화 따라 제주 여행
김영숙 지음, 나오미양 그림 / 풀빛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 그림이 정말 재미나죠?

 

다리에 털이 숭숭 난 설문대 할멍이 한라산이 너무 높다며 뾰족한 산봉우리를 떼어 던져버리고 있네요. 이 거대한 할멍의 엄청난 방귀 때문에 세상에 없던 섬 제주가 생겼고요. 그 방귀로 일어난 불꽃을 끄려고 흙을 담아 섬 가운데로 옮긴 것이 한라산이래요. 예전에 본 아이들 책 <우르르 쾅 화산섬>이 아니었으면 우리 막둥이도 깜빡 속았을 거예요.

 

 

이렇게 제주 곳곳에는 특별한 지형만큼이나 특별한 신화들이 전해져 오고 있더라고요. ‘섬 한가운데 우뚝 솟은 한라산, 그 곁의 수백 개의 오름, 너른들, 생명력이 넘치는 푸른 바다등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과 자연 유산에 등재될 만큼 특별한 섬 제주에 대한 책, <제주가 굼굼하우꽈?>가 굼굼하우꽈?

 

 

제주도가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섬이고, 삼다(, 바람, 여자)삼무(도둑, 거지, 대문)의 섬이며, 제주 사람들의 특별한 의식주인 갈옷, 정동 모자, 우장, 돼지고기, 메일, 나물, 올레와 정낭... 등에 대한 설명부터 늘어놨다면 우리 아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겠죠?

 

 

시작부터 설문대 할망이 방귀로 제주를 만들어 버리고, 499명의 할망의 아들들이 영실 바위로 굳어버린 이야기가 나오니 아이들이 쏙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한 신화가 끝나고 신화 속에 등장한 장소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훨씬 더 흥미롭게 들리더라고요. 실제 영실 바위가 499명의 사람이 나란히 굳은 것처럼 보이는지 궁금했는데 뒤에 사진이 실려 있어 너무 반가웠어요.

 

 

 

여러 신화 중에서 어부들을 외눈박이 거인에게서 지켜주기 위해 희생당한 영등 할망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영등 할망은 어부와 해녀에게 재앙을 막아주는 수호신이자 만선을 도와주는 신으로 모셔지게 되었다고 해요.

 

 

 

제주를 아름다운 관광지로만 아는 아이들이 많을 텐데요. 저도 예전에 제주 4.3 사건을 알기 전에는 그랬답니다. 제주의 이모저모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면서 제주의 아픈 역사를 빠트리지 않고 다룬 점이 참 좋았어요.

 

 

탐라라는 독립되 나라였던 제주가 고려에 귀속되고, 몽골에 끝까지 저항했지만 점령당한 역사, 조선 시대 조정에 끝없이 바쳐야 했던 귤, 전복, 말 같은 특산품을 마련하느라 지친 제주 사람들의 고초, 육지로 도망가지 못하게 200년 동안 섬에 고립되었던 제주 사람들. 매우 험한 일이라 물질은 남자인 해남(포작인)의 일이었지만, 수많은 포작인들이 사고로 죽고 육지로 도망가자 어쩔 수 없이 해녀들이 그 일을 맡게 되었다는 사연. 2차 세계 대전 때 일본군의 요새가 되어 노동을 착취당했고, 일제 강점기 일본의 전복 등의 착취에 맞섰던 해녀들의 항쟁 등 잊지 말아야 할 역사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수 있겠네요.

 

 

아직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를 가보지 못했고 아이들에겐 꼭 가보고 싶은 섬이기도 한데요. 이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 속 명소를 직접 여행하게 되면 그냥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 살아있는 이야기, 역사를 보는 기분일 것 같네요.

 

 

 

<그림책 속 제주 이야기>라는 창작 뮤지컬이 상영 중이던데요. 제주의 진솔한 감성으로 제작된 이 뮤지컬은 매력 넘치는 신화 속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80분 동안 펼쳐진다고 해요. <제주가 굼굼하우꽈?>를 읽고 이 공연을 보면 그 재미가 배가 될 것 같아 더 기대가 됩니다.

 

 

 

 

#한라산 이란 이름에는 은하수를 당길 만큼 높다라는 뜻이 담겨 있고요.

#백록담 은 흰 사슴이 물 마시러 오는 호수라는 뜻이라고 해요.

아름다운 경관만큼 그 이름의 의미도 아름답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 교유서가 소설
박이강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날은유가찾아왔다

#박이강 소설집

#교유서가

 

 




 

제목에 등장하는 은유의 정체가 궁금했다. 사람의 이름 같지만, 메타포라 불리는 그 은유일지도? 제목 자체가 스포일러이면 재미없다. ‘어디 한 번 맞혀봐.’라고 하는 듯 아리송한 제목은 독자의 읽기 전투력을 상승시킨다.

 

 

총 아홉 편의 단편이 실린 이 책의 마지막 글에서야 나는 은유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은유의 존재는 를 생동감 넘치고 살아있게 했지만, 내 삶에 큰 부작용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숨 가쁜 서바이벌 게임이 반복되는 직장 생활은 의 웃음을 빼앗았다. 나는 그냥 다 재미가 없어져 무작정 찾은 제주에서 은유를 만난다. 처음에 은유가 당연히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제주에서 만났던 은유가 느닷없이 서울 의 사무실에 나타날 때부터 그 본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기업에서 치열한 직장 생활을 했던 경력의 박이강 작가는 소설을 쓰는 일로 기업 세계에서의 삶을 견디는 시간을 지나왔다고 한다. 퇴근 후에도 늦은 밤까지 카페에서 글을 쓰고 집에 돌아온 날은 삶의 무의미와 열심히 싸우다 돌아가는 기분에 종종 가슴이 벅찼다.’고 한다. 그런 작가였기에 영혼 없이 바쁜 삶과 진짜 나를 살게 하는 일의 대립, 그에 대한 고민을 누구보다 잘 알았나 보다. 일에 찌든 삶은 일상이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고군분투는 관성처럼 생기는 것일 뿐, 단편 속 주인공들이 진짜 원하는 목표인지 의구심이 든다.

 

 

 

 

<흔들리는 것들>, <오피스>, <도시는 밤>, <파라다이스 리조트>, <방문객>, <디디를 기다리며>, <2백만 원어치 마음>, <무탈>,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아홉 편의 단편 중, 두 개의 글을 빼면 모두 젊은 직장 여성의 주인공이다. 거기다 대체로 남의 문제에 끼고 싶지 않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에 꽤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도 늘 무언가에 쫓기듯 불안정해 보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쉬는 것을 일보다 어려워하는 것 같기도 하다. 주인공들은 각각 다른 상황에서 비슷한 내적 갈등을 겪지만, 선택은 달리한다. 누군가는 은유를 찾아 떠나고, 다른 누군가는 치열한 일상에서 오히려 안정감을 찾는다.

 

 

 

 

독백을 통해, 혼잣말을 통해, 관찰을 통해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인물들의 내적, 외적 갈등은 설득력 있고 독자도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흔들리는 것들>에서 호텔에 불이 나는 바람에 급하게 짐을 싸 떠나게 된 상황에서 마사지사 하스나의 원망을 들으며 함께 어쩔 줄 몰랐다.

 

<오피스>에서 세영이 꽃을 몽땅 버릴 때, p이사의 방문을 쾅 닫을 땐 속이 시원했고, <방문객>에서 미스터 자파가 남기고 간 뱀 형상의 흔적으로 부부가 받은 충격이 그들에게 어떤 후폭풍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해졌다. (작가님 후속편 없나요? >.<)

 

<2백만 원어치 마음>에서 혜린이 처한 불합리하지만 피하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에 나까지 마음이 불편해졌다. 나라면 혜선에게 질질 끌려갔을지도 모르겠다.

 

<무탈>을 보며 무탈하다라는 그 기준이 지극히 상대적이란 사실을 새삼 느꼈다. 아이가 말을 너무 안 들어 혈압이 최고치에 달할 때는 그게 내 마음을 탈 나게 하지만, 정작 아이가 아프면 아이가 떼쓰고 말 안 듣는 것쯤이야 무탈에 속하니 말이다.

 

단 한 명, 이해해주고 싶지 않은 미운 캐릭터는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희수다. 나는 무례한 사람이 싫다. 희수는 갑에겐 약하고 을에겐 강한 내가 가장 혐오하는 스타일이지 않나?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비뚤어지게 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배경이 없기에 난 희수를 그냥 미워하기로 했다.

 

 

 

흡인력 있고, 문장도 매력 있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심윤경 작가님이 대산창작기금 심사위원이셨고 추천사까지 쓰셨다니 더 좋아지기도 했다. 박이강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어쩌면 잘 산다는 건 헛된 믿음을 헛되지 않다고 믿으며 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깁스를 풀면 기타를 칠 수 있게 될 거라고 믿는 것처럼._228

 

 

이봐, 겉늙은 누님같은 표정은 제발 좀 그만하고, 놀이를 한 번 해보는 게 어때? 너의 일상을 다른 말로 바꿔보는 놀이, 일명 은유 놀이. 재미있을 거야. _243

 

 

회사란 마조히스트로 훈련된 새장이다. 그 새장 속에서는 영혼이 빠져나가 머리가 작아져야만 가볍게 훨훨 날 수 있다._255

 

 

 

#교유당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은 피하지 못한 새똥처럼
장경자 지음 / OHK / 202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봤을 법한 일, 누구나 한 번쯤은 스쳤을 법한 상황이지만 아무나 그렇게 세심하게 관찰하지 못할, 아무나 그렇게 공감 가는 이야기로 풀어내지 못할 글이 수두룩하다. 그 글들에 또 하나의 특징이나 전매특허이자 핵심은 ‘해시태그’다. 시가 끝난 줄 알았는데 뒤에 이어지는 해시태그가 더 큰 웃음과 감동을 주는 일이 흔하므로 절대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볼 때도 감탄하고, 감동하고, 배꼽을 잡곤 했었는데, 종이에 박힌 활자로 만나는 그녀의 시는 나의 감상 농도를 딱 1.5배 높여줬다. 게시물로 볼 때 보다 더 차분하게 꾹꾹 눌러 읽어서 일지도 모르고, 아무래도 책이 주는 무게감이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책으로 보니 더 좋았다.

오랜만에 수영을 다시 시작한 그녀(‘저자’란 말은 거리감이 느껴져 ‘그녀’라 부르기로 함)가 녹슬지 않은 수영 실력을 뽐내다가 아연실색하게 된 사연을 담은 시 <자연인>은 눈물 없이 보기 어렵다. 웃겨서 눈물이 나기 때문이다.

갱년기와 씨름 중인 그녀의 안타까운 외침 <못 찾겠다 꾀꼬리>는 본 시에서 공감을 이어지는 해시태그에선 웃음 폭탄을 선물한다. 잘 둔 모든 것들은 너무 잘 두어 어디에도 없고, 자칫하면 그녀가 형이라 부르는 남편도 잘 두게 될지 모른다. 형, 조심하세요!

아들을 셋 둔 내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시가 있다. 바로 <아들의 여자친구>다. 부산하게 꽃단장을 마치고 콧노래를 부르며 여자친구를 만나러 나가는 아들을 보는 기분은 어떨까? ‘없는 모가지를 한껏 잡아 빼’ 베란다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녀의 모습이 처절한데 웃음이 난다. 머지않아 내 모습일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웃음이 가신다. 그리고 그녀의 해시태그에 공감 백개를 누르고 싶어진다.

「#아들이

#여자와 있는 모습을 본 건 처음

#어깨에 올려진

#아들의 손

#그 옆에서

#배꽃 같이 웃는

#여자친구의 모습이

#너무 낯설어 이상한 기분

#하 번 보겠다고 애쓰는

#내 초라한 발가락

#기분 별로야」 _133

내 말이! 기분 별로다. 쿨한 시어머니 되려면 지금부터 쿨하게 보내는 연습을 해야겠다.

부모님을 뵐 때마다 한 가닥 더 늘어난 주름, 한 올 더해진 흰머리, 자꾸 말라가는 몸과 헐거워지는 머리숱에 눈물 나게 슬퍼한다. 스스로를 <나쁜년>이라 욕하며 자주 찾아뵙지 못한 자신을 다그친다.

「내 나이 먹는 것만 아쉬워

내 부모의 세월은

안중에도 없었나 보다」 _175

아마도 가정을 꾸려나간 모든 자식에게 아프게 찔리는 말일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는데 후회 없이 사랑해 드려야겠다.

<남편과 형>을 읽으며 내 남편을 많이 생각했다.(남편이란 말이 참 어색하지만, 글에서 남편이라 하였으니 나도 남편이라 칭해본다.)

....

남편이 남편일 때

그가 한 모든 수고의 대가를

내가 사용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남편이 형일 때

그가 한 모든 수고의 대가를

내가 사용하는 건

피도 안 섞인 나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는 일.

...」_184

남편에게는 툭툭 화도 잘 내고, 툭툭 미운 말도 잘하는 나다. 늘 한결같이 나를 ‘이쁘다’ 해주고 첫 번째로 위해주는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시의 마지막 해시태그 ‘#아껴줘야 해’란 말을 가슴 깊이 새겨 본다.

인생을 좀 살아봤다 하는 사람은 이 책을 보고 그렇지~ 하고 끄덕일 것이고

인생을 좀 알고싶은 사람은 이 책을 보고 아! 하고 끄덕이게 될 것이다.

인생은 피하지 못한 새똥처럼 들이닥쳤지만,

새똥맞는다고 죽지 않는다! 오늘 하루하루를 꿋꿋하게 살아가 보자!



덧,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그림이다.

시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