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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
조지 오웰 지음, 최성애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1월
평점 :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 _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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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는 민주주의 기본 이념 중 하나인 ‘평등’이 대한민국에서 심하게 훼손되는 과정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 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그러나 대통령과 영부인은 다른 국민보다 더 평등하다.”라고 바꿔 말해도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다행히 수많은 국민의 강렬한 염원과 각자의 자리에서 애쓴 덕분에 어제 기쁜 소식이 있었지만 말이다.
본명이 에릭 아서 블레어였던 조지 오웰은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랐고, 좋은 중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을 만큼 성적도 뛰어났다. 영국 최고 사립학교인 이튼 학교에 입학했지만, 빈부격차와 계급 차별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식민지 관료와 군인 양성에 목적을 둔 억압적인 학교 분위기에 대한 반감으로 공부에 흥미를 잃었다. 인도제국경찰 시험에 합격해 식민지 경찰로 일하면서 제국주의에 대한 혐오감과 자기 일에 대한 수치심을 느낀 그는 사표를 내고 런던 빈민가와 파리에서 궁핍한 생활을 거쳐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고 한다.
충분히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에 있던 조지 오웰은 왜 굳이 런던 빈민가에 집을 구하고, 파리에서 노숙자 생활을 했을까?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일 거다. 그의 연보를 가만히 보면 그가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엄청난 양의 독서를 하면서 자기만의 생활을 영위함(조지 오웰 연보 중)’ 덕분이란 생각이 든다. 반면에 ≪동물 농장≫에 많은 동물이 노동 착취를 당하고, 굶주리고, 처단당하게 된 이유는 읽고 기록하고 사유하지 않았기 때문일 거다.
매이너 농장의 주인인 미스터 존스는 술에 빠져 사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농장주다. 가장 지혜롭다는 돼지 ‘올드 메이저’는 동물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처우의 부당함을 열거하고 소비만 하고 이기적인 인간에 대한 반란을 선동하는 열정적인 연설을 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사흘 후 세상을 떠난다. 그러나 그의 연설은 몇몇 동물들에게 강렬한 영향을 줬고 ‘반란’은 실제로 ‘이론에 밝고 연설을 잘하는’ 스노우 볼과 ‘탐욕스럽고 잔인한 독재자’ 나폴레옹, 나폴레옹의 대변인 또는 전달자쯤 되는 ‘스퀼러’에 의해 실현된다. 농장주 미스터 존스를 쫓아내고 동물들이 농장을 차지하게 된 거다.
물론 시작은 칠계명을 바탕으로 매우 민주적인 듯 보인다. 동물들도 모두 만족스러워했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에 찼다. 그조차도 좀 더 많이 먹고, 좀 덜 일하고, 맞지 않고, 자기 삶만큼 충분히 살다 죽을 수 있을 거란 지극히 기본적인 기대였다.
<칠계명>
1.두 다리로 걷는 것은 모두 적이다.
2.네 다리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것은 모두 친구다.
3.어떤 동물도 의복을 걸쳐서는 안 된다.
4.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잠을 자서는 안 된다.
5.어떤 동물도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6.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7.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분명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지만, 권력에 맛을 본 나폴레옹은 항상 자기와 대립각을 세우던 스노우볼과 권력을 나눠 갖고 싶지 않았다. 반란의 선봉에 섰던 나폴레옹은 자연스럽게 지도자가 되었고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자기가 만든 칠계명을 하나씩 어긴다. 인간의 것을 절대 쓰지 않기로 해놓고 은근슬쩍 농장주가 쓰던 저택에 돼지들만 머물렀고 그들은 두뇌 노동으로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기 때문에 더 많이 먹고, 더 편안한 생활을 당연시 한다. 급기야 불만을 가지는 동물들에게 누명을 씌워 처단함으로 완벽한 독재자로 거듭난다.
자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처음 자기주장을 번복하는 자기 부정의 과정을 몇 번이고 거치는 모습에서 나는 또 ‘그’를 보았다. 어쩜 나쁜 놈들은 하나같이 하는 짓이 똑같다. 이 이야기는 ‘러시아 사회주의 권력의 암담함 변질 과정을 우화 형식을 빌려 노골적으로, 그리고 통렬히 그려낸(옮긴이의 말)’ 작품이라고 한다. 각 인물이 역사 속 어떤 인물을 그린 것인지 알면 더욱 흥미롭게 읽힌다.
다행히 우리 사회에는 무지한 일반 대중이 많지 않다. 우리는 결코 스퀼러의 감언이설에 속지 않을 것이고, 나폴레옹의 독재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문예춘추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재독이었는데 더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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