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쁜 것보다 좋은 게 조금이라도
더 많다는 생각이 들면
그건 괜찮은 것이다.
정다운 날에도 외로움이 스며 있고,
좋은 사람에게도 힘든 면이 있다.
비율적으로 괜찮으면 좋은 날이고
좋은 사람이다.」 _67
오늘,
푸하하~ 크게 웃는 일이 있었다면
와~ 예쁜 풍경을 봤다면
음~ 향기로운 커피를 마셨다면
오~ 만족스런 기분을 느꼈다면
아~ 따스한 사랑을 주고 받았다면
꽤 괜찮은 날이고 좋은 날로 치자고요.
그럼 매일이 꽤 괜찮고 좋은 날이고
나는 꽤 괜찮고 좋은 사람이 될겁니다.
림태주 작가님의 신간 에세이
『오늘 사랑한 것』 속에는요.
이렇게 우리 마음의 틈에 공기를 불어넣어 줄
문장들이 그득합니다.
슬퍼서 좋고, 재밌어서 좋고,
공감 돼서 좋고, 위로가 돼서 좋고,
생각하게 돼서 좋아요.
보다가 왈칵 목구멍으로 뜨거운 게 올라오는 부분은
눈물을 닮은 파랑 플래그를 붙였고요.
「어머니와 나 사이가 아득하게 느껴져서 가는 내내 서러웠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어머니는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누워서 눈을 깜빡거렸다.」 _25
피식, 웃음 나는 페이지에는
미소와 어울리는 노란 플래그를 붙였어요.
「마음 안에 누군가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 생각이며 행실을 이타적으로 만듭니다. 나는 참 기특합니다.」 _75
공감되는 문장에는
별 이유없이 올리브색 플래그를,
「인간의 어떠한 이타적인 사랑도 이기적인 자기애의 한 형태일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렇지 않은가.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너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 사랑이야말로 가장 파괴하기 어렵고 오래 유지된다.」 _60
생각하게 되는 글에는
고민을 닮은 회색 플래그를 붙였어요.
「사랑은 그냥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느끼고 견디고 욕망하는 것입니다. 그것만이 옳고 그것만이 옹호됩니다. 이것이 요즘 내가 알고 있는 사랑의 정체입니다.」 _84
그냥 그저 감탄이 나오는 문장도 많아요.
좋아서 부푸는 마음을 핑크색 플래그로
기억하고 싶었는데 핑크색 플래그가 없어
애매한 갈색을 붙였네요.
「당신이 그 사람의 웃음이 좋아서 또 말했는데, 그 사람이 첫눈처럼 웃는다면 당신의 마음이 이미 그 사람에게 넘어갔다는 뜻이다.」 _109
모두 쓰자면 끝이 없어 여기까지만
쓰렵니다.
원고를 다듬고 가독성 좋은 폰트와 크기를 정하고
좋은 문장을 발췌해서 소개 글을 쓰는 일은
아마도 편집자의 몫일 겁니다.
가끔 눈 씻고 찾아도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한 줄도 없는 책을 마주할 때가 있죠.
그 편집자는 퍽 고단했겠단 생각도 해봤고요.
그 반대의 이유로 편집자를 걱정했어요.
플래그와 밑줄을 끝없이 붙이고 그어야 하는
이 책에서 단 몇 문장만 골라야 한다니요!
문장에 맞는 명화들을 찾는 일도
쉽지 않았을 겁니다.
조사 하나까지 끝까지 고민했다는 작가의 열정과
작은 것 하나까지 최선을 찾기위한 편집자의 애씀이
우아하면서도 힙한 책을 만들어 낸 걸 겁니다.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유독 더 춥게 느껴지는 겨울의 시작에
시인의 앎음다운 문장으로 풀어헤친
삶과 사랑, 관계에 대한 산문을
이 고단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두에게 추천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