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불편한 느낌이 있는 제목의 동시집 <아빠를버리는방법>을 펼쳐 들었다. 첫 작품부터 흥미롭고 남다른 작가의 시선에 빨려들어 간다. 한 편 한 편 읽을수록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는 것이 행복하다. 과거는 과거대로, 상상은 상상대로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모두가 내 이야기다. 장난기 있고 약간의 심술기도 있을 것 같은 화자는 왜 아빠를 버리고 싶은 걸까?'아빠를 버리는 방법'에 시선을 고정해 본다. 시를 끝까지 읽어도 아빠를 버리는 방법은 없다. 버리고 싶은 아빠가 없다. 아빠란 커다란 존재의 부재를 채우고 있는 여백을 어찌할 수 없다. 그래서 아빠를 향한 그리움을 버리고 싶은 것이다.그러나 버리려고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이다. 오히려 버리려고 할수록 더 짙어지는 것이 그리움이란 걸 우리는 다 안다.열 살의 꼴뚜기는 결국 아빠를 버리는 방법을 독자들에게 질문으로 던진다. 우리 모두가 찾아야 할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