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게 해주는 봄날 휘트니스
정다연 지음 / 푸른숲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몸짱, 몸짱... 정말 짜증나게 많이 들은 말이다. 더욱이 몸이 성격보다 원만한 나로서는 이젠 몸짱 아줌마의 책까지 나왔다는 소리에, 그것도 <나를 사랑하게 해주는 봄날 휘트니스>라는 제목에, 이 봄날 소름이 돋았다.

  아니, 더 정확히는 몸매 가꾸기 열풍인 이 사회가 이제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도 할 수 있구나, 라는 걸 보여주려고 일산 아줌마를 모셔다놓더니 급기야 책까지 내게 만든 것 같아 한심스러웠고, 적어도 나는 그 한심스러운 작태의 원에 들어가지 말아야지 다짐 아닌 다짐을 했었다.


  그러나 이중적이게도 나 역시 내 몸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안다.  나 역시 이렇게 욕을 하지만 속으로는 어디 한 번 읽어 볼까, 그래서 나도 한 번 도전해 볼까 라는 생각이 자꾸 고개를 드는 것을 말릴 수 없다는 것을. 결국 체면 상(?) 얼굴 마주하는 공간에서는 못 사고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고야  말았다. 그래, 어디 한 번 읽어봐 주마.


이 책을 읽으면서 내 편견은  방송에서 만들어진 몸짱 아줌마가 아니라 건강한 몸을 만들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라는 공감으로 바뀌었다.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그것이 스스로에 대한 예의다. 이 책이 말하는 ‘봄날 휘트니스’는 단지 다이어트를 올바르게 하는 방법, 그래서 이 사회의 <짱> 대열에 합류하는 방법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었다. 

축 늘어지고 지치고 힘없는 몸, 뚱뚱해서 자신이 없는 몸, 그 어떤 몸이든 내 마음에 차지 않는 몸이라면 그것은 내 마음까지 파고 든다. 주눅이 들고, 자신감이 없어지고, 시선은 45도 각도로 땅을 향하고. 이 따스한 봄날, 나만 우중충한 그림자를 만든다. 나만 납중독자처럼 봄날과는 저만치 떨어져 있다.  우리를 이 늪에서 건져 봄날을 만끽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건강한 몸이라는 것을 이 책은 내게 알려 주었다. 그리고 또한, 그것은 사람들이 몸매에나 신경쓰고 머리는 텅 비었을 거라는 등등 비하하는 것과는 달리 꾸준한 노력과 정신력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도 알았다.


처음에는 그저 책은 잘 만들었네, 하면서 제본만 운운하다가, 약간 삐딱한 마음으로 몸짱이 된 계기를 읽어나가던 나는 나중에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체조를 따라하고 있었다.

그래, 나도 건강하게 살고 싶다,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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