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야마시로 아사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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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 출판사에서 일본 호러문학이 출간되었습니다(2019.12.03). 일본 호러문학을 좋아하는데 '야마시로 아사코'라는 작가는 초면이라서 흥미가 동했습니다. 과현 제 마음에 들어 앞으로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을지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책 앞날개에 실린 작가 소개를 읽으니 야마시로 아사코 작가의 다른 작품에는 《엠브리오 기담》이 있다고 합니다. 책 이름은 들어봤는데 아직 읽어보질 않아서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이 마음에 들면 《엠브리오 기담》 한번 읽어 봐야 겠습니다.


책에는 총 8개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무섭고 기괴한 호러문학의 세계. '호러'라고 한다면 귀신, 무서워, 기괴해 이런 느낌이 강하게 떠오르는데,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은 무섭다기 보다는 더욱 더 애달프고 슬픈 감정이 먼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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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라는 것은 누군가의 죽음, 누군가의 죽음이라는 것은 그 주변 사람들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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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그럽고 공포감을 불러 일으키는 죽은자의 모습이 아닌 누군가의 그리움으로써, 누군가의 슬픔으로써 떠나보낸 사람을 그린 것 같아 좋았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감성 호러문학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에 죽은자에게 고하는 이야기도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야마시로 아사코 작가의 작품을, 조금 더 찾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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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결국 무서운 것은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뼈져리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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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우일 그림,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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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려 무라카미 하루키(글)과 이우일(그림)의 콜라보레이션 동화책이 출간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그에 딱 맞는 아주 귀염뽀짝 메리크리를 위한 여행기를 담은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




때는 아직 한창인 여름 날, 양 사나이는 크리스마스를 위한 음악을 작곡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크리스마스가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 양 사나이는 좀처럼 작곡을 시작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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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구멍 뚫린 음식을 먹지 않았나?" -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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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박사가 말하길, 12월 24일은 크리스마스이브인 동시에 성 양 축제일, 성 양 어르신이 한밤중에 길을 가다 구덩이에 떨어져 돌아가신 거룩한 날인데, 이 날에는 구멍 뚫린 음식을 먹으면 저주에 걸리고 만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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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양 사나이는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도넛을 먹었습니다. 도넛은 대개 구멍이 뚫려있는데 말이죠! 그렇게 양 사나이는 저주에 걸려 작곡을 못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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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양 사나이는 저주를 풀기 위해 땅에 깊은 구멍을 파고 그 속으로 들어갑니다. 2미터 깊이의 구멍에도 불구하고 양 사나이는 떨어지고, 떨어지고, 계속해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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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를 풀고 성공적인 크리스마스를 맞기 위한 모험을 떠나는 양 사나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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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이 내려오다 -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어
김동영 지음 / 김영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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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일간의 미국 여행기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의 저자 생선 김동영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이번 역시도 '여행'에 관한 책인데, 읽을 때 마다 현실에서 탈출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안달나 죽을 뻔 했다. 특히 대학교 기말고사 시험 기간에 읽었던 터라 더욱!


내용도 내용이지만, 일단 표지부터가 시선을 끈다. 띠지까지 이렇게 예쁜 일인가!(정윤수 디자이너님 정말 최고......)트레싱지 질감의 띠지를 벗겨내면 별자리처럼 얽힌 여러 나라의 도시들이 나열되어 있다. 표지에 등장하는 도시 이름은 책 본문에 등장하는 31개의 방문지들이다.


이 책은 저자가 방문했던 21개국의, 31개의 도시를 여행하며 그곳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한 일종의 여행기다. 그곳에서 본 고양이, 그곳에서 본 상인, 그곳에서 본 바다. 그 도시의 길을 걷고 어떠한 경험을 겪으며 떠오른 작가의 생각을 감성적인 문장으로 기록하고 있다. 마치 긴 문장으로 구성된 시를 읽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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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책의 차례를 보기만 해도 무척이나 부럽고 답답해진다. 나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게다가 가보고 싶은 나라와 도시를 발견하면 더욱더 그렇다. 여행 초짜는 여행지의 이름만 봐도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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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책에는 한국의 신촌과 창전동도 등장한다(서울사람이 아닌 나는 창전동을 처음 들어본다. 새로운 지식을 얻었다!). 하기야 10년 넘게 산 동네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마당에 지하철 몇 정거장만 지나도 그곳은 여행지다. 여행으로 느끼는 낯섦과 일탈이 만들어 낸 천국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여기에 내가 만난 천국에 대해 썼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만나길 바라며 곳곳에 지도를 그려 뒀다."(5p , <시작에 앞서>中)라고 말한 것처럼 새로운 도시가 등장할 때 마다 왼쪽편에 그 도시의 지도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굵직굵직한 선으로 그려져 있는 지도를 눈으로 하나씩 살피면서 길 하나하나를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중간중간 보이는 삽화들이 너무 귀엽다. 게다가 저자의 그 당시 상황과 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며 더욱 더 책을 통해 여행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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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의 이야기 중 마음속 한켠에 가장 흥미롭게 담아둔 이야기는, 미국 포틀랜드에 관한 이야기다.


<영감이 장맛비처럼 내리던 날들(포틀랜드,미국)> -p133~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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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에 관한 이야기에는 어떤 사원에 갔다거나, 날씨가 좋지 않았다거나, 엄청난 일을 당하고 고생한 이야기 등의 흥미를 자극하는 일화는 딱히 없다. 하지만 저자는 많은 도시에서 글 쓰는 작업을 해봤지만 포틀랜드 같은 곳은 없었다고 말한다. 포틀랜드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고 매일 글이 마법처럼 써졌다.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다가, 날씨가 화창에서, 비에 젖어 짙은 색으로 변한 도시를 보고 글을 썼다. 사람들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앉거나 서 있는 것을 보며 도시 전체가 작업실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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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어디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한 번쯤 들어본 도시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딱히 관심도 없고 그 도시 이름마저 가물가물한 존재였다. 하지만 보기만 해도, 그 장소에 서있는 것만 해도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그 풍경은 대체 어떤 걸까? 풍경을 보는 것 만으로 영감이 어떻게 떠오르는 거지? 사진으로는 느낄 수 없고 직접 가서 직접 눈에 담아야만 하는 미묘한 그 공간의 무언가가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경험담이 포틀랜드에 대한 궁금증이 무럭무럭 솟아나게 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낯선 공간에 대한 흥미는 이렇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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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있는 동안 카페 창문으로 도시를 내다보며, 천국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37p <영감이 장맛비처럼 내리던 날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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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여행을 많이 다니는 독자라면 이 책을 읽으며 아, 그곳은 그랬지. 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동감하며 읽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해외여행은 중국과 일본,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이 전부이고, 국내여행은 부모님 따라 친구 따라 가끔 다니는 정도라 '여행'이라고 부를 만한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공감보다는 아 여기 재미있겠다, 여기는 가보고 싶다 하며 가보고 싶은 여행지 리스트를 새롭게 구축해 나가는 것이 더 컸다. 그리고 이는 여행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나도 갈래 여행! 나도 천국을 찾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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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장소에서 겪는 곤혹과 행복과 깨달음. 작가에게는 그 여행지 하나하나가 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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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얼굴의 여우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5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비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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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생각보다 벽돌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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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접하는 미쓰다 신조 작가의 책이다. 한창 일본 미스테리&호러 문학에 빠져 있던 적이 있었는데, 미쓰다 신조의 책도 그 당시 꽤나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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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의 미스테리 문학에는 여러 시리즈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도조 겐야 시리즈가 아닐까 한다. 도조 겐야 시리즈는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전한 이후를 담은 이야기로, 도조 겐야가 일본에서 전해지는 괴담 이야기를 수집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목적이 괴담이기 때문에 불가사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일은 당연한 일이며 이를 추리해 나가는 호러&추리 문학이다.


《미쓰지처럼 가라앉는 것》이후 '도조 겐야'시리즈 신작을 기다리시는 분께는 죄송하지만, 전혀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만족하실 겁니다.


책의 띠지에는 위와 같은 문장이 적혀있다. 확실히 도조 겐야 시리즈와는 약간 무언가 다르다. 도조 겐야 시리즈처럼 제 2차대전 일본 패전 후를 담은 이야기도, 일본 민속의 괴이한 이야기도 등장하지만 다른 시리즈보다 엄숙한 느낌이 든다.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역사에 대한 이야기, '조선인 강제 징용'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해서 조금 놀랐다. 《검은 얼굴의 여우》의 사건 배경이 '탄광'이기 때문에 시간적 배경인 제 2차세계대전 이후와 겹쳐 등장시킬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사건 배경을 탄광으로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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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은 '모로토이 하야타'로, 도조 겐야 시리즈처럼 앞으로 모로토이 하야타 시리즈가 생길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어쨌든, 이 주인공은 꽤나 엘리트 청년으로 오사카에서 근무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행선지 없이 남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목적지 없이 하염없이 기차를 타다가 하야타는 게쓰네라는 작은 기차역에서 내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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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풍경을 보며 만주국 신경특별시를 생각하던 하야타에게 한 남자가 접근한다. 탄광부 모집원이었다. 탄광, 탄광이란 어떤 장소인가! 나쓰메 소세키의 《광부》에서도 탄광부를 '인간 중 가장 괴롭고 하등한 것', '인간이라 받아들을 수 없는 동물'이라고 서술되지 않았던가. 비단 작품에서만 가진 차별의식이 아니었다. 세상사람들은 광부를 다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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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하야타는 탄광부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탄광일은 아무리 멸시받았지만 국가 삽업과 경제를 지탱해온 일이었다. 그러니 탄광일을 하면 전쟁중에 잃어버린 일본인의 마음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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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으로 가는 차에 타기 전에 하야타는 망설였고, 탄광부 모집꾼은 그 망설임을 알아차리고 거의 반 강제적으로 협박을 하며 하야타를 차에 태우려고 한다. 그 때 나서서 도와준 것이 아이자토 미노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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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자토 미노루는 한때 탄광부 모집꾼이었다. 전쟁이 한창일 때, 자신의 형을 전쟁에 보내고 미노루는 탄광부 모집꾼으로 일했다. 그 때 조선인 정남선을 탄광이라는 지옥으로 이끌었다고 아이자토 미노루는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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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타는 미노루를 따라 미노루가 일하고 있는 넨네 갱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노동자에게 열악한 환경인 탄광을 직접 보게 되고, 여러 탄광부들과 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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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갱도가 무너져 매몰된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탄광 지역에 자살과 같은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넨네갱이 모시던 하얀 여우와 검은 여우. 이 모든 것은 검은 여우님의 저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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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호러적 요소는 다른 작품에 비해 낮았다. 아마 무서운 작품을 잘 못보는 사람들도 이게 뭐지 싶을 정도지 않을까. 사람들의 인생을 둘러보고, 역사를 둘러보는 이야기가 많아 무섭다기보다는 서글펐다는 느낌이 강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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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해 기억해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48
섀넌 커크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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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작가이자 변호사인 섀넌 커크가 자신의 법적 지식을 활용하며 합법적이면서도 잔인한 피해자의 복수 방식을 서술한 『복수해 기억해』. 위협적인 남성 가해자와 연약한 여성 피해자라는 범죄 소설의 틀을 과감하게 비틀었다. (책 앞날개 작가 소개 참고)


열여섯 살 소녀 리사의 태연자약한 성격은 타고난 것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졌던 날, 리사는 다른 아이들처럼 울지 않았고 선생님처럼 신을 찾아 기도하지 않았다. 총을 든 범인을 관찰해 마약중독인 것을 알아차렸고, 마약 성분에 의해 겁에 질린 범인에게 대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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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에게는 감정을 키고 끌 수 있는 스위치가 있는 것 같았다.감정을 느낄 수 있지만 억제를 잘 했고, 무엇보다 무척이나 똑똑했다. 그런 리사가 16살, 비가오던 날 납치당했다. 산부인과 검진을 하루 앞둔 어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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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거운 마룻널, 빨간 니트 담요, 높은 창문, 천장에 노출된 들보들, 열쇠 구멍, 내 몸 상태......' -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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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지 이틀을 자동차 안에서 보내고, 3일차 어떤 건물에 감금되었다. 그리고 납치 4일차 되는 날에 바닥에 누워서 자신을 납치한 그 남자를 죽일 계획을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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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재면서 차에서부터 감금 된 건물까지의 거리를 계산한다. 주변을 확인하고 몸상태를 점검한다. 쓸만한 물건에는 하나씩 번호를 붙였다. 1번 도구, 2번 도구, 3번 도구...... 사실상 주위의 모든 일상 생활 속의 물건들이 복수에 사용될 아주 좋은 도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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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임산부, 아기, 리사보다 먼저 감금되어있던 도로시.그리고 33일차, 리사의 잔혹한 복수가 실행 될 결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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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범들에게 '야, 너희 잘못 걸렸어!!'라고 외치고 싶었던 책이다. 겁에 질린 것이 납치 당한 피해자가 아닌, 납치를 한 가해자라니. 이런 사이다는 듣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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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사건의 전말을 알아가는 재미와 함께, 리사의 냉철함과 상황 분석력, 그리고 가해자들을 붙잡고 그들을 재판할 때 까지 지옥 속으로 빠트리겠다는 집요함과 잔인함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런 납치극 스릴러는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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