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츠마 이야기 - 살인사건 편
타케모토 노바라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잠이 오지 않아서 좀 재미있는 책이 없을까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전에 텔레비전에서 얼핏 이 책과 관련된 일본드라마 예고편을 보았기 때문에 그 드라마 분위기로 봐서 책 또한 유쾌한 내용일 것 같다는 기대를 하면 읽기 시작했다. 책을 펼치자마자 눈에 보이는 것이 작가의 사진이었다. 사진 속 작가의 모습이 무척이나 독특했다. 남성인지 여성인지 구분짓기가 힘들다고 표현하면 더 적절한 것 같다. 얼굴의 윤곽으로 보아 남성인 것 같기는 하지만 좀 중성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의 이력 또한 평범하지 않았다. 소녀문화를 대중적으로 알린 사람으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건담'등의 남성문화보다는 '들장미 캔디' 열광하고 소녀문화에 심취했다는 작가 역시나 책 내용만큼이나 특이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분명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은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책 속에 그림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런 그림을 미술에서 데생이라고 말한다고 전에 친구에게 들은적이 있는데 책 속에는 패션과 관련된 그림이 데생으로 많이 표현되어있다. 대상의 형태를 선으로 표현한 그림들이 책 속 곳곳에 등장한다. 그래서 패션에 대해서 잘 모르는 독자라도 책 속에 제시된 그림들을 통해서 작가가 말하는 그 의상에 대해서 이해하기 편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 그림은 상당히 세밀한 작업을 거친 것처럼 자세하게 그 형태가 그려져있다. 상당히 노력이 깃든 그림이라는 느낌이 독자에게 강하게 전달된다. 그리고 독자가 패션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게 그 옷과 관련된 명칭까지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볼레로' 나 '홀터넥'등은 여성이라면 한번 정도 틀어봄직한 용어들이다. 그것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고 해도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그것에 대한 기억을 되살릴 수 있어서 있어서 좋았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인 모모코와 이치고는 일종의 아웃사이더 세상 사람들이 정한 기준에서 벗어난 아이들이다. 그들은 행동은 어른들이 보기에 조금은 불량스럽게 맘에 들지 않을 수 있다. 좋게 말하면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살인사건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담아낸 이 소설은 어쩌면 사춘기 소녀의 성장 소설로 보아도 될 듯 싶다. 좌충우돌 황당 시츄에이션도 많지만 그 속에서 그들은 자신의 모습을 찾아 이러저리 방황하는 모습이 발랄하게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문화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청소년이거나 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면 그 재미를 두배로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 하루만 더
미치 앨봄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불안과 초조한 마음을 좀 달래고 싶은 마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무언가 결과를 기다릴 때처럼 사람을  괴롭히는 일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며 눈에 띠는 책을 고르다 이 책으로 손이 저절로 갔다. 뭔가 나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책을 읽기를 원했던 나의 마음이 어쩌면 이 책을 나에게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만히 있으면 답답하고 초조해지니 뭔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이 계속 타서 벌써 몇 잔의 물을 들이켰는지 모르겠다.

  생의 절망적이 순간 자살을 기도하고 그 일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주인공이 몽환상태에서 자신의 돌아가신 어머니와 대면한 상태의 이야기가 적혀있는 책이다. 이 책 또한 한 남자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그려져 있다.  요즘 책을 통해 여러 사람의 인생과 대면하고 있다. 책 속에서 그려지는 각각의 사람의 삶을 통해 나를 삶을 어떻게 꾸려가야할지에 대한 실마리를 마련하고 싶은 마음에서 책을 읽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꾸려가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해피엔딩으로 끝나기도 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어쩌면 어떤 사람의 인생이 해피엔딩인지 아닌지 판가름하는 기준 또한 모호할지 모르겠다. 물질적인 기준으로 판단하느냐 정신적인 기준으로 판단하느냐의 차이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만 정신적으로 기쁨을 느끼지 못하면 그것은 불행한 삶이라 할 수도 있고 또 정신적으로 행복을 추구하지만 그 상태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경제적 수준이 불충분하면 계속되는 경제적 궁핍이 정신적인 행복을 위협할테니 말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어머니가 그런 딜레마에 빠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주인공의 어머니는 주인공을 너무나 사랑하고 아낀다. 그녀는 어머니로서 존경받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여성으로써는 불행한 삶을 산 사람이다. 남편이 두집 살림을 했고 그로 인해 남편과 이혼을 하고 혼자 가정을 꾸려가야만 했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산 시대는 왠만해서는 이혼을 하지 않던 시절이라 여성 혼자 가정을 꾸려가는 것이란 무엇보다 힘든 시대였다. 우선 여성이 홀로 직업을 갖기 힘들던 시절이고 이혼녀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사람들의 냉대가 그녀를 괴롭혔다. 자식을 키우기 위한 그녀의 노력들을 보면서 과연 그녀를 불행하게 만든 원인은 무엇일까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그녀를 불행하게 만든 사람은 그녀의 남편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녀의 남편은 이기적인 사람이다. 자신의 사업에서는 비교적 성공했지만 그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을 괴롭게 된다. 그의 계획이 그의 주변사람들의 인생을 혼란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전쟁에 참여하게 만든 시대적인 상황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가 자신의 계획을 수정하였다면 일이 그렇게 꼬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전쟁에 참여했고 그곳에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여성과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애초의 자신이 계획했던 주인공 엄마와의 결혼도 그대로 추진을 한다.  이중으로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이미 결혼을 해서 자식도 있는 상태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다시 결혼을 하게 되고 그 일로 인해 주인공과 주인공의 어머니의 가정을 파괴된다. 주인공은 아버지가 없는 외로운 어린시절을 보내고 끝없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갈망한다. 그래서 나중에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어머니께 거짓말을 하게 되고 아버지가 원하는 데로 야구대회를 참석하게 되고 그로 인해 어머니의 임종을 함께 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후회로 자신의 삶을 파괴하게 된다. 결국 그는 자실을 시도하게 된다. 그런데 그의 가장 절망적인 순간인 삶의 마지막에 그의 어머니가 그를 찾아온다. 그리고 그에게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준다.

  주인공은 그의 어머니를 통해 그녀의 삶과 함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자신의 어릴 적 모습과 그의 어머니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꼈는지에 대해서 다시 깨달게 되고 자신의 삶이 그렇게 절망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삶의 대한 의욕을 갖게 된다.

  어쩌면 주인공은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그렇게 괴로워하지 않았어야 했다. 그가 너무 괴로워하고 스스로를 미워하며 슬퍼했기 때문에 그의 삶이 그렇게 망가져버렸을 수도 있다. 그가 아무리 슬퍼한다고 해서 그의 어머니가 살아 돌아오시지 않을 일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에게 그 사실을 알려줄 만한 친구나 조언자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삶은 그토록 파괴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 닥친 수많은 시련과 고통의 순간에 우리는 우리 삶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우리의 마음을 강하게 단련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을 잃고 그 끈을 놓아버리는 순간 우리의 삶은 생의 거친 소용돌이 속에 휩싸여 다시 일어서는데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어머니 또한 자식이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아버지로 인해 발생한 시련이 가족 전체에 시련을 주었지만 이것 또한 한 사람의 인생이다. 책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삶을 꾸려야 하는지와 어떻게 해야 실수를 하지 않는지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된 책읽기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실수가 우리를 더욱 성숙하게 한다는 사실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모든 것에 완벽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피터팬과 마법의 별 1
데이브 배리.리들리 피어슨 지음, 공보경 옮김, 그렉 콜 삽화 / 노블마인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뭔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들어 책 읽기를 시작했다. 어릴 적에 읽었던 피터팬이야기를 읽으면 조금은 기분이 좋아질까하는 생각에 2권짜리 책을 읽기 시작했다. 2권짜리 책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흥미진진했다.

 * 피터가 웬디를 만나기 전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 피터는 어떻게 해서 나이를 먹지 않고 영원한 소년으로 살게 되었을까?

 * 후크 선장은 어쩌다가 한쪽 손을 읽게 된 걸까?

 * 팅커벨과 같은 요정은 어떻게 해서 생겨나게 된 걸까? 등등 여러가지 의문점을 해결해주는 피터팬이야기의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할 수 있다.

  이 2권의 책을 읽으면 위에 제시된 의문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속에는 웬디 이전에 피터팬이 날아다닐 수 있게 만든 마법가루를 가져다주는 몰리라는 소녀가 등장한다. 그 소녀로 인해 피터팬은 본래 고아이고 평범한 소년이었는데 날아나닐수 있는 능력과 함께 영원히 늙지 않는 소년이 된다. 하지만 영원히 늙지 않게 됨으로 피터팬은 사람들이 사는 공간에서 떨어진 네버랜드라는 섬에 5명의 고아들과 남게된다. 늙지 않는다는 것이 축복일지 불행일지 피터팬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인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서 읽으니 마냥 날아다니는 것이 부럽지만은 않다는 점에서 슬퍼진다. 어릴 적만 해도 피터팬이 무조건 부럽고 나도 그처럼 날아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날아다니는 능력 이전에 다른 조건들도 생각하게 되는 것을 보니 역시나 피터팬은 어린 아이들만의 우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피터팬으리 읽으며 즐거워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만은 기억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책 속에는 인어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 있다. 작가들의 상상력이 놀랍다고 말할 수 있다. 인어가 과연 어떻게 생각났을까하는 생각을 이렇게 기발하게 해내다니 그들의 상상력에 고개가 숙여진다.

  아마도 이 책을 쓴 작가는 한명이 아니라 2명에서인지 책의 내용이 상당히 풍부하고 정교하게 짜여져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어떤 것 하나 억지로 짜맞춘 것 같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고 매끄럽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떻게 해서 피터팬이 몰리와 만나게 되는가부터 시작해서 우리에게 알려진 <피터팬>에 제시된 여러 인물들과 피터의 자연스런  만남이 소설속에 자세하게 드러난다. 마치 이 책이 <피터팬>보다 먼저 쓰여진 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잘 구성된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어릴 적에 피터팬 이야기를 읽으며 즐거워했던 어른들이 읽어보는 것도 좋고 혹은 아직 <피터팬>을 책으로 읽지 않는  사람이 먼저 이 책을 읽고나서 그 책을 읽어보는 것도 매끄럽게 서로 연결지어 읽을 수 있으니 괜찮을 듯 싶다. 곧 영화로도 만들어진다고 하니 먼저 원작을 책을 통해 만나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제학 비타민
한순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학자가 쓴 책이라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말 그대로 현실을 바탕으로 어떻게 해야 경제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조언을 담은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이 책을 한 권  다  읽으면 나 같이 경제에 어두웠던 사람도 어느 정도 경제에 눈을 뜨게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자식을 키우는 노하우에서부터  결혼 그리고 교육관련 분야인 고교평준화 등등 현 사회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어 독자의 흥미를 끈다. 책을 통해 독자는 실제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눈에 띤 것은 첫 장에 제시된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공부다'라는 글이다. 과연 작가는 공부가 왜 쉽다고 말하는 것일까? 작가처럼 공부가 가장 쉽다면 그 공부조차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은 너무 절망적이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며 그 부분을 읽어나갔다.

  역시나 그 곳에 적혀있는 작가의 생각은 지극히 현실적인 것들이었다. 작가는 스포츠 선수와 비교하여 왜 우리가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경제학자로서의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가 제시한 운동선수의 성적과 공부하는 학생의 성적을 비교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운동선수는 1등 외에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하지만 공부는 1등이 아니더라도 공부 쪽으로 다른 길이 많다는 예를 들어 왜 우리가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이 달리기 대회에서 꼴찌를 한 것에 대해서 실망하기보다는 속으로 기뻐하는 것을 통해 운동을 잘해서 그 힘든 길로 나갈까봐 걱정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경제학자로서 생각할 때 운동 선수의 길은 너무 험난하고 그 성공할 확률 또한 낮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인 것이다. 

  작가의 말처럼 얼마 전에 읽은 <공부의 즐거움>이라는 책에서 소개된 영문학자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떻게 영문학자가 되었냐는 질문에 그 영문학자는 자신의 불편한 몸과 게으른 습성으로 인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었다는 대답을 하였다. 자신은 다리가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많이 움직이는 것 또한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공부 밖에 다른 할 일이 없었다는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의 말과 서로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다른 재능을 갖지 않으면 오직 한 길 밖에 없다는 그런 절실함으로 그 쪽에 더욱 매진하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이나 음악 등등 다른 재능이 있다면 다른 길도 생각해보겠지만 그런 재능을 아예 가지고 있지 않다면 오직 할 수 있는 것은 경제성도 띠고 노후 걱정까지 할 필요 없는 일종의 든든한 보험이라고 할 수 있는 공부에만 온통 열중하게 된다는 저자의 의견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 그리고 또한 경제학자의 입장에 본다면 그 공부 중에 벌이가 되는 의사나 약사나 혹은 고위 공무원 쪽을 자식에게 권하게 될 것이다. 너무 속물적인 발상이 아니냐하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경제성을 띤 작가의 의견일 뿐이다. 이것과 관련된 책의 다른 부분 '서울대 졸업생은 무엇으로 출세하나"라는 부분과 같이 읽어봐도 좋을 듯 싶다.

   어쩌면 작가의 의견에 따르면 종교생활 또한 경제성에서는 마이너스라는 생각도 들었다. 왜냐하면 특히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청년 시절에 자신의 미래를 위해 투자할 시간에 종교생활과 관련된 활동을 하느라 자신의 시간을 너무 소비하게 되었을 때 다른 일이 할 수 있는 기회비용을 상실하게 된다는 점에서 경제성의 논리 측면에서 따지면 그것은 손해로 볼 수도 있다. 물론 각 개인에게 끼치는 정신적인 프러스 효과를 배제한 시간 관리의 효율성 측면만을 고려했을 때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것과 관련지어 생각해보면 좋을 듯 싶다. 어느 정도 자신의 미래를 탄탄하게 마련한 뒤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 있다. 종교 생활이든 무슨 일든지 그것을 하는 과정에서 기쁨을 느껴야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종교생활 중에 올바른 신앙의 길로 이끌어지 줄 수 있는 현명한 정신적 조언자를 만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이런 특히 경제 관념에 민감한 사람은 사회생활을 많이 하거나 인생 경험 혹은 세상 풍파를 많이 겪은 사람들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회 생활을 오래하다보면 경제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어느 정도 그 흐름을 파악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왜냐하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부모님께서 평소에 나에게 하던 말들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부모님과 내가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의견의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던 부분이 책 속에 제시된 경제성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그렇게 보면 나는 경제성 측면에서 많이 어두웠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가가 말하는 경제성에 좀 더 해박해지기 위해서는 작가에 쓴 책을 통해서 짧은 시간에 그 지식을 얻을 수도 있을테지만 직접 사회 속으로 뛰어 들어 다양한 체험을 통해 경제 관련 산 지식을 습득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그렇다면 책 속에서 제시된 작가의 경제관련 지식이 더욱 피부로 와 닿을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쌀 (반양장)
쑤퉁 지음, 김은신 옮김 / 아고라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책 소개글에 나온 '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소설'이라는 말처럼 정말 한번 읽기 시작하니까 도중에 멈출 수가 없었다. 책을 읽는 도중에 가족들이 불러도 대답하기 싫을 정도로 흡입력이 있는 책인 것 같다. 최근에 처음으로 알게 된 쑤퉁이라는 작가는 독자를 그가 만든 허구의 세계로 완전히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가진 것 같다.

  몇 개월 동안 읽은 다양한 종류의 책들에서 만난 수많은 작가 중에 가장 뛰어난 글솜씨를 가진 작가라고 소개하고 싶다. 난 비교적 작가들에 대한 칭찬에 인색한 편인데 쑤퉁에 대해서는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싶다. 아마도 난 그의 소설책에 완전히 매료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무엇이 인간을 악마로 만드는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책이다. 처음에 책 제목만 보았을 때는 농촌소설류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내가 짐작했던 농촌소설은 아니고 쌀 가게를 운영하는 집안의 사람들의 가족사와 관련된 가족사소설로 분류하면 좋을 듯 싶다.

   소설은 읽으며 김동인의 소설 '감자'가 떠올랐다. 둘 다  환경 결정론과 관련지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위에 제시된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이 어떤 환경에 있냐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는지 작가는 자신의 소설 속에서 아주 냉정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주의와 사실주의 계열의 소설이라고 말하면 좋을 듯 싶다. 등장인물에 대해서 어떠한 연민이나 동정의 감정을 전혀 실지 않고 있는 그대로 소름이 돋도록 그려지고 있다. 그래서 독자는 그의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제시한 또 하나의 세계 속 현실과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 현실은 실제 우리가 사는 세계보다 더 리얼리티를 띠고 있다.

   책 속에는 쌀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쌀가게 사장 그리고 그의 2명의 딸과 그녀들의 남편 우룽 그리고 그들의 자식들간에 일어나는 갈등과 시련들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이들 각각이 그려내는 삶은 너무나 불행하다. 가족간에 서로 맹렬하게 미워하고 증오하며 삶을 계속 이어간다. 그리고 그 불행한 삶 속에서 또 다른 가족구성원들은 생겨나고 그리고 또 비참하게 죽어간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 쑤퉁은 드라마나 영화 속에 만들어낸 허상을 떨쳐내고 '이것이 바로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다'라는 것을 독자에게 알리고자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서는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언제나 모든 일들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소설 속에 아주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해피엔딩 결말은 어디까지나 드라마나 영화 속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것은 작가가 만들어낸 환상의 공간이며 실제 세계와는 괴리감이 존재하는 인간들이 꿈꾸는 허구 속 유토피아 같은 공간이다.

   나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한 남자의 불행한 삶에 주목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그의 젊은 시절부터 그가 비참하게 죽기까지 삶이 이 소설에서 중심 줄기를 이루며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아로 태어나 갖은 고생을 하며 점점 잔혹하게 변해가는 우룽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순박했던 한 인간이 주변 환경에 따라 얼마나 악하게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해서 작가는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고 그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꿈꾸는 데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 누가 자신의 삶이 불행해지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불행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인간은 너무나 나약한 존재이고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으며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을 이어가고 자신에게 닥친 시련을 묵묵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자신에게 닥친 시련에서 벗어나려고 한다고 해서 그 불행의 고리는 쉽게 벗겨지지 않는다. 소설 속 우룽이 고아로 태어나고 싶어나서 태어난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가 살던 고향이 수확을 앞두고 갑자기 홍수가 나서 식량난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고 그가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등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거지같은 처지로 도시로 흘러 들어올 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우리는 환경에 지배받을 수 밖에 없다.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 인간의 삶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왜 우리의  삶은 불행해지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아닐까하는 결론을 내렸다. 알 수 없는 인생의 여러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죽음을 향해 끝없는 항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속에서 수없이 발생하는 우리를 괴롭히는 사건들 속에서 우리는 우리를 지켜줄 하나의 신념을 가지고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것들로부터 우리자신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 

   밟을수록 강해지는 잡초처럼 우리를 괴롭히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강인한 의지를 갖는다면 우리를 시련에 빠지게 하는 불행으로부터 조금이나마 빗겨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상에 태어난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그 주어진 삶 속에서 우리는 즐거움의 요소를 찾아야한다. 그리고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것들에 대한 희망과 함께 그것들에 대한 끊임없는 꿈을 꾸어야한다. 또한 주변의 환경으로부터 지배당하지 않도록 자신을 단련시키도록 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룽과 그의 주변의 인물들처럼 자신의 삶을 불행 속으로 밀어넣게 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가슴 속 깊은 공간에 꿈틀대는 꿈을 잃지 않는 한 결코 불행해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 꿈을 이루는 방법이 선할수록 그 꿈은 더욱 더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라는 사실 또한 잊지 않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