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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비타민
한순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경제학자가 쓴 책이라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말 그대로 현실을 바탕으로 어떻게 해야 경제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조언을 담은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이 책을 한 권 다 읽으면 나 같이 경제에 어두웠던 사람도 어느 정도 경제에 눈을 뜨게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자식을 키우는 노하우에서부터 결혼 그리고 교육관련 분야인 고교평준화 등등 현 사회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어 독자의 흥미를 끈다. 책을 통해 독자는 실제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눈에 띤 것은 첫 장에 제시된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은 공부다'라는 글이다. 과연 작가는 공부가 왜 쉽다고 말하는 것일까? 작가처럼 공부가 가장 쉽다면 그 공부조차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은 너무 절망적이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며 그 부분을 읽어나갔다.
역시나 그 곳에 적혀있는 작가의 생각은 지극히 현실적인 것들이었다. 작가는 스포츠 선수와 비교하여 왜 우리가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경제학자로서의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가 제시한 운동선수의 성적과 공부하는 학생의 성적을 비교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운동선수는 1등 외에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하지만 공부는 1등이 아니더라도 공부 쪽으로 다른 길이 많다는 예를 들어 왜 우리가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이 달리기 대회에서 꼴찌를 한 것에 대해서 실망하기보다는 속으로 기뻐하는 것을 통해 운동을 잘해서 그 힘든 길로 나갈까봐 걱정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경제학자로서 생각할 때 운동 선수의 길은 너무 험난하고 그 성공할 확률 또한 낮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인 것이다.
작가의 말처럼 얼마 전에 읽은 <공부의 즐거움>이라는 책에서 소개된 영문학자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떻게 영문학자가 되었냐는 질문에 그 영문학자는 자신의 불편한 몸과 게으른 습성으로 인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었다는 대답을 하였다. 자신은 다리가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많이 움직이는 것 또한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공부 밖에 다른 할 일이 없었다는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의 말과 서로 연관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다른 재능을 갖지 않으면 오직 한 길 밖에 없다는 그런 절실함으로 그 쪽에 더욱 매진하게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이나 음악 등등 다른 재능이 있다면 다른 길도 생각해보겠지만 그런 재능을 아예 가지고 있지 않다면 오직 할 수 있는 것은 경제성도 띠고 노후 걱정까지 할 필요 없는 일종의 든든한 보험이라고 할 수 있는 공부에만 온통 열중하게 된다는 저자의 의견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 그리고 또한 경제학자의 입장에 본다면 그 공부 중에 벌이가 되는 의사나 약사나 혹은 고위 공무원 쪽을 자식에게 권하게 될 것이다. 너무 속물적인 발상이 아니냐하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경제성을 띤 작가의 의견일 뿐이다. 이것과 관련된 책의 다른 부분 '서울대 졸업생은 무엇으로 출세하나"라는 부분과 같이 읽어봐도 좋을 듯 싶다.
어쩌면 작가의 의견에 따르면 종교생활 또한 경제성에서는 마이너스라는 생각도 들었다. 왜냐하면 특히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청년 시절에 자신의 미래를 위해 투자할 시간에 종교생활과 관련된 활동을 하느라 자신의 시간을 너무 소비하게 되었을 때 다른 일이 할 수 있는 기회비용을 상실하게 된다는 점에서 경제성의 논리 측면에서 따지면 그것은 손해로 볼 수도 있다. 물론 각 개인에게 끼치는 정신적인 프러스 효과를 배제한 시간 관리의 효율성 측면만을 고려했을 때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것과 관련지어 생각해보면 좋을 듯 싶다. 어느 정도 자신의 미래를 탄탄하게 마련한 뒤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 있다. 종교 생활이든 무슨 일든지 그것을 하는 과정에서 기쁨을 느껴야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종교생활 중에 올바른 신앙의 길로 이끌어지 줄 수 있는 현명한 정신적 조언자를 만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 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이런 특히 경제 관념에 민감한 사람은 사회생활을 많이 하거나 인생 경험 혹은 세상 풍파를 많이 겪은 사람들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회 생활을 오래하다보면 경제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도 어느 정도 그 흐름을 파악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왜냐하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부모님께서 평소에 나에게 하던 말들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부모님과 내가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의견의 일치를 이루지 못하고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던 부분이 책 속에 제시된 경제성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그렇게 보면 나는 경제성 측면에서 많이 어두웠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가가 말하는 경제성에 좀 더 해박해지기 위해서는 작가에 쓴 책을 통해서 짧은 시간에 그 지식을 얻을 수도 있을테지만 직접 사회 속으로 뛰어 들어 다양한 체험을 통해 경제 관련 산 지식을 습득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그렇다면 책 속에서 제시된 작가의 경제관련 지식이 더욱 피부로 와 닿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