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기담 - 근대 조선을 뒤흔든 살인 사건과 스캔들
전봉관 지음 / 살림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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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조선의 기이한 사건 속으로 시간여행...

최근에 읽은 책 중에 나름대로 즐겁게 읽은 책 중에 하나이다.처음에는 이 책의 제목만 보고 책 속 내용이 모두 작가의 상상력으로만 서술된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그것이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우리 나라에서 실제 일었던 일을 가지고 작가가 전달자의 입장에서 쓴 내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먼저 책의 목차와 작가가 알아두라고 한 부분을 살펴보았다. 일러두기에 내용을 보니 책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책 읽기에 앞서 작가의 조언을 따르는 것(일러두기를 읽는 것은)은 책 읽기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책을 읽는 동안 어떻게 하면 좀 더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일러두기에는 대략 이런 식으로 독자에게 책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1. 한 줄 이상 기록되지 않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작가의 상상력의 힘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꼭! 사건의 현장에 있었던 수사관 같이 내용을 생생하게 구성하고자 노력하였다.)

2. 책의 일부는 소설이지만 내용은 정밀한 고증을 걸친 실화이다. (책을 읽다보면 사건이 보도된 신문의 일부분을 제시하거나 실제 인물들의 사진등을 제시되어 있어 신뢰성을 높이고 정확한 자료 수집을 위한 작가의 노력이 여실하게 드러난다.)

3. 믿기 어려운 내용은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을 이용했다.( 현대에도 일어나기 힘든 엽기적인 살인사건 등이 여러개 등장한다. 예를 들면 살인마교 백백교 사건이나 단두유아사건은 일제시대에 실제로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과연 경성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이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이 책의 내용은 책을 좋아하는 누구나에게 흥미를 끌 수 있는 내용이다. 작품 속에는 10개의 사건 파일이 제시되어있어 경찰의 수사일지를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책 속에 제시된 것처럼 기록되지 않을까 추측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작가는 독자의 지적 상상력을 증가시키고 책을 읽는 즐거움을 증폭시키기 위한 장치를 각각의 사건들 속에서  제시했다. 작가의 센스가 엿보인다.

소설 속에서 발생한 여러가지 사건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표면적인 점과 이면적인 점인 관점으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작가는 사건의 서두에는 그대로 겉으로 드러난 사건만을 서술하여  독자가 있는 그대로 사건을 판단하기를 참을성있게 기다렸다가 독자가 착각을 일으키는 순간 독자의 잘못된 논리의 틀로 날카롭게 비집고 들어와 형사처럼 직접 사건에 개입하여 작가 자신의 집요한 추리력과 논리적인 근거를 통해 독자가 사건의 진실을 깨닫게 하는 것을 돕는다.

  책을 읽는 도중 작가의 이런 장난에  나 또한 여러번 걸려들어서 30년대 경성거리로 빨려들어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의 수박겉핡기식 추리력에 대한 비판을 해보기도 하면서 상당히 즐겁게 책을 읽었다.

이런 작가의 사건의 진실을 알기 전에 먼저 추리해볼 수 있는 독특한 구성방식이 나를 경성기담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하였다. 너무 오랫동안 이런 류의 소설을  읽지 않아서 추리력에 목말라하던 나에게는 경성기담은 적은 시간을 투자해서 상상력의 틀을 확장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책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책을 보면서 '현대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 현대보다 더욱 엽기적인 일이 일제강점기에도 일어났구나'하며 놀라면서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그 당시 어쩌면 유명인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몇 명  제시하여  읽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어느 시대이거나 수많은 사람이 부대끼며 사는 곳에서는 기이한 일들이 일어날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에는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고 이런 일들이 결코 과거에도 혹은 미래에도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통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지만  실제로 역사서를 읽거나 경성기담과 같은 류의 책을 읽다보면 비슷한 사건들은 어느 시대에나 반복되어 일어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전에 조선왕조실록관련 방송을 보면서 조선시대에 어느 해인가 가뭄이 심해 인육을 먹는 경우도 있었다는 자료를 접한 적이 있었는데 몇 년 전 북한이 가뭄으로 고생할 때도 이런 괴기스러운 소문이 돌았다는 사실을 보면거시적 측면의 역사라는 큰 흐름 속에서 미시적인 측면의 우리의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결국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지않은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 사건이 일어나는 주변의 환경들이 좀 더 문명의 혜택을 받는 것만을 빼고는 말이다.

'현재에 일어난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과거에도 일어났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어쩌면 왠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는 강심장으로 바뀌게 되는 것은 아닐까하며 혼자 웃음을 지어보기도 하였다.

결국 우리는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의 현상을 바라보고 또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점에서 '왜 책을 계속 읽어야하는가'에 대한 그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이 책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작가가  일제강점기의 생활 문화적인 면의 풍부한 지식을 갖고 이야기를 써내려갔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포인트로 잡아할 부분이 작품의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인 배경과 경성이라는 공간적인 배경과 독특한 소재라고 할 수 있는 살인사건이 어떻게 서로 조화를 이루며 어울러지는지를 파악하며 읽는 것이 즐거운 책읽기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왜 그 당시에 백백교와 같은 사건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지를 생각하며 종교에 의탁하여 현실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고자하는 민중의 심리를 확인하고 또 박인덕의 이혼사건을 통해서 순종과 희생만을 강조하는 폐쇄적인 사회질서 속에서 살아야만 했던 당시 여성의 어려움 등을 살펴보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 반전의 묘미라 표현해도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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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로시카 다이어리
메리 발렌티스 외 지음, 어윤금 옮김 / 마디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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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다이어리라?


마트로시카는 과연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마트로시카는 러시아 민속 공예품으로 마트로시카 또는 바부슈카라는 이름을 갖은 인형이다. 이 인형을 텔레비전을 통해서 본 것 같다. 인형이 표현하는 소녀의 인상이 좀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 인형이었다.

  (책의 겉표지에 제시된 인형의 표정은 뭔가 생각에 골똘히  빠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누군가를 넋을 놓고 멍하니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얼굴 표정이다. 마치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같이 오묘한  느낌을 주는 인상이다. 여성의 미묘한 심리를 잘 표현한 장인의 솜씨가  뛰어나다. )


  그런데 그 인형의 다이어리라? 무슨 내용일까?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마트로시카 인형은 가장 큰 것부터 작은 것으로 구성되어 가장 작은 인형의 속만 가득 차있고 나머지 인형들은 그 안이 텅비어 있다고 한다고 한다. 작가는 이런 인형의 특징에 착안하여 글을 쓰게 된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작가가 두 명이라는 점이다. 일본 소설 중에 ('냉정과 열정사이')  작가가 2명으로 구성되어 서로 다른 관점에서 소설을 쓴 것을 읽어 본 적이 있기 하지만 2명의 작가가 한 권으로 구성한 책은 전공 서적 외에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과연 어떤 방식으로 책을 구성하고 서술해야갈까 궁금했지만 그것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2명의 작가로 구성되어있다는 점은 이 책의 특성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 그 이이유는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한 명은 문학관련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고 나머지 다른 사람은 정신의학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이다. 이 두 명의 탄탄한 실력을 갖춘 작가가 서로 공동 집필하면서 책의 작품성에 시너즈 효과를 준 것 같다. 책의 내용을 보다 전문적이고 완성도를 높히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12 단계의 감정 개조 여정을 통해서 독자에게 스스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 중에 용기라는 테마에 주목하여 책을 읽어나갔다.

'용기있는 여자만이 운명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는 문구가 상당히 흡입력을 갖고 있어서 관심을 갖고 읽게 된 것 같다.

   남성의 경우 스포츠나 게임을 통해서 지는 법을 배우지만 여성의 경우 실패하면 다시 일어나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게임을 게속 진행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가 드물다는 작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 또한 칠전팔기의 자세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많기 때문이다. 평소에 뭔가 도전한 일에 실패했을 때 무척이나 낙심하고 다시 도전하기를 주저하는 경우도 많았고 자꾸 내 안으로만 움츠려들고 싶거나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질 때가 많다는 사실을 당당히 부정할 수 없다.



오뚝이처럼 아무렇게나 굴려도 오뚝 오뚝 일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혼자 웃어보기도 한다.

  누구나 실패는 한다. 하지만 그것을 디딤돌 삼아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작가는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두려움은 사건이 아니라 단지 감정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지만 우리는 진정 변화할 수 있다는 작가의 조언을 기억하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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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 삶을 재발견하는 최고의 법칙
척 마틴 지음, 김명신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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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표지가 예쁜 책이다. 겉만 보면 마치 연애관련 소설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데 알고보면 그것과 전혀 관련이(상관이) 없는 책이다.

  하지만 '관심'이란 소재는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단어일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은 읽어보라고 권해보고 싶은 책이다.


   책은 두 남자의 대화에서 시작된다. 한 남자가 자신의 고민을 말하고 다른 남자는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독자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자신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많은 분량의 일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한 그 놀라운 방법을 작가는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독자들이 소설 속의 가공의 인물들의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는 경영방식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이다.


발견하기- 변화하기-전달하기의 단계를 거쳐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이라는 사실을 작가는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어떻게 해야 현재의 생활을 즐겁게 유지하면서도 자신이 맡은 임무를 성실하게 해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빌이라는 인물이 회사에서 보내준 사람과 루나커피숍에서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 그가 자신의 부하직원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들의 특성을 파악하면서 하나씩 개선해나가면서 변화를 겪게 되는 과정을 매끄럽게 서술해가고 있다.


열심히 일한 후에는 잠깐이라도 멈춰서서 주변에 관심을 갖고 휴식을 취해야 일의 능률을 더욱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설명한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것은 나뭇꾼이 열심히 나무만 벤다고 나무를 많이 벨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도끼 날을  갈 시간을 주지 않고 열심히 나무만 벤다면 시간이 지날 수록 힘들기만 하고 결국 일의 능률도 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적절한 휴식을 취하며 앞일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한번에 끝내버리는 성향이 강해 일의 중간 중간에 적절한 휴식의 시간(재충전의 시간)을 분배하기가 힘들다. 결국 변화를 위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

(너무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한다면 도끼가 무뎌졌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나무를 베다 지쳐쓰러진 나무꾼처럼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리고 말기 때문이다.휴식을 취하며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신의 부하직원이나 가족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에게 고마워할 때 진정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알려준다.

  인간관계적인 측면에서 일만 하는 것보다는 서로 즐거운 분위기에서 일을 하면  효율적이라는 점을 잘 부각시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책인 것 같다.



"함께라서 행복하다"라는 말이 저절로 입에서 나올 것 같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심이 필요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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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 임정진 글, 원유미 외 그림 / 깊은책속옹달샘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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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를 먹어볼까요?



  추석 때 사촌동생을 줄 생각에 어린이판 마시멜로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여기 저기서 '마시멜로,마시멜로'로 하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아직 마시멜로이야기라는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무척 호기심을 가는 책이었다. 

   역시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서 그런지 글씨도 크고 만화도 간간히 삽입되어 책을 읽는 동안 심심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만화로 구성되어 어린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 것 같다.)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마시멜로가 색깔별로 제시되어있다.


내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공부에  마법을 거는 마시멜로' 였다. 전에 초등학생을 과외한 적이 있었는데 하루는 아이가 너무나 공부를 안하길래  "공부 좀 제발 해라"하라고 꾸중한 적이었는데 그 아이가 뜬금없이 "공부는 왜 해야하죠?' 반문을 하는데 순간 할 말이 없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니까 하면서 했지 '왜 공부를 해야하나에' 대한 이유를 깊게 고민한 적이 없었던 나에게 그 초등학생의 질문은 나의 의식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마련해주었다. 

  그런데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책에 나와 있다. 그것도 어린 아이들이 위해 이해하기 쉽게 제시되어있다. 내 사촌동생이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서 주인공의 아빠는 강요보다 제니퍼가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공감적인 대화를 통해서 그것을 제시해주고 있다. 아빠의 지혜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제니퍼의 아빠는 시험을 못 본 제니퍼를 꾸중하기 보다는 다정하게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그녀 스스로 이유를 깨닫기를 사려깊게 기다려주는 모습이 잘 나타나있다.

   예를 들어 낼 시험인데 보고 싶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거나 컴퓨터 게임등이 하고 싶을 때 왜 그것을 참아야하는지에 대한 그 이유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의 눈 앞의 유혹을 왜 참아야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고 있다.

   공부에 대한 이야기 말고도 시간을 지배하는 마시멜로 부분이나 진정한 친구를 만들어주는 마시멜로 부분도 상당히 인상 깊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제시된 '다이어트의 묘약 보랏빛 마시멜로'도 나이 어린 독자의 관심을 적절하게 이끌어내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았다. 어쩌면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관심을 갖는 화제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책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 나서 아이들과 어떤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고 공감이 되는 지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 듯 싶다.

  대화를 통해서 요즘 아이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그런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혼자읽을 때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되면서 책을 읽는 즐거움을 스스로 깨닫게 할 수 있는 기쁨을 제공할 수 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 제니퍼가 종이에 쓴 내용 中 (인상깊은 구절)

공부를 잘하면 자기 관리가 뛰어난 사람이다.

미래를 열심히 준비한 사림이므로 책임감의 뛰어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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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지침서 (양장)
쑤퉁 지음, 김택규 옮김 / 아고라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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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촉촉한 눈빛을 가진 작가 쑤퉁의 소설이다.  우수에 젖은 눈이라고 표현하면 더욱 적절한 듯 싶다.  사람의 눈빛에 감정이 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만든 작가가 쓴 책이다. 잘 생긴 작가이다. 작가를 외모를 두고 판단하는 어리석은 일을 해서는 안되지만 그래도 퍽이나  핸썸한 얼굴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 작가 중에 비록 흑백사진으로 본 것이 전부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호남형의 황순원, 곱상한 외모의 윤동주 등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보면서 '글도 잘 쓰고 외모 또한 완벽하구나' 하면서 감탄한 적이 있는데 쑤퉁이라는 중국 작가 또한 외모와 글 솜씨는 모두 뛰어난 작가라고 소개하고 싶어진다. 로랭의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조각품 손동작과 비슷하게 얼굴을 괴고 있는 작가사진이 마음에 든다.

   개성있는 캐릭터. 생동감 넘치는 묘사. 강렬하고 아름다운 이미지 등이 가득한 쑤퉁의 작품은 여러번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내가 본 작품으로는 장이모가 감독하고 중국 대표 배우 공리가 주연 '홍등'이라는 영화이다. 아마도 그 영화를 본 것은 중학교 시절이였을 것이다.  일요일에 방영하는 명화극장 시간에 완성도를 인정받은 작품들을 순위를 정해서 해 준적이 있었는데 우연하게 '홍등'을 보게 되었다. 어린 나이에 봤음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인상으로 기억되는 작품이다.

  <이혼지침서>에는 쑤퉁의 작품 '처첩성군, 이혼지침서, 등불 세개' 이렇게 세 작품이 담겨져 있는데 '처첩성군'이 영화 '홍등'의 원작이다. 처첩제도로 인해 발생하는 여인들의 고통과 갈등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고전 소설 <사씨남정기>와 관련지어 생각해보면서 읽어봐도 좋을 듯 싶다. 축첩제도가 한 인간(여성)의 심리를 얼마나 황폐화 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여성들의 차별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일부일처제도를 실행되는 시대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을 책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갖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무척 기쁘다. 영화와 책 둘다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일은 상당히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다. 책과 영화의 경우 서로 다른 매체로 전달되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묘한 차이를 통해서 독자가 얻을 수 있는 기쁨은 색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작품의 경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나 <퇴마록>의 경우 원작에 비해 영화의 호응도는 좋지 못했다.

   대부분의 경우 원작이 영화로 만들어질 경우 보통 독자들은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원작이 뛰어난 작품일 수록 영화로 만들어질 때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원작에서 느껴지는 감동이 영화로 만들어질 때  어떤 감독의 손에 거쳐서 만들어지냐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의 차이도 크고 각 캐릭터에 맞는 배우를 고르고 선정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처첩성군>이나 <홍등>의 경우는 독자의 입장에서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겠다. 책 속에서 제시된 여인들의 미묘한 심리를 영화 속에서 실력있는 감독 장이모와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를 통해 적절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성의 가장 큰 적은 여성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리고 '여성을 서로 적이 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바로 남성이다'라는 사실을 알게 만드는 작품이다. 남성을 두고 벌이는 목숨을 건 여인들간 사투는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다.)

 

  한 남자를 두고 여성들간 다툼이 만들어내는 인간의 질투와 반목을 통해 드러나는 잘못된 사회제도를 통해 인간의 삶이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세심하고 강렬하게 표현한 작가의 실력이 부러울 뿐이다. 시점 선택이나 내용 전개면 어느 것 하나 꼬투리를 잡을 것이 없다. 그리고 결말처리 부분도 마음에 든다. 주인공이 불행한 삶과는 전혀 상관 없이 여전히 남편은 5번째 부인을 들이면서 끝나는 것을 통해 개인의 삶과 상관없이 사회적으로 용인된 축첩제도 속에서 아내에 대한 애정이나 배려는 전혀없이 단지 자신의 성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 나이 어린 첩을 들이는 남편의 태도를 보면서 화가 치밀었다. 사회제도로 보호받지 못하는 여성의 삶이 얼마나 불행해질 수 있는지 극명하게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쑹렌의 불행은 그 시대의 살아가는 여성의 불행한 삶을 드러내는 보편성을 띠고 있다. 그녀 한 사람으로 국한된 불행한 사건이 아니라 당시를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했고 견디어야 하는 고통인 것이다. 쑤퉁이라는 남성 작가를 통해 당시의 여성의 비극적인 삶이 생생하게 재생되어 독자에게 전달되는 작품이다. <홍등>을 보고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그 감동을 책으로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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