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려나 보다. 날씨는 점점 더 어둑해져 온다. 아득하다. 먹먹하다. 흐릿하다. 나는 풍경를 바라본다. 섬은 바람으로 휩싸인다. 짙은 것들이 다시 더 짙게 흐른다. 음악을 들으며 글쓰기를 한다. 어떤 것들이 그렇게 흐르는 것 같다. 처절하게 하루가 가는 것을 풀어 놓는다. 느슨하게 흐물거리는 것들이 있다. 음악이 처절할 수록 나의 감성도 처절해진다. 나의 상상도 처절해진다. 짙어지는 것들을 모두 버려야 한다. 그리고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한다. 더 깊은 것들을 버려야 한다. 나의 욕정과 본능을 버려야 한다. 그것은 정말 어떤 강한 이미지를 원한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버려야 한다. 그렇게 나의 껍데기를 버려야 한다. 더이상 버릴게 없을 때까지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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