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흐린 오후, 서가, 습한 냄새, 그리고 그래서 그러니까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곳은 벗어나지 못한다. 더이상 흔들리는 일상을 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도 나는 이곳을 벗어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내고 있다. 언젠가의 시간들이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그럴것이다. 점점 더 깊어져 가는 것들이 물이 되어 흐르고 다시 흘러갈 것이다. 점점 더 깊어져 가는 나의 고독은 어디서부터 기인된 것일까, 사라져가는 것들을 붙잡지 못한다. 나의 과거와 너의 과거와 우리의 과거가 그렇게 흘러가버린 것이다. 점점 더 사라져가고 있는 나를 본다. 나의 육신은 이제 모두 사라져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영혼의 작은 불씨만이 겨우 생명을 이어간다. 그러나 나는 이제 서늘한 죽음으로 남을 것이다. 그냥 이름으로만 남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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