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린다. 창문밖으로 내리긋는 비는 흡사 추상화를 감상하는 듯 하다. 글쓰기는 여전히 지지부진 하다. 오늘따라 글쓰기의 무기력증이 자꾸만 고개를 든다. 그래도 써야 한다. 자판을 치는 나의 손가락은 점점 더 느려터지고 있었다. 어떤 그리움들이건 어떤 고독이건 간에 써 갈겨야 하는 데 잘 되지 않는다. 점점 더 깊어져 가는 것들이 흘러 넘친다. 그러나 나의 시간들은 그렇게 쉽게 모든것을 극복하게 만들어 주지 않는다. 어깨가 뻐근하게 땡긴다. 어떤 열정이 다시금 불타오르기를 간절히 원한다. 서서히 흘러가는 빗물처럼 그렇게 글이 나와줬으면 하고 바란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쉽지가 않다. 처절하게 피흘리는 강렬함으로 글을 쓰고 싶다. 그것은 정말 어떤 것인지를 확실히 알려주지 않아서 싫다. 그것은 어떤 흐릿한 기억들로 가득차있다. 그래서 슬프다. 그래서 가슴 아프다. 그래서 늑골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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