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도록 도서관에서 글쓰기를 한다. 나는 이제 어느것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것은 오로지 글쓰기를 하기 위한 그 어떤 것들만 가득차 버린 채 나의 하루를 점령해 버렸던 것이다. 이제는 어떤 것으로부터의 시간들을 모두 글의 운명에 걸어버린 채 살고 있었다. 그것은 정말 처절하고 치열하고 참혹할 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흔들리면서 글을 쓰고 흔들리면서 일상을 잊어버린 채 그렇게 오로지 글을 쓰기 위한 바램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그것은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시간들을 이어가게 만들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나의 글쓰기의 시작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나를 잊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정말 아무런 이유도 원인도 없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던 것이리라, 그래서 나는 글쓰기에 내 온 몸을 던지고 있다. 내 목숨까지도 다 던져버리고 말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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