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짙어지는 시간의 흐름들을 다시 낚아채어 글을 쓴다. 그러나 글은 그렇게 쉽게 자신의 누드를 보여주지 않는다. 어떤 그리움들이 글이 되어 나오고 어떤 기다림들이 글이 되어 나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럽도록 흩어지는 슬픔들이 글이 되어 나올 때까지 나는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아직은 아직은 하면서 글은 쉽게 나타나지 않고 나만 오늘도 긴 시간을 음악에 빠져 살았다. 다시는 그 치열하고도 아픈 글쓰기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 뇌리에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끝내 나는 글을 써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다. 서서히 살아가고 싶은 데 서서히 하루를 보내고 싶은 데 그것은 그저 희망사항일 뿐 어떤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은 퇴근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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