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내린다. 아득한다. 막막하다. 스산스럽다. 그리고 어딘가로 마구 달려가고 싶은 그런 날이다. 천천히 흘러가길 바란다. 비는 창문밖을 내리 그으며 추상화를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멍하니 창밖을 바라다 보며 너를 기억에서 떠올린다. 마구 솟아오르는 너를 향한 그리움은 외로움이 되고 고독이 되어 나를 다시 파괴시킨다. 언제나 그림같은 미래를 살고 싶었다. 언제나 그렇게 너와 함께 그렇게 황홀하지는 않지만 아득한 나날들을 살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어떤 삶도 살 수가 없었다. 비루하고 역겹고 추악한 그런 삶만이 이어져오는 느낌으로 가득찬 그런 나날들이 이어질 뿐이었다. 아직은 아직은 하면서 살아가는 나의 시간들은 그래서 더욱 더 아쉽고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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