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존경하게 되었다. 특히 겨울나무는 나를 부끄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나무의 차디찬 외피를 손바닥으로 만져 보았다. 어떤 나무는 꺼끌꺼끌하고 어떤 나무는 매끈거렸다. 나무는 모두 다른 외피를 가지고 있었다. 겨울이 되면 모든 나무들은 두꺼운 외피를 가지려고 무진 애를 썼다. 그것은 나무의 생존과 연결되어 있었다. 추워서 얼어죽지 않으려고 사계절 동안 모든 노력을 다한다. 그래서 나무는 무수히 옷을 입고 다시 옷을 벗고 그렇게 반복되는 시간속에서 새로이 외피를 두껍게 감싸고 있었다. 그것이 나무의 생존법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그래서 인간인 나는 나무가 더 존경스러워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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