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 여전히 여자는 잠자기를 취미삼아 즐기고 있었다. 그녀는 더이상 현실속으로 나오기를 거부했다. 잠속에서는 그녀가 하고 싶은 일들과 사랑하는 이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굳이 혼자만의 공간인 거울방에 갇혀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더 잠을 자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녀는 잠이 들면 그녀의 몸이 공중부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어떤 고승이 느끼는 수련의 한 과정처럼 그렇게 자신의 몸이 방바닥을 떠나 공중부양하는 것을 서서히 느낄 수가 있었다. 그녀는 점점 더 자신의 몸이 높게 올라가 천정 가까이까지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녀가 잠에서 느끼는 어떤 스릴감일 뿐 깨어나고 나면 그녀는 나락으로 한없이 떨어져 버리곤 했다. 흡사 절벽 아래로 한없이 굴러 떨어지며 비명을 지르는 것과 같은 감정이 뒤엉키곤 했다. 그래도 그녀는 꿈속으로 들어가 사랑하는 그를 만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이제 그녀는 오직 그를 향해 달려가는 자신의 존재를 버리려 하지 않았다. 그것은 정말 허무하고 초라한 일이었지만 그것마저 없다면 그녀는 너무 잔인한 이 순간들 때문에 자살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 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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