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여전히 거울방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거울방은 남자를 놓아주지 않는다. 조금의 빈틈이라도 생기면 남자는 그곳을 어떻게든 파고 들어가 거울을 깨고서라도 밖으로 나가고 싶엇다. 그는 조금씩 이라도 거울과 거울이 맏닿은 곳을 손바닥으로 더듬어 보았다. 그러나 거울과 거울이 맞닿은 곳은 어떤 균열도 보이지 않았다. 너무 꼼꼼하게 마감처리를 해서 거울벽은 마치 하나의 거울로 벽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깨끗하게 벽면에 붙여져 있었다. 그는 사각의 벽면을 꼼꼼한 시선으로 둘러 보았다. 그러나 어떤 곳도 조금의 균열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일일이 손바닥을 거울에 대고 꼼꼼히 그 싸늘한 감촉을 느끼면서 조금이라도 우둘투둘한 부분을 찾아보려고 해보았지만 거울은 여전히 미끄러운 느낌만을 주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그냥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이곳에서 탈출한다는 계획은 포기해 버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는 그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매일 똑 같은 하루를 보낸다는 것만큼 지루하고 피곤한 일도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않고 그저 무기력하게 숨만 쉬며 살아간다는 것만큼 사람을 멍하게 만드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는 그런 무기력에서 벗어나려고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에게 운동은 또다른 몸의 근육들을 일으켜 세우는 일이었다. 육체적인 움직임은 그래서 사람의 정신까지도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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