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남자는 자신의 몸이 경직되는 것을 느낀다. 감기 몸살에 걸린 사람처럼 그의 증세는 나타나고 있었다. 그는 한참동안 떨리는 몸을 어쩔 수 없어 했다. 그렇다고 그를 병원으로 이송해 줄 구급차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는 여기에 갇혀있고 그가 아무리 하소연을 늘어 놓아도 아무도 그를 구해주러 이곳에 오지 않을 것임을 그는 안다. 그래서 그는 더욱 더 서글퍼졌다. 거울방에는 비상구가 없었다. 문도 없었고 오로지 방이라는 공간만 존재한다. 구석 자리에 양변기 하나만 놓여져 있는 공간으로 아무도 없는 것이다. 가구도 없고 그를 이 상황에서 구해 줄 어떤 존재도 없는 거울방이 징그럽게 생각되었다.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는 그 절박함 차라리 탁 트인 공간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노동을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느낌 때문에 그 자리에 누워버렸다. 그는 더이상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점점 더 그의 몸은 경직되어 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그는 온 몸이 펄펄 끊는 현상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의 오장육부와 근육과 혈관과 폐와 심장까지 뜨겁게 불타오르는 것 같았다. 그는 숨이 막혀왔다. 폐로 들어간 공기가 쉽게 이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는 이제 죽음을 경험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짧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쉽게 죽을 수도 없음을 안다. 거울방에 갇혀있는 동안 그는 몇번의 호흡곤란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어디선지 모르는 곳에서 신선한 산소가 거울방으로 공급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는 다시 산소 호흡기의 마스크를 입과 코에 끼우듯 새로운 산소가 제공되고 있음을 느꼈다. 그는 죽지 못한다. 죽음조차도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그것이 그를 더욱 더 초라하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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