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이제 완전히 거울방에 적응력을 키워나갔다. 더는 이곳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낯선 세계로의 여행을 떠난 것처럼 오히려 이곳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점점 편해지는 이 미묘한 느낌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녀는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시 하루를 살고 있었다. 시간이 정지된 이곳에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더이상 피부가 주글거리며 늙어가지도 나이를 먹지도 않은 채 여전히 팽팽하게 유지되어 가고 있었다. 그녀의 작고도 가름한 몸매는 더이상 살이 찌거나 붇거나 하지도 않는다. 그녀는 예전 모습 그대로 아름다운 외모를 간작 할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떤 것으로도 설명되어지지 않는 묘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녀의 하루가 정지되어 버린 것처럼 그녀의 젊음 또한 정지되어 버린 것이다. 그녀는 영원히 이곳에서 살아 숨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이를 먹지 않는 것처럼 그녀의 탱탱한 피부와 탱탱한 근육과 관절과 늑골과 엉덩이 까지도 그녀는 사랑한다. 그것은 늙지도 죽지도 않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신념이 되어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래서 그녀는 더이상 얼굴에 화장을 짙게 하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은 이제 풍부한 감성을 가진 어린 아이의 단순한 피부처럼 그렇게 깨끗하게 보존되고 있었다. 거울을 쳐다보며 그녀는 이렇게 보전되고 있는 자신의 외모가 실로 놀라움으로 가득 차는 것을 깨닫고 기뻐하고 있었다. 더이상 그녀는 나이를 세거나 시간을 체크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이대로 이 상태로 생각의 늪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사랑했다. 그것만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므로 그녀는 더이상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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