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깊은 잠속에 빠져 있었다. 여자는 조용히 숨을 쉬고 있었다. 여자가 한번씩 숨을 몰아 쉴 때마다 거울방 안은 조금씩 들썩거리는 것 같았다. 여자의 숨소리는 들숨과 날숨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숨은 깊숙한 폐부를 통과하고 심장을 통해 혈관의 피돌기를 뚫고 지나갔다. 그럴 때마다 여자는 힘차지만 천천히 피가 폐를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 그녀는 이 순간 꿈을 꾸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녀의 꿈속에서는 어떤 알 수 없는 기억들이 퍼져나가고 있는 듯 보였다. 여자가 어떤 아름다운 성 앞에 서있었다. 성은 웅장하고 아름다웠으며 중세교회처럼 보였다. 성은 넓고 긴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녀는 성문을 두드렸다. 성문은 자동문처럼 조용히 열렸다. 성문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당당하게 걸어 들어갔다. 중세 교회안으로 들어간 그녀의 눈앞에는 수도사 한분이 십자가 앞에 무릎을 굵고 앉아 두눈을 살포시 간고 간절히 기도문을 읊고 있었다. 사위는 조용하다. 수도사는 아주 나직한 목소리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있는 사람처럼 그렇게 수도사는 앉아 있었다. 조금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여자는 그런 수도사를 바라보며 교회를 나와 성의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러나 성안의 건물들은 흐릿하고 흐물거렸으며 정확한 풍경을 보여주지 않았다. 꿈속이어서 그것들은 희석되거나 흐릿했다. 여자는 여전히 성안을 배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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