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방에 갇히기 전에 어떤일이 벌어졌는지를 생각해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남자는 회사를 열심히 다니고 있었다. 그는 서민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었고 그곳은 한마디로 중간 정도의 시세로 적당히 깨끗하거나 적당히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전세로 집을 빌릴 수가 있었다. 그가 지내는 아파트는 그래서 아파트가 반이상 비어 있었다. 갓 결혼한 신혼부부가 가끔 이사를 오거나 노부부들이 오붓하게 살림을 차려 아파트에 살고 있거나 했다. 그래서 그는 조용한 아파트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았다. 아파트는 그에게 별다른 의미로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하숙생처럼 저녁에 들어와서 잠을 자는 영락없는 하숙생의 생활 자체였다. 그래도 그는 이 아파트가 편했다. 그는 주로 밖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아침은 간단히 토스트를 구워 딸기쨈이나 버터를 발라 우유와 함께 먹거나 점심 때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맛집을 탐방하며 식사를 해결했다. 저녁도 되도록이면 단골 식당에서 한정식을 시켜 먹고 하루의 식사를 떼웠다. 그것은 그를 편한 일상으로 살아 갈 수 있게 만들었다. 그는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것이 그가 이 방에 갇히기 하루전까지 계속 되었던 그의 일상이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자신이 이 방으로 끌려와 갇히게 되었는지 그 광경은 기억에서 사라졌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장면 만은 기억나지 않았다. 단기기억상실증 환자처럼 그렇게 그는 몽롱해지는 자신의 정신을 느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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