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8 - 박경리 대하소설, 2부 4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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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정촌과 서울을 오가며 인물들의 운명은 점점 더 얽히고 깊어진다. 인삼장수로 위장해 평사리를 찾은 공노인은 환이의 정체를 확인하고 함께 조준구의 집을 향한다


한편 서희와 길상은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독립운동의 현실과 맞닿으며 성장해 간다. 벌목장으로 떠난 용이와 죽음을 앞둔 월선의 애절한 사랑, 일본의 밀정이 된 김두수와 독립운동가들의 대립, 그리고 마침내 되찾게 된 최참판댁의 토지까지!


『토지 8』은 개인의 사랑과 상실, 그리고 시대의 격랑이 교차하는 장면들로 가득해서 감정의 격동을 느낄 수 있는 편이었다.


💌 읽는 내내 가슴이 벅차다가도 먹먹해졌다. 특히 월선과 용이의 장면은 너무나 애틋하고 절절해서 책장을 넘기며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였음.. 사랑 앞에서는 죽음조차 담담해질 수 있다는 게 이렇게 아프게 다가올 줄이야…😥


서희와 길상의 관계는 마치 서로를 향한 끌림과 벽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간의 복잡한 마음을 보는 듯했다.


💌 또 하나 크게 와닿은 건, “토지”라는 소재가 단순히 땅이 아니라 역사·민족·정체성 그 자체라는 점이다. 조상 대대로 지켜온 땅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결국 독립운동과도 연결되는 부분에서, 땅이 곧 삶의 근간이고 그 위에 사람들의 사랑과 고통이 쌓여왔다는 걸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8월 15일 광복절이 더욱더 의미 있게 다가왔달까.. ㅠㅠ


읽으면서 “이토록 치열하게 살았던 이들의 발자취가 있기에 내가 지금 이렇게 숨 쉬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소설 속 인물들의 분노, 사랑, 절망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기억이라는 점에서 무겁지만 꼭 붙들어야 할 책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진짜 잊어서는 안 될 우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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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체를 찾아주세요
호시즈키 와타루 지음, 최수영 옮김 / 반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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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베스트셀러 작가 모리바야시 아사미는 어느 날 블로그에 “제 시체를 찾아주세요”라는 글을 남기고 자취를 감춘다. 단순한 실종이 아니라, 누군가를 향한 복수의 서막이었다.

편집자 사오리와 아사미의 남편 마사타카는 블로그에 올라오는 연속 폭로 글을 목격하게 된다. 불륜, 가정사, 과거의 상처까지 하나씩 드러나며 그들의 삶은 무너져 내린다. 게다가 14년 전 일어난 ‘하얀 새장 사건’의 미공개 원고까지 공개되면서, 과거와 현재의 비극이 교차하고 모든 인물의 민낯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데..

🔍 이 작품은 피가 튀는 자극적인 장면 하나 없이도 소름 돋는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작가가 직접 쓴 블로그 글처럼 공개되는 폭로 방식이 너무 현실적이라, 마치 내가 지금 SNS에서 누군가의 몰락을 지켜보는 기분이 들었다.

🔍 특히 인물들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이 정말 흡입력 있었다. 사오리와 남편의 비밀, 시어머니와의 갈등, 그리고 아사미가 끝내 감추지 못한 과거까지… 누구 하나 깨끗한 사람이 없다는 점이 더 리얼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흔히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 짓지만, 이 작품에서는 모두가 조금씩 서로의 상처에 가담한다. 그렇기에 아사미의 복수는 섬뜩하면서도 묘하게 공감되는 지점이 있었다.

🔍 읽는 내내 “진짜 아사미는 살아 있는 걸까? 아니면 죽은 걸까?”라는 의문이 따라붙는다. 이야기의 결말에 다가갈수록 진실이 드러나는데, 그 순간까지 쌓여온 긴장감이 폭발하여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일본 미스터리 특유의 차가운 문체와 서늘한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 있어서, 책장을 덮고 난 뒤에도 마음이 오래 냉기에 젖어 있었다.

🔍 『내 시체를 찾아주세요』는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 익명성 뒤에 숨은 폭력, 가족이란 이름의 굴레, 그리고 기억 속에 묶여버린 트라우마를 들춰내는 작품이다.

소름 돋는 서늘함과 동시에, 인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남기는 소설.
미스터리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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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괴담회 - <심야괴담회> 대본집
MBC 심야괴담회 제작진 지음 / 자화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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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공포 예능 프로그램  〈심야괴담회〉의 대본집으로, 방송에 나왔던 괴담들을 무삭제 원본 그대로 담아낸 책이다. 시즌 4의 이야기 22편과 시즌 1의 레전드 괴담 8편을 합쳐 총 30편이 실려 있으며, ‘혓바닥’, ‘들켰어?’, ‘오사카 민박집’, ‘10원짜리 동전’, ‘사패산 터널’ 같은 제목만으로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괴담들이 수록되어 있다.


방송에서는 편집되거나 짧게 소개되었던 부분까지 온전히 실려 있어서, 제보자가 직접 전하는 듯한 날것의 공포가 활자 속에 살아 숨 쉰다.


👻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건, 영상으로 볼 때보다 글로 접할 때 오히려 상상이 더 크게 부풀려진다는 점이었다. TV에서는 음향과 조명, 패널들의 리액션이 공포를 만들어주지만, 활자로 만나는 괴담은 내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이미지가 더 섬뜩하게 다가왔다.


특히 ‘오사카 민박집’ 편을 읽을 때는 낯선 공간에 홀로 있는 불안감이 고스란히 느껴져 밤에 불을 끄기가 망설여졌다. 거기에  ‘10원짜리 동전’ 같은 짧은 괴담은 소름이 돋을 만큼 단순하지만 강렬했다. 진심 글이 조금 더 공포스럽게 다가옴. ㅎㄷㄷ 내 생활권에서 벌어질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라 공포가 두 배로 증폭됐다.


👻  ‘심야괴담회 대본집’은 단순히 팬북이 아니라, 한국 괴담 문화의 기록이자 공포 감각을 활자로 재구성한 새로운 경험이다. 방송을 재미있게 봤던 사람이라면, 책으로 다시 읽을 때 전혀 다른 무서움을 느낄 수 있다. 여름밤에 읽으면 딱이지만, 솔직히 혼자 읽기엔 조금 무서울지도 모르겠다.


👻  심야괴담회 방송은 내겐 한 주를 새롭게 여는 시작과 다름없는 프로그램이다. 매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할 때까지 손꼽아 기다리며 이맘때쯤 하겠지 하고 네이버에 계속 검색할 정도로 애착 프로그램이라 정말 장수했으면 좋겠다.


옛날과 달리 요즘에는 공포 예능이 얼마 없기에 '심야괴담회'는 사막에 오아시스, 가뭄에 단비 같은. 그리고 빛과 소금 같은 존재다. 제발 제발 장수해 주세요!! 또한, 이 책을 통해 '심야괴담회' 제작진 분들의 노고를 알 수 있어 제작진 분들을 응원하는 마음도 생기고, 또 다른 대본집에 계속해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심야괴담회 포에버!!! 어둑시니들 포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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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비공포라디오 더 레드 - 무서운 실화 레전드 괴담집
돌비 지음 / arte(아르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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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비공포라디오를 본 지 꽤 되었다. 돌비 시참시간이 바뀌게 되면서 멤버십구독하고 시간 될 때 라디오처럼 그냥 틀어 놓는 게 생활화될 정도로 꾸준히 즐겨 들을 정도로 좋아하는 유튜버다. :)


꽤 오래 즐겨 듣는 공포라디오기에 돌비님의 『돌비공포라디오 더 레드』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었다. 영상으로만 듣던 공포썰을 책으로도 읽을 수 있다니 팬으로서 놓칠 수 없어 이벤트 신청했는데 선정돼서 너무 기분이 좋음!! 진심 공포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돌비공포라디오 강추드림! :D


👻 유튜브 채널 ‘돌비공포라디오’에 전해진 수많은 실화 괴담들 중, 가장 서늘하고 강렬한 이야기들을 모았다. ‘친손녀를 버린 할머니’, ‘무당집 마당에서 춤추는 여자’, ‘귀신이 봉인된 산’, ‘수상한 사이비 종교’… 제목만으로도 뒷목이 서늘해지는 이야기들이다.


각 사연은 누군가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되었기에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단순히 귀신이나 괴물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탐욕, 원망, 죄책감이 엮이며 만들어내는 심리적 공포가 책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공포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지나칠 수 없는 썰이 한가득임!


👻 돌비공포라디오에서 좋아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중에 동네꼬마님, 계란과자님, 이세계여행자님을 꼽을 수 있다. 그분들의 많은 공포썰 중 한 개씩 실려있어 뭔가 신기했다. 귀로 듣는 것과 눈으로 글을 읽는 건 진짜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느낄 정도였다. 글이든 라디오든 뭐든 좋지만.. ㅎㅎ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이 있지만 이제는 시참에 참여하지 않기에 예전에 올려준 영상을 들으며 그리움을 달랠 뿐이다. ㅠㅠ


👻 돌비공포라디오를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돌비공포라디오 더 레드』는 놓치지 못할 것 같다. 진짜 시리즈로 다음 책도 나와줬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재밌어서 술술 읽힘!! 진짜 한 여름에 읽기 좋은 도서. 여행 가서 읽기 좋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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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과 폭발
이유소 지음 / 한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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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은 도망도 출구도 될 수 있다.'


🕳 학창 시절 이후 연락이 끊겼던 친구 고유상에게서 “구멍을 보여주고 싶다”는 연락을 받은 유소. 무심코 찾아간 그의 집엔 아무것도 없고, 바닥 한가운데에 검은 구멍만이 자리하고 있다. 고유상은 주저 없이 그 속으로 뛰어들고, 혼란스러운 유소는 결국 구멍을 상자에 담아 집으로 가져온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구멍 속으로 몸을 던지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여정을 시작한다. 그곳에서 만나는 수혜, 선으로 된 소년, 사막의 여자, ‘릴’ 같은 존재들은 모두 유소의 또 다른 내면을 비추는 그림자처럼 다가온다.


🕳 읽는 내내 ‘이건 꿈일까, 현실일까’ 경계를 잃어버린 기분이었다. 작가는 구멍이라는 아주 단순한 장치를 통해 삶과 죽음, 도피와 희망, 그리고 자아와 타자를 끊임없이 흔들어 놓는다. 마치 내 안에도 하나쯤은 숨어 있는 검은 구멍을 들여다보는 느낌. 그래서 더 무섭고, 동시에 위로가 됐다.


🕳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주인공이 결국 스스로 구멍 속에 뛰어들기로 “선택”한다는 점. 누군가 떠밀어서가 아니라, 자기 의지로 낯선 세계와 마주한다는 게 중요한 메시지처럼 다가왔다. 우리는 종종 도망치듯 현실을 벗어나지만, 사실은 그 안에서 나를 마주하기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았다.


🕳 책장을 덮고 나서도 오래 남았던 건 “구멍은 숨구멍일 수도, 무덤일 수도 있다”는 생각. 무겁게만 들릴 수 있지만, 사실은 누구나 자기만의 구멍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어떤 날엔 거기로 숨어들고 싶고, 또 어떤 날엔 거기서 다시 기어 나와야만 하는. 이 책은 그 양가적 마음을 잘 포착해 놓았다.


🕳 전체적으로 문장이 간결하면서도 몽환적이라 읽는 동안 몰입도가 굉장히 높았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시키는 기묘한 모험담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병상에 누워있던 작가의 고백처럼 절실하게 다가왔다. 나 역시 “내 구멍은 어디에 있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 시간이었다.


요즘 뭔가 공허하고 허한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책. 책 페이지수는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매력 있는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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