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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
이명진 지음 / 크루 / 2025년 10월
평점 :

🍲 이명진 작가님의 『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는 ‘음식’이라는 아주 일상적인 언어로 우리의 상처와 기억을 다독이는 에세이로 35가지의 레시피가 담긴 기록이다. 북어 보푸라기, 배춧국, 곱창전골, 오징어볶음처럼 평범한 음식 속에 담긴 위로와 추억이 조용하게 흘러나온다.
🍲 책을 읽다 보면 ‘음식’이라는 것이 단지 허기를 채우는 도구가 아니라 마음의 허기까지도 채우는 존재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실패하고, 상처받고, 피곤하고, 외로울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따뜻한 무언가를 떠올리곤 한다. 작가님은 그 순간의 감정과 음식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고 그 음식이 그 순간에 왜 필요했는지, 그리고 그 음식에 대한 기억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읽는 내내 엄마가 들려준 속내같은 느낌이라 더욱더 위로받았다. :)
너무나도 따뜻하고 포근한 이야기인데 이제는 음식을 통해 추억속에서 꺼낼 수 있는 청사진같은 느낌이라 시부모님과 엄마 이야기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 누구에게나 떠올리면 뭉클한 음식이 하나씩은 있지 않나. 나 또한어렸을때 할머니가 직접 해주시던 '내장탕'이 여전히 시골가면 찾는 음식이다. 어린시절 근처 도축장에서 내장을 싸게 사와 직접 손질해서 보글보글 끓여준 할머니표 '내장탕'. 여전히 밖에서 사먹는 '내장탕'보다 할머니가 직접해주는 그 음식이 여전히 제일 좋아 한다.
음식이 힘들었던 시절을 껴안아 준 기억이 있어서 작가님의 이야기가 더 크게 와닿았다. 누군가의 말보다 따뜻한 국물 한 숟가락이 더 큰 위로가 될 때가 있다는 걸 작가님의 경험이 그대로 보여준다.
🍲 P253. 오늘도 수고한 당신, 너무 애쓰지 않으면 좋겠다. 오지 않은 미래 땜누에 현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소한 웃음이 쌓이면 5분을 더 버틸 수 있고, 따뜻한 위로가 쌓이면 50분 더 버틸 수 있으며, 한입 가득 맛있는 응원이 쌓이면 5시간을 버틸 수 있다. 그렇게 하루를 살아갈 힘이 생긴다.
p253 "수고했어요. 지금까지 견뎌 낸 그 시간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존중 받을 자격이 있고 누구보다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에서 눈물 흘릴 뻔 했다. 너무나도 울컥하는 말이었다. 진짜 제목 그대로 위로가 필요한 순간 꼭 읽으면 좋은 도서라는 걸 느꼈다. ㅠㅠ
🍲 『한 입 가득 위로가 필요해』는 단순한 감성 에세이가 아니다. 음식이라는 친숙한 매개를 통해 “나는 내 삶을 어떻게 지탱해왔는가”를 조용히 돌아보게 하는 도서다.
지친 하루 끝에, 몸과 마음이 동시에 허기질 때, 이 책 속 이야기가 따뜻한 식탁처럼 느껴질 것이다. 최근 마음이 가라앉는 날이 많았다면, 이 책이 작지만 진한 위로가 되어줄 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