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9 - 박경리 대하소설, 3부 1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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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지 9』는 3.1운동 직후의 격변기를 배경으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흔들리는 개인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독립의 열망이 커졌던 순간 이후 찾아온 허탈과 분열, 그리고 그 속에서 각 인물들이 겪는 내면의 갈등이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다. 평사리 사람들의 귀향, 지식인들의 이상과 좌절, 가족 간의 애증이 교차하며 역사와 개인의 운명이 겹쳐진다.


📖 상현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무너져 가고, 서희는 복수를 이뤘음에도 공허함에 시달린다. 홍이는 가족과 시대적 상처 사이에서 흔들리며, 용이는 점점 쇠약해져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다. 이처럼 주인공들의 고통과 방황은 단순히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압박과 맞물려 더욱 절절하게 다가왔다.


📖 『토지 9』의 매력은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그 속의 평범한 인간 군상들을 깊이 있게 비춘다는 점이다. 자연 묘사는 여전히 생생하고, 인물 간 대화와 관계 묘사는 복잡하면서도 사실적이다. 독립이라는 거대한 이상과, 그 이상을 좇으며 무너져 가는 인간의 허무함이 교차하는 순간들이 특히 인상적이었고 너무도 가슴아팠다.


📖 『토지 9권』은 역사의 무게 속에서 흔들리지만 끝내 살아내려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긴 호흡의 대하소설 속에서도 『토지 9권』은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의 긴장감을 예고하는 느낌이라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욱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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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인 계획
야가미 지음, 천감재 옮김 / 반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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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천된 편집자 다치바나는 어느 날 정체 모를 인물 X에게서 ‘당신을 죽이겠다’는 예고가 담긴 원고를 받는다. 단순한 협박장이 아니라 하나의 소설처럼 쓰인 그 원고는 실제 범행 계획처럼 구체적이었고, 다치바나는 점차 혼란에 빠진다.


그가 과거에 연루된 도작 사건, 출판계의 어두운 비밀과 얽히면서 이 예고장은 단순한 위협이 아닌 오래전부터 잘 짜진 계략처럼 보였다. 추적을 거듭할수록 다치바나는 피해자인 동시에 이 ‘살인계획’의 일부라는 사실과 마주하게 되고, 결국 현실과 허구,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무너지는 결말로 향하게 된다.


✍ 처음에 이야기 전개가 한 인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헷갈렸으나 결말을 읽고나면, '아..' 싶었던 도서. 책을 덮고 나면 단순히 누가 범인인지 밝혀내는 추리물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알게 된다. 


출판계 내부의 치열한 경쟁과 도덕적 타락, 인간이 감추고 싶었던 죄책감을 살인 예고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편집자라는 직업적 배경은 문학이라는 세계가 얼마나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쉽게 넘나들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야기'라는 것이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는 불편한 질문을 남긴다. 진심 결말로 갈수록 계속 '미친', '설마'만 엄청 외친 1人.😨


✍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나의 살인계획』이라는 제목의 이중적 의미다. 표면적으로는 다치바나를 노린 타인의 살인 계획 같지만, 결국 그의 과거와 죄책감이 스스로를 몰락시키는 자기 파괴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읽는 내내 이게 현실인지 소설 속 장치인지 헷갈릴 정도로 경계가 무너져 버려 마지막까지 긴장과 불안을 놓을 수 없었다.


✍ 『나의 살인계획』은 소설이 어디까지 현실을 모방할 수 있고, 또 현실이 어떻게 소설처럼 변질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 단순한 반전의 재미보다 이야기를 읽고 난 뒤 남는 묵직한 질문이 더 큰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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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엔 무조건 엄마 편
김이경 지음 / 샘터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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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이경 작가님의 에세이 『다음 생엔 무조건 엄마 편』은 82세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애도하며 쓴 기록이다. 평생 일에 몰두하며 달려온 작가님의 어머니 죽음을 계기로 처음으로 걸음을 멈추고, 어머니와의 지난 시간을 차분히 되짚는다.


처음으로 엄마 손을 잡고 경양식 레스토랑에 갔던 따뜻한 기억, 무심하게 툴툴거렸던 말에 대한 후회, 목욕탕에서 본 노쇠한 엄마의 뒷모습이 전하는 먹먹함까지, 삶의 장면을 꾹꾹 눌러 담겨 있는 『다음 생엔 무조건 엄마 편』 진심 강추!!!!!!!


❤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다가온 건 작가님과 작가님 엄마와 함께했던 시간을 하나씩 되짚어갈수록 나와 엄마의 추억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다정하게 대하지 못한 순간, 퉁명스럽게 짜증만 냈던 날들 등 많은 순간들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내 편이 되어주던 엄마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진짜 마음이 찡했다. '난 엄마에게 못난 모습을 많이 보여줬구나'란 생각이 들었고, 우리 엄만 참으로 못난 딸을 뒀구나 싶었음.. ㅠㅠ


예전에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에 나온 한 장면이 떠올랐다. 다른 이들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금명이지만 부모님께는 좋게 대하려고 해도 늘 툴툴거리는 장면이 너무나도 공감되고 마음이 아팠었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기에 엄마에게 앞으로 조금이라도 더 잘해보자!! ㅠㅠ


❤ ‘다음 생에도 무조건 엄마 편’이라는 문장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지금 이 생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다짐처럼 다가왔다. 언제까지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엄마의 존재가 사실은 유한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늘 뒤늦게 깨닫는다. 살아 있는 동안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고마워해야 한다는 것을 절절히 느끼게 해 준 도서. 


❤ 이 책은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전개가 없어도 충분히 깊다. 짧은 문장 속에 그리움과 미안함, 사랑이 담겨 있어 읽는 이를 단단하게 붙잡는다. 읽고 나면 마음이 조금 허전하지만 반대로 또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 생엔 무조건 엄마 편』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엄마라는 존재를 다시 마음 깊이 새기게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은 도서.

읽기 전 책 소개 문구만 봐도 가슴이 먹먹했다. 그리고 책을 펼친 후, 담담하게 적힌 작가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지나간 일들에 대해 생각이 깊어졌다.


이 책은 단순히 먹먹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삶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는 울림을 던져주는 책이다. 진심으로 누구에게나 꼭 권하고 싶은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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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거야 - 아는 만큼 편안해지는 심리학
신고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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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불안, 관계의 갈등, 자기 의심을 심리학적 개념으로 풀어낸 인문 에세이다. 작가님은 ‘자아’, ‘자기 불일치’, ‘방어기제’ 같은 기본 개념에서 시작해 애착 유형, 성격, 자존감, 인지적 오류까지 이어지는 44편의 심리 수업을 통해 우리가 왜 힘들어하는지, 어떻게 더 단단해질 수 있는지 이 도서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책을 덮은 후, 제목처럼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는 순간이 단순히 추락하는 게 아니라 더 깊어지고 단단해지는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진짜 마음 깊이 위로받은 도서👍


🚪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건, 내가 겪어온 감정들이 결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불안정하고 무너져가는 듯한 마음 역시 누구나 지나가는 과정이며, 심리학적 언어로 이해했을 때 비로소 객관적인 거리를 둘 수 있었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오는 안도감은 생각보다 컸다.


🚪 관계 속에서 나를 잃지 않는 법’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흔들리며 스스로를 소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 메시지나 조망 수용 능력 같은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 나 자신을 지키는 동시에 상대와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도 와닿았다.


🚪 책 후반부에서는 인지적 오류, 긍정 심리, 사고의 틀 바꾸기 같은 주제를 통해 내가 평소 얼마나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사고에 갇혀 있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조언이 아니라, 실제로 사고의 틀을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심리학적 근거를 제시해주는 점이 인상 깊었다.


🚪 결국 이 책은 불안과 무거움 속에서 허우적대는 내가 조금씩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힘든 순간이 단순히 추락하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과정이라는 작가님의 메시지는 내 마음속에 깊게 남았다. 일상의 무게에 지친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새로운 시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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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키메라의 땅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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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의 땅』의 서문은 '이 이야기는 당신이 이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하는 순간으로부터 정확히 5년 후에 일어난다.'로 시작한다.

진화 생물학자 알리스는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조합한 키메라 신인류를 탄생시키는 연구를 진행한다. 그러나 그의 연구를 좋지 않게 바라보는 이들도 생기게 된다. 알리스의 연구 반대하는 자들에게 위협을 받게 된 그는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피신하여 연구를 이어간다.

그 사이 지구에서는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지구는 핵전쟁으로 파괴된다. 그리고 알리스는 그가 연구하던 키메라 배아를 들고 지구에 다시 귀환하게 되는데..

『키메라의 땅』은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결합해 새로운 존재를 만들어낸다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손으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키메라들은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할지 고민하며, 사회 속에서 차별과 배제를 겪는다.

이야기는 그들이 겪는 갈등과 선택을 따라가며 과학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인간이란 무엇인지 묻고 있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다가온 질문은 ‘인간다움’의 기준이었다. 외형으로만 인간을 구분할 수 있을까, 아니면 사고하고 느끼는 능력이 더 중요한 걸까. 키메라들의 처지는 단순히 소설 속 설정에 머물지 않고 지금 우리 사회의 소수자나 약자를 떠올리게 한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언젠가는 실제로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소설은 현실적인 무게를 가진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세계를 설계했다. 하지만 단순한 재미에 그치지 않고 끝까지 윤리와 도덕의 문제를 밀어붙인다. 인간이 과학을 통해 신의 자리를 대신하려 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 그리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탐욕과 두려움이 차분하게 드러내고 있다. 덕분에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동시에 불편함을 남기며, 내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책을 펼쳤을 때, '이 이야기는 당신이 이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하는 순간으로부터 정확히 5년 후에 일어난다.'라는 문구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기 때문일까? 책장을 덮고 나면 단순한 SF 소설을 읽었다는 느낌보다, 앞으로 인류가 마주할지도 모르는 문제에 대해 예행연습을 한 듯한 기분이 든다.

만약 새로운 종이 실제로 등장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할까. 또 나는 인간으로서 어떤 자격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가. 이 작품은 화려한 상상력 뒤에 담담하게 남겨지는 질문들로 오래 여운을 남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번에도 충분히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믿고 보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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