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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조선을 만든 예술쟁이들 ㅣ 위인들의 직업은 뭘까? 2
스토리몽키 지음, 유시연 그림 / 주니어단디 / 2017년 8월
평점 :

<아름다운 조선을 만든 예술쟁이들>
글 스토리몽키 그림 유시연
서양음악을 전공한 나는 다양한 예술에 관심이 많아서 많은 예술가들을 알고 있지만, 대부분 서양의 예술가들이며 우리나라의 예술가들은 주로 학창시절 때 배웠던 매우 유명한 예술가들이다. 이 책을 처음 알게됐을 때 요즘 아이들과 한국 역사에 관한 책들을 읽는 중이라 조선시대의 어떤 예술가들에 관해 나온 책일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아름다운 조선을 만든 예술쟁이들>에서는 7팀의 조선시대 예술가들을 다루고 있는데, 내가 잘 알지 못했던 예술가도 두 명이나 있었다. 서예가, 시인이자 화가, 시인이며 아동책 작가이며 편집자, 화가, 음악 장인, 문인 남매와 음률가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었다.
이 책은 어린이들부터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쓰여 있어서인지 책을 잡자마자, 단숨에 읽어내려지는 책이었다. 일곱 팀의 예술쟁이들의 이야기가 모두 흥미있게 그려져 그들의 삶과 작품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각각의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그글의 생에 일대기가 나와 어떤 시대에 살았던 예술가들인지 파악하기가 좋고, 이야기가 끝난 후에 비슷한 장르의 예술가와 관련 예술에 관한 이야기와 현대의 예술과 관련지어 있어 연관된 지식을 습득하기에도 용이하다.

일곱 팀의 예술쟁이들 모두 다양한 삶을 살고 예술에 관한 열정도 대단해서 어려움이 있음에도 예술을 향한 뜻을 굽히지 않고, 예술혼을 불태웠는데, 그 중에 난 세 명의 예술쟁이들의 이야기가 참으로 인상깊었다.
먼저, 우리나라 화폐 5만원권의 주인공이며, 율곡이이의 어머니로도 알려진 신사임당.
그녀는 그녀 스스로 그림과 시에 능한 인재였다. 어린 나이에 본인의 호를 짓고 예술에 정진하며 예술에 임하는 마음가짐부터 중요하게 생각했던 그녀는 예술작품에도 뛰어났지만, 그 재능을 다른 사람을 돕는 데에도 사용하고 자녀들에게도 인품부터 중요함을 가르쳤던 어미였다.
그녀의 그림은 닭이 벌레를 진짜인지 알고 쪼았을 정도로 정확하고 세밀했으며, 아름다웠다. 그녀의 시에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겨있는 진정한 마음의 시였다. 여성 예술가로 활약하기 어려운 조선 시대였지만, 예술의 열정을 그림에 담았던 멋진 여성 예술쟁이였다.
두번째로 인상적인 예술쟁이는 시를 쓰고 책을 쓰고 만들고 교정까지 했던 출판 편집인 장혼.
그는 중인의 신분이어서 아버지가 글을 배우지 못하게 했다. 그렇지만, 총명했던 그를 그냥 둘 수 없던 어머니가 그에게 글을 가르쳤는데, 그는 매우 총명하고 배움을 즐거워 해서 글을 배운 지 얼마되지 않아, 시를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글을 알려달라는 사람들이 많아서, 낮에는 사람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다가 시 속에서 영감을 받아 인왕산 아래에 <이이엄>이라는 집애서 시를 쓰며 살았다. 그러다, 정조에게 벼슬을 받고 책의 교정을 보는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매우 잘해서 정조와 사람들의 신임을 받고 일을 했다. 사람들과 시를 짓는 교류를 하던 그는 신분이 높지 않은 사람들의 시를 모아 책을 편찬하기로 한다. 그 일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보다 그가 우리나라 아이들을 가르킬 책의 필요를 느끼고 스스로 아이들을 위한 책들을 편찬한다. 처음에는 금속활자로 제작하다가 계속 편찬하기에는 비싼 금액이 들자 직접 나무판을 사서 글자를 파서 책을 만들어낸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어린 아이들을 위한 책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 당시에 어린이들을 위한 아동교육서를 만드는 편집자라니 정말 근사하지 않은가.
마지막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해냈던 음악 장인인 김성기.
그는 활의 시위를 튕겨가며 음악의 소리를 구분했으며, 천민의 신분으로 밥벌이에 쉽지 않을 것 같았던 악사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스스로 거문고를 사서 연습하다가 배움의 필요성을 느끼고 왕세기를 찾아가 제자를 삼아 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하자 문밖에서 엿들으며 익혀서 그의 제자가 된다. 뛰어난 연주가가 된 그는 왕궁악사가 되어 작곡과 악보편찬등을 하다가 자신만의 음악을 하기 위해 궁중악사도 내려놓고 속세와도 인연을 끊게 된다. 그는 잔치에 와서 연주해 달라는 벼슬아치들의 청도 거절하고 자신의 음악세계만을 구축한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의 시각장애인 제자 앞에서 음악을 연주하여 자신의 제자에게 물려주며 생을 마감한다. 과연 고집있는 예술가의 말로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우리가 잘 알던 예술가들도 있고, 잘 몰랐던 예술가였지만 유명한 예술가들 못지 않게 근사하고 멋진 예술을 펼치고 살아갔던 조선의 예술쟁이들이 있었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나라의 예술이 지금까지 발전하고 세계로 뻗어가는 것일 것이다. 삶 속에 있던 굴곡과 어려움으로 뜻을 굽히기 보다는 예술로 승화시켰던 멋진 예술가들이었다.
삶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여정일 것이다. 신분과 남성, 여성의 차별이 더 했던 조선시대에도 그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세상에 자신의 세계를 선 보인 멋진 예술쟁이들. 그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삶 또한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있다. 자신의 예술혼을 불태우고 열정있게 살아간 그들의 삶과 작품에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서평작성을 위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