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부터의 인생전략 - 최선을 다하는 것과 성공하는 것은 다르다
후루이치 유키오 지음, 이서연 옮김 / 이젠미디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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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새 출간 경향을 보면 10단위로 나이를 끊어 20,30,40대에 해야 하는 관련 일을 주제 별로 모아서 테마형 처세서로 책을 많이 내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서평했던 [마흔, 인간관계를 돌아봐야 할 시간] 그리고 [20대에 만나야 할 100가지말]이 그러한 책이라 하겠다. 이 책 또한 그러한 연장선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 책은 책의 편집이나 깔끔한 구성이 전형적인 일본인 저자의 책임을 알 수 있다. 195페이지이며 한마디 정도 세로가 작다. 300페이지를 넘나드는 다른 출간물들과는 다르게 핸드북처럼 들고 이동이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니고 다니면서 출퇴근 시간에 읽으면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모두 읽을 수 있다.


편집도 상당히 깔끔하며 글자도 적당히 크며, 중간중간 정감 있는 일러스트도 있어서 지루하지 않다. 챕터 말미에는 친절하게 해당 챕터의 핵심 내용을 보기 좋게 요약해놔서 생각 나면 한번씩 들춰봐도 바로 기억이 날 정도로 정리가 잘되어 있다. 특히 저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중요 문구에는 아예 하늘색으로 폰트까지 크게 잡아서 표시를 해놨기 때문에 가독성도 좋고 이해도 쉽다. 


총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하단은 큰 목차와 인상 깊었던 작은 소제목을 남겨 두었다.


 Part 01 인생을 바꾸는 행동 

하나 성급한 사람일수록 목표를 달성한다 

Part 02 연봉을 올리는 계획 
넷 ‘남은 인생 50년’은 큰 착각 
여섯 석 달에 한 번은 계획을 점검한다 

Part 03 돈을 만드는 공부방법  
셋 하나의 기술만으로 차별화는 무리 
넷 99%가 실패하는 공부법 

Part 04 이기는 습관의 법칙 
열 게을러질 때 반드시 해야 할 일 
열하나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기만 해도 공부가 잘된다 
열셋 때로는 공부의 방향성을 점검해본다 

Part 05 속도를 높이는 투자 
셋 속독과 다독 중 어느 쪽이 중요한가  
다섯 투자효과가 높은 독서법 


Part 06 가족을 지키는 자산관리 
하나 돈을 수중에 남기는 가장 간단한 방법 
셋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돈은 남지 않는다 
여섯 진정한 부자는 절약가 


책의 키워드는 동기부여와 학습, 습관, 독서, 자산증식으로 압축할 수 있다. 학습 안내는 주로 영어에 관한 것이 많은데 사실 언어란 것이 습관에 기반하는 것이고 장기적으로 시간과 금전적인 투자를 요하기 때문에 어느 학습에서건 전문성을 획득하기 위한 장기계획을 요하는 여러 과정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원리라서 크게 문제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단순히 공부에 스킬이나 자세 등만을 가르쳐주려 하지 않고 이를 직접 돈에 결부시켜 어떻게 하면 적은 공부에 대한 투자로 이윤을 창출 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 지속적으로 메세지를 전달하려 한다. 일부 책들에서 추구하는 자기계발서 보다 좀 더 노골적인 자세리 하겠지만 자기계발서가 갖춰야 할 본연의 자세에 입각한 것이서 나오는 것이기에 난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았다. 


팔리는 공부, 아직 미개척의 분야 등을 이용해 남들이 사려는 공부를 해서 자신에의 취향에 의존적인 공부를 탈피해야 전문성도 기르고 돈도 된다는 것이 저자의 요지다. 팔려고 하지 않는다면 사는 이도 없을 것이며 결국에는 자기 만족적인 학습으로만 남기 때문에 무용해진다는 것이 상당히 설득력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학습의 속성이 갖는 본질도 실제로는 이러한 것 아닐까.


30대에게 인생 전반에 걸친 조언을 해주는 형식이기 때문에 조금 내용이 산만하고 붕 뜨는 느낌이 있었지만 다시 훑어 보니 모두 일리 있고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실용적인 말들이었다. 이 책을 읽고서 본인이 유독 부족하게 느껴진다 싶은 파트는 좀 더 세분화된 서적이나 강좌 혹은 정보수집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테니 좀 범위가 넓다고해도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처세서를 처음 읽는 사람이라면 신선할 수도 있는 내용이 다수겠지만  이런 형식의 책을 다독한 나로서는 몇 가지 부분을 제외하고는 약간 식상한 느낌이 있었다. 많은 공감한 부분이 있다면 독서량이 적다면 다독해서 정보 처리 능력을 올리라는 점과 25권에 1권 정도만 괜찮은 책이더라도 지나간 24권이 가치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시간 관념과 관려해서 조언해주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80세까지 산다고 하더라도 실제 기력이 있는 시기는 65세까지이며  현재 서른이라면 35년이 남은 것이고 잠으로 3분의 1을 사용하고 남은 것은 24년에 일을 하는데 3분에 1을 사용하고 나면 12년의 시간 뿐이 남지 않기 때문에 저는 남은 인생 50년은 큰 착각이라고 단언한다.


우서을 이루든지 자신의 객관저기고 물리적인 상황을 똑바로 인지해야 향후 계획을 세우고 제대로 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게다가 시간이란 것은 누구에게나 공편하지 않던가. 아마도 이 책에서 내가 느낀 화룡점정이 바로 이 남은 시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 부분이 아닌가 한다. 


20대 후반에서 30대의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처세서 자체에 관심이 많거나 하고 있는 일이 지루하고 슬럼프에 빠져서 진도가 좀체 나가지 않는다면 가볍게 읽고 다시 한번 마음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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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왕초보를 위한 눈치코치coach - 서바이벌 in USA, 미주 최대의 한인 커뮤니티 Missy USA의 인기 칼럼니스트가 전하는
송애경 지음 / 두앤비컨텐츠(랜덤하우스코리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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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송애경씨가 Missyusa.com에 2005년부터 칼럼을 쓰면서 영어에 익숙해진 과정담을 책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책을 읽어 보면 알 수 있듯이 필자는 분명 정규교육과정에서 영어를 배운 사람이지만 남편을 따라 건너간 미국에서 겪은 좌충우돌 일상을 통해 단순히 영어 표현과 단어를 많이 아는 것만이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데 해결책이 아님을 절실히 느낀다. 이를 위해서 비용대비 교효율의 영어 학습이란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하는 것이 답이란 것을 깨달았고 직접 체험이 가장 좋겠지만 아쉬운대로 이를 책을 통해서 자신이 얻은 바를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 책은 총3개의 챕터로 되어 있다. 챕터1이 30개 2는 20개 마지막에는 10개의 에피소드로, 총 6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다.


CHAPTER 01 좌충우돌 일상 영어 편

CHAPTER 02 미국 문화 밀착 체험 편
CHAPTER 03 왕초보의 영어 익히기 팁


학습서가 맞기는 하지만 입문서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영어를 좀 안다고 하는 사람들도 항상 헷갈려하는 정보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주목해야만 하는 것들이다. 챕터의 개별 소주제는 한장에서 두장 정도의 분량이다. 매 에피소드마다 지루하지 않게 관련된 이미지가 첨부되어 있다. 더불어 실용만점 영어표현이란 코너와 서바이벌 눈치코치라는 코너를 번갈아 등장시켜 관련된 영어표현을 정리해주고 생활 속의 팁을 전한다.


총 216페이지 분량으로 가벼운 편이고 세로길이도 약간은 작아서 전체적으로 분량면에서 가벼운 책이기에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꺼내 보기 좋다. 편집도 시원하고 서술체도 편안해서 금방 읽고 이해하기 쉽다. 더해서 단순한 정보서가 아니라 지은이가 생활하는 와중에 느낀 어려움과 감동도 함께 녹아 있고 온전히 초보의 눈으로 가감없이 재미있고 솔직하게 책이 쓰인 것도 큰 매력이다. 


한국 어머니의 시선이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양육과 살림 밀착형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그래서 당장 미국에 도착하면 마주치게 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서바이벌형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차를 수리하면서 얼마 걸리는지 묻는 장면이라든지 패스트 푸드를 시켜 먹으며 부속 메뉴를 시키는 어려움 혹은 마켓에서 옷과 음식을 사면서 사이즈와 계랑단위에 당혹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그렇다.  


아이를 데리고 당장 영미권 국가로 출국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보호자나 혹은 영어권 국가에서의 체류 경험이 없는 경우, 영어를 오랜만에 시작하는데 너무 딱딱한 문법책이나 방대한 학습서에 지레 질려버릴까 두려운 사람아리든지 아니면 계속 반복되는 특정 영어 학습 방법에 매너리즘을 느껴서 잠시 쉬고 싶다거나 외국인과 마주치는 것 자체가 진땀나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기본적으로 영어에 대한 지식이 있더라도 당장 출국하면 언어와 문화적 측면에서의 많은 문제와 부딪치게 되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라도 학습서가 아니라 영어학습 관련 엣세이라 생각하고 읽는다면 부담 없고 유익할 것이다. 문화를 통한 언어학습이란 지은이의 의도가 잘 반영된 재미있고 유익한 영어학습 책이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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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따르는 힘 : 팔로워십 - 탁월한 직원의 특별한 능력
심윤섭 지음 / 시간여행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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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모든 성공한 인물 뒤에는 헌신적인 어머니가 있었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여기서 어머니는 만인에 있어 최고의 조력자이다. 존경 받는 인물로서의 자식을 리더라고 본다면 숨은 공로자인 어머니는 팔로워다. 이러한 조력의 관계는 가정 외에도 모든 조직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 책에서는 조력자를 팔로워라 칭하며, 팔로워가 가지는 역량인 팔로워십을 정의하고 있다. 좁게는 리더를 잘 보좌하고 리더가 성공을 이끌도록 최대한 지원 해주는 것을 말한다. 광의로는 질서에의 합의와 권위의 존중 같은 추상적 의미를 포함한다.

요즘은 리더쉽이란 단어 자체가 하나의 큰 잇슈이자 붐이기 때문에 정작 따르는 자에 대한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었던 것 같다. 저자도 이런 점을 간파하여 책의 출간 이유에서 밝히고 있다. 모두가 주인공이라면 정작 주인공은 사라지는 아이러니가 이와 유사한 원리다. 뛰어난 주연 배우 뒤에는 항상 맛깔나는 조연 배우가 있지 않은가. 나아가 팔로워는 언젠가 꼭대기에 오르거나 팔로워이면서 동시에 리더의 자격을 겸하기도 하기 때문에 리더와의 상관관계상 팔로워십을 논하는 의의가 더욱 크다 하겠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챕터 마지막에서는 One Point Lesson이라는 특별란을 두고서 챕터를 마무리하며 정리해주는 코너로 핵심만을 요약해놨다. 모두 읽고 그저 모셔두지 말고 기회가 되면 해당 부분만 펼쳐 봐도 충분히 책의 내용이 떠오를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1장 - 책의 핵심 개념인 팔로워와 팔로워십을 정의한다. 책에서도 서두에 밝히고 있듯이 말단 사원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기간이 대략 대기업에서 20년 중소기업은 19년 공무원은 50년이 걸린다고 한다. 현실 세계에서는 정작 리더 보다는 팔로워의 입장이 되는 것이 훨씬 흔한 일이다. 또한 조직에서 리더가 끼치는 영향은 20퍼센트이며 나머지는 팔로워의 힘으로 메꿔지기 때문에 팔로워십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관해 역설한다. 이어서 독자인 팔로워가 과연 바람직한 상태인지를 점검할 수 있는 작은 목차가 나온다.

2장 -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하는 자리인 팔로워의 위치에서 노력의 최정점인 헌신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남다른 각오를 요구한다. 그렇기에 어떻게 인내하며 미리재향적 관점에서 리더를 따를 수 있는지 요령과 마음가짐을 서술하고 있다.

3장 - 직원의 입장에서는, 도전이란 단어는 벤처 정신에나 어울릴 법하고 소극적으로 따르는 것에서 안전을 도모하며 튀는 것은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자기주도적 면모를 갖추고 나서는 것을 꺼려한다. 여기에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공식을 제시하고 있다.

4장 - 팔로워이기 이전에 개개인으로서 최상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 자기주도습관을 만드는 것, 개인적 역량의 파악 그리고 열린 마음과 실패의 경험, 사소한 것에 정성을 다하는 모습 등을 실천할 것을 강조한다.

5장 - 4장까지가 괜찮은 팔로워의 조건이었다면 5장에서는 탁월함을오 가는 길을 보여주는 데 그것이 바로 제안과 조언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기에 때로는 그 주변의 핵심 참모들이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것들이 실질적인 리더의 향보를 결정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떻게 해야 실력있는 팔로워가 제안의 효과적 전달을 통해 1%의 팔로워가 될 수 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6장 - 역량과 탁월함을 갖춘 팔로워이지만 정작 상사와 궁합이 맞지 않는다면 이것 또한 큰 문제이다. 이를 조율하는 방법을 6장에서 설명한다.

7장 - 상사와 부하 사이에서 팔로워이자 리더인 중첩적 관계에 관해 정리하고 책의 큰 출기인 일에 대한 관점의 변화와 조직과 개인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1장. 출발점 인식 : 나는 어떤 팔로워인가?

2장. 헌신 : 헌신하며 똑똑하게 일하기
3장. 자기 주도성과 열정 : 일의 노예가 아닌 일의 주인 되기
4장. 실력 : 탄탄한 실력으로 더 높이 도약하기
5장. 대안제시 : 대안 있는 반대로 탁월함에 도달하기
6장. 조화 : 리더와 소통하는 환상의 파트너 되기
7장. 당당한 팔로워로 우뚝 서라!


이 책은 팔로워십을 다루는 특성상 다른 리더십 책에서 나오는 위에서 아래로의 수직적 부하직원이나 하급부하를 다루는 지도력이 통솔력에 관한 것이 아니고 따르고자 하는 적극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팔로워에 관한 예제들이 가득하다. 특히나 우리나라 인물인 이순신 이승만 양용은 이병철 그리고 지역으로는 순천도 나온다는 점이 굉장히 신선하다. 외국서적의 예제는 익숙하지 않은 인물이 등장하면 책을 읽는 감동이 아무래도 약간 덜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저자 자신이 기업의 수출입업을 담당했던 팔로워신분의 직원에서 시작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인지 너무 작위적이지 않아서 읽기 편안하다. 그러면서도 강연 전문가 이기 때문에 전문성을 잃지 않았고 책이 전개되는 방식도 강의 듣는 것처럼 시원시원하다. 더불어 시선이 아래에서 위를 향하는 관점이기 때문에 주제에 집중해서 책을 읽기가 한결 수월하다. 같은 내용이더라도 위에서 아래를 쳐다 보는 듯한 책이 있는데 이런 책은 같은 주제더라도 괴리감이 생길 수 밖에 없어서 이런 점에서도 특기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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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생애 가장 젊은 날
이기주 지음 / 청조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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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봉투에서 책을 꺼내 든 순간 하늘을 닮은 표지에서 민트향이 날 것만 같았다. 만져보니 거슬거슬한 헝겊의 촉감. 작은 판형에 147페이지로 여타 책들이 300페이지를 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얇고 가벼운 책이었다. 23가지의 이야기가 나오며 매 사건마다  소박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로 가득차 있었다.


내가 근자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소탈하면서도 동시대적인 느낌이 들면서 일상을 공유하는 듯한 내용이 많았다. 동시대적인 느낌이란 것은 지은이가 기자생활을 했기 때문에 뭐랄까... 오늘 신문 귀퉁이 어디선가 눈으로 훑은 것 같은 이야기가 종종 보여서 그렇게 여긴 것 같다. 한동안 자기계발서와 고전문학을 읽어서 머리가 많이 아팠는데 이 책은 가슴이 좀 따끔하다.


스무가지도 넘는 에피소드 모두 하나같이 훈훈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가슴에 남는 것은 단연 첫번째 '오늘은, 내 생애 가장 젊은 날' 다 읽기도 전에 왜 이책의 타이틀일 수 밖에 없는지를 알 수가 있었다. 은행지점장 일을 하셨던 분이 퇴직금을 자식의 사업 자금으로 잃으신 이후 경비일을 보시게 된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치매를 겪고 있는데 이 분의 말씀이 가슴을 울린다.


이 병으로 자신이 어떻게 살아오셨는지는 기억하지 못할텐지만 대신 눈을 뜨면 오늘은 무엇을 할지 설레임이 오히려 생긴다고 하신 것. 그래서 삶을 비관하지 않고 당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자기 인생의 가장 젊은 날로 여기기로 하신다. 


사실 우리는 매일의 인생에 있어 매순간, 매사건 마다 초보이다. 예를 들어 내 어머니는 내가 30에 닿으면 처음으로 30살짜리 딸을 둔 초보엄마다. 우리는 익숙한 듯이 매일을 살아내지만 사실 한번도 산적이 없는 오늘을 사는 것이다 . 치매가 아니어도 치매인냥 그 사실을 잊는 것이 문제이지만.


노인 분은 수첩을 가지고 다니시면서 잊어서는 안되는 아내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그리고 처음 만나 날 등을 수첩에 적어두셨단다. 누구나 삶에 위기가 오면 흩어진 에너지를 모아서 가장 중요한 것들에 이를 쏟지 않던가. 삶의 가장자리에 서면 인생은 더욱 또렷해진다. 이 글의 주인공도 그러했던 것 같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작년에 썼던 나의 다이어리를 꺼내들었다. 너무 사소해서 조잡스러운 글들도 보였고 친구를 만났던 날, 시험이 있었던 날, 스쳐갔던 감정들까지. 낣은 종이 냄새를 품은 손때 묻은 나의 추억을 더듬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래도 덜 슬픈 것이 나는 아직은 기억할 수 있으니까. 하나라도 더 떠올릴 수 있을 때 좋은 기억을 많이 품고 싶다. 


왜 나는 이토록 젊은데 책을 읽으면서 한껏 삶을 산 노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인가. 지금 보다 어렸을 때는 사소한 것에 연연하고 가슴 졸였는데 얼마간 나이를 먹었다고 조용히 책장을 넘기면 중요한 것이 눈에 들어와서 그런 것 같다. 어쩌면 이 책을 읽어서가 아니라 원래 인생은 아이러니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전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울고 싶으면 한번 읽어라.

눈물이 쏙 들어가진 않더라도

덜 울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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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2 버지니아 울프 전집 18
버지니아 울프 지음, 진명희 옮김 / 솔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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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을 걱정해주는 외숙모 헬렌을 따라서 그들의 휴양지에 함께 머물게 된 그녀가 전도 유망한 세이트 존 허스트와 소설가를 꿈꾸는 27살 테렌스 휴잇 중에서 후자를 선택하며 허스트와는 친구로 남게 된다. 물론 중간에 이블린 머거트로이드라는 청혼을 자주 받는 매력적인 여성이 테렌스에게 맘을 주지만 사랑의 큐피트는 조금 식상한 감이 있어도 레이첼에게 돌아갔다.


작가는 들으면 어떤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 책에서 갈구했던 것은 로맨스였다. 나는 뻔히 그녀가 그런 전개를 펼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알면서도 간간이 삼각관계가 나올 때마다 너무 맥 없이 끝나버려서 오기로 뭔가 그럴싸한 것이 나올 때까지 읽었더니 결국에는 주인공 아가씨 레이첼이 죽어버렸다. 레이첼과 휴잇은 엘리스 플러싱이란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여성의 제안으로 원주민이 사는 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약혼을 기념하기로 하였지만 결국은 여기서 열병을 얻고 만다.

 

이제 막 사랑의 작은 결실인 결혼의 전초전인 약혼을 한 커플에 비극을 안겨준 부차적인 원인은 실력도 없으면서 그저 좋아질 것이라며 약혼자와 헬렌을 안심시킨 로드리게즈 박사였다. 나중에 르사즈 박사가 불려 오지만 때는 늦는다. 표면적으로는 안타까운 상황을 설정하려한 것 같지만 내가 알지 못하는 좀 더 상징적인 의미로서 이런 연출을 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실 출항2에는 번역자의 작품해설서가 덧붙여져 있지만 나는 일부러 아직도 이를 읽지 않았다. 서평 이후에 좀 더 작품을 음미하고 봐야만 될 것 같다. 


페미니즘계에서  일종의 선두주자와도 같은 이미지의 그녀이고 작품에서도 현대여성에게서 그녀가 추구하는 무언가가 있었을텐데 울프는 주인공격인 그녀를 오지에서의 풍토병으로 사라지게 한다는 점에서 나는 너무 허망했다. 죽음을 직접 목도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알려주는 것으로 나오는 것을 보면 레이첼을 죽음에 이르도록 하는 결론이 그녀에게도 쉬운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읽는 내내 남녀 할 것 없이 많은 등장인물이 그녀의 자아의 파편 같다고 느꼈다. 허스트가 변호사와 캐임브릿지 교수라는 직업을 두고 갈등하는 인물인데 반해 테렌스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지닌 사람으로 묘사된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작가친화적이라 생각하는 내게 레이첼이 열병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울프가 레이첼을 열병이 걸려 죽어버리게, 그러니까 낯선 남자의 키스에 몸서리칠 정도로 순수함을 간직한 그녀를 죽여버리고 작가를 꿈꾸는 청년의 소설 소재로서의 그녀가 되도록 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다시 말하면 남겨진 테렌스는 울프의 분신 정도랄까. 그저 나의 생각이지만.


울프의 병명은 정신분열이다. 그래서 그런지 작품에서 보이는 많은 여성들은 일견 그녀가 만나온 여성 중에서 골라진 캐릭터일 수 있겟지만 동시에 그녀의 여러개로 쪼개어진 여성으로서의 자아가 쉼 없이 자기 이야기를 늘어 놓는 것 같다은 분위기를 풍긴다. 작품을 쓰려면 그 사람이 된 것처럼 전지적 시점으로 쓰는 것인데 어찌 보면 그냥 그 사람인 것 같은 것 말이다. 읽는 것도 버거웠는데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무척 고되고 힘든 여정이었을 것이다. 심약하고 여렸다는 그녀가 10년간 12번을 고쳐썼다는 문구가 소설의 내용만큼이나 머릿속에 깊이 남는다.


울프의 다른 작품도 무척 궁금하다. 눈물 훌리면서 매운 음식 찾는 것 처럼 그녀의 작품 하나를 간신히 읽었지만 오히려 다른 작품도 읽고 싶은 욕구가 생기도록 하는 일종의 큰 자극제가 되었다. 특히나 페미니즘과 관련이 큰 [자기만의 방]과 의식의 흐름의 기법이 강조된 [댈러웨이 부인]은 꼭 읽어 보고 싶다.


울프의 연보와 작품해설 및 등장인물 소개까지 부록으로 꼼꼼히 나와있고 전문가들의 감수를 따로 거쳤다고 하니 책 자체도 작가를 떠나서 추천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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