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히트는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말했다 시리즈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마성일 엮음 / 책읽는오두막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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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톨트 브레히트 (Bertolt Brecht)는 독일 극작가로 서사극의 창시자다. 연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지나가는 와중에 한 번쯤 들어봤음 직한 이름일 것이다. 반전 시인이도 했고 반나치 운동을 벌이다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자 덴마크, 미국 등으로 15년간 망명생활을 했다. 수상경력에 평화상이 보이는 이유일 것이다. 나중에 독일 분단 이후에는 동독으로 향한다. 동베를린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의 작품들과 고안한 이론을 실제 무대에 올리기 위해 매진하지만 정착해서 10년도채 지나지 않아 56년 연극을 연습하던 도중에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고 만다.

 

 서사극 [epic theater, 敍事劇]

 

 서사극이란 용어도 낯설지 않을텐데 서사극이 등장하기 이전에 연극들은 아리스토텔레스 연극의 목적과 같았다. 관객들에게 스토리를 전달하는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관객과 연극 인물들간의 감정적 동화와 교류 및 공감을 중요한 요소로 여겼다. 그러니까, 주인공이 울면 나도 울고 그가 웃으면 나도 그냥 웃는 것이다. 관객은 이러한 면에서 무대를 마련한 자가 계산하에 장치한 요소에 따라서 반응해주는 수동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브레히트가 창시한 서사극은 단순히 관객이 감정을 이입하는 것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무대라는 환상에 사로잡히지 않고 비판적이고 냉철한 판단력을 동원해 이성적으로 사고할 것을 원했다. 연극이 관객을 몰입시켜 단순히 감정을 자극해 울고 짜게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로 하여금 한걸음 떨어져서 관찰자적 시점으로 거리를 두고 바라보도록 한다. 결국 이러한 방식은 보는 이들에게 사회적으로 뒤틀려진 부분을 제대로 집어내 파악할 수 있는 눈을 키워준다.

 

 작품을 통해서 확인하면 이해가 빠르겠지만 대충 말해보자면 전통극은 일단 정형성이 있어서 극의 발단이 명확해 일단 불이 꺼지면 무대는 새로운 세계가 되어 진짜인 것마냥 전개되고 관객과 무대는 분리된다. 하지만 서사극은 무대가 허구임을 알리듯이 장치와 조명도 그대로 볼 수 있다. 더불어 배우는 관객들을 향해서 독백하거나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토론도 하며 감정에 치우침을 방지하려 고조되는 순간에 춤과 노래를 넣거나 중간정리를 해주기도 한다. 형식적 면에서도 일막 이막처럼 막을 통해서 구분하여 일정한 틀을 가지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연극같지 않은 연극이란 느낌을 받을텐데, 기존의 전통극들이 연극을 관람하는 동안 현실을 도피하는 기능을 가진 것을 벗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전통극은 주로 유명인물 등장하며 멋진 주인공을 초지일관 멋지고 악당은 죽어도 성품이 변치않고 인물의 개성이 고정적이지만, 서사극의 주인공은 변화할 수 있도록 오픈되어 있다. 이런 낯설음은 관객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이목을 당긴며 새롭게 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가 믿는 것이 사실인지 의구심도 품게 한다.

 

 브레히트는 베를린이란 대도시로 이전하면서 도시 특유의 냉담함과 비인간적인 느낌에 대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고 이를 시로 남긴다. 하지만 내 생각에 그가 글을 쓰며 마냥 감성적으로 흐르지 않고 비판적이고 실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던 것은 과학과 의학을 하다 연극으로 전향한 배경때문이었던 것 같다. 와중에 마르크스 이론을 접하며 이를 예술과 접목시키려 노력한다. 그가 다양한 문학활동을 하면서도 유독 극작가로 불리고 싶어했던 이유는 글로 표현한 바를 가시적으로 부분으로까지 표출시킬 수 있는 수단이 극본이어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한다.

 

 당시 시대상황이 격정적으로 변모하며 비이성적으로 흐르는 것에 대해 대중의 자각을 호소하고 함께 고민할 것을 독려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효과적이고, 다양한 실험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도 그가 열정을 쏟은 이유였을 것이다. 책을 보면 브레히트가 말하길 '두 가지 예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보여주는 예술과 보는 예술'. 또 그는 전쟁세대인데 관련 표현이 인상 깊다. '전쟁을 시작하는 모든 정부는 술주정꾼 같다. 소주 한 잔을 들어 올리며 이게 마지막 잔이라고 말하는' 

 

 개인적으로 브레히를 알게 된 것은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일독 해보겠다고 까불다가 관련 서적에서 언급된 것이 처음이었다. 대개의 경우는 그의 연극 작품을 통해 그의 존재를 접했을 것 같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그 사람이 무슨 말을 남겼는지 귀담아 듣는 것이 가장 쉬운 접근법일 것이다. 더욱이 그는 연극대본과 책을 집필했던 사람이기에 글은 그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확실하고 극명한 도구가 아닐까. 책을 일독하면 그가 풍자와 위트가 넘치는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사랑` `정치` `예술` `자본` `삶의 지혜` `혁명`이라는 총 여섯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책 읽어주는 남자>의 배경도 나치정권 시절이고 세더잘 시리즈의 <안락사>편도 나치가 벌인 'T-4작전'을 설명해주는 부분이 나왔기에 겹치는 부분이 나와서 책을 읽으며 감정적으로 훨씬 미착된 느낌의 독서가 가능했다.

 

책 읽어주는 남자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6812210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안락사>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5948098

 

- 사랑

- 나는 당신을 사랑했다

- 정치
- 영웅이 필요한 나라는 불행하다

- 예술
- 암울한 시대에도 노래를 부를 것인가

- 자본
- 나는 거짓을 파는 시장으로 간다

- 삶의 지혜
- 행복은 인간의 권리다

- 혁명
- 모순은 희망이다

 

 이 책은 자서전이나 회고록과 같은 것이 아니라 그의 저작물에서 편역자가 글을 발췌하고 모아놓은 것이다. 읽어나가면 글의 장단과 관계 없이 모든 행간에서 브레히트의 생각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브레히트에 관심 많은 이거나 그의 작품, 특히 연극을 좋아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길지 않은 시간에 그의 다양한 작품과 사상을 만날 수 있다. 나는 너무 마음에 드는 부분은 포스트 잇으로 붙여두고 입을 달짝이며 소리내 몇 번을 더 음미했다. 짧지만 강렬한 문구가 더욱 그러했었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여자의 아름다움은 그 여자를 너무 비싸게 혹은 싸게 만든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것을 이용할 때 사람들이 느끼는 어떤 것이다. - P43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 말했다.

내가 필요하다고.

 

그래서 나는 조심한다.

걸어가는 길 위를 살피며

빗방울이 나를 죽일까 봐 두려워하면서. - P24

 

우리가 늘 진실을 안다고 하면 

거기서 얼마나 많은 추악함을 보게 될까 - P238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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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국을 보았다 나는 천국을 보았다 1
이븐 알렉산더 지음, 고미라 옮김 / 김영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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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단 두 단어로 요약이 가능한데 임사체험, 신경외과의다. 정리하자면 바로 하버드대 신경외과 의사의 사후세계 체험 이야기. 임사체험에 관한 이야기는 굳이 종교적인 간증에 관한 것이 아니어도 종종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이러한 체험 이야기가 세간에 관심을 끄는 이유는 종교를 초월하여 단연 사후에 우리가 다른 형태로 진정 존재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공통된 궁금증 때문일 것이다. 이미 채 커버에는 독자들의 관심을 집어 삼킨 표식을 달고 있다. 아마존 종합 1위, 뉴욕타임즈 1위, 퍼블리셔스위클리 20주 연속 1위는 물론 유니버설 픽쳐스는 영화화하기로 한 상태다.

 

 다른 어느 동물도 인간처럼 죽음 이후에 세계에 대해 궁금해 하고 죽음의 진정한 의미를 밝히려 노력한 동물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아는 명사로서의 죽음은 죽는 일.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을 이른다.  그러나 실제 인간이 받아들이는 죽음이란 단어의 의미는 고통이나 생명의 단절 그 이상으로서, 그들이 믿는 종교나 신념에 따라서 새로운 세계, 예를 들어 천국이나  발을 내딛는 문이 되거나 먼 세대를 지나 똑같은 세상에 다시 몸을 담게 되는 것 혹은 그 형태는 달리하는 윤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인간이 아닌 동물들은 자기 동료나 가족을 잃어 우울해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은 보여도 그것에 의미를 부여해 사람처럼 사후에 있을 무언가에 대해 궁금해하진 않는다. 가끔 새끼를 잃은 어미가 살아있는 아기처럼 돌보는 모습이 그러하다. 하지만 인간은 이러한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 무한의 호기심이 있었고 21세기의 첨단의 시대에 힉스입자의 발견으로 우주의 비밀에 다가서는 이러한 시점에와서도 영혼이란 것의 정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보 상태다. 특히 죽음 이후의 세계가 있고 현세의 연장이라면 이것은 우리들의 삶의 태도를 완전히 뒤바꿀 수도 있는 혁명적인 일이 될 것이다.

 

 영혼이나 사후세계를 증명하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은 지금까지 다양하게 이뤄져 왔다. 귀신을 쫓겠다고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퇴마의식을 해주는 동서양례도 있고 죽음 직전의 사형수를 대상으로 죽는 순간에 몸무게의 변화를 통해 영혼의 무게를 재보려는 시도를 하기도하며 혼령이 찍혔다는 사진제보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영혼과 이들이 사는 세계의 실체에 접근하려 했지만 아직도 뚜렷하고 결정적인 증거는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무언가 확고하고 절대적인 진실의 것이 나타나 모든 사실을 평정해서 정리하기 전에는 이렇게 산발적인 호기심에의 행동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무신론자나 임사체험에 비해 회의적인 사람들은 이 책의 출간이 그러한 활동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삶의 진정한 의미를 새기기 위해 죽음을 재조명하는 강의와 서적들이 나오고 있고 최근에는 예일대에서 17년 연속 최고 강의를 기록한 명강의 중에 하나는 제목 자체가 DEATH다. 잘사는 것의 마무리는 결국 잘 죽는 것이라는 이야기지만 이 또한 현세에 관한 것이지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탐구를 대상으로 하진 않기에 이 책이 가진 의미는 특별하다.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의사란 직업을 가진 자의 지적탐구란 부분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문제는 직접 체험했다는 것이고 검사상 뇌가 죽어있었다는 객관적 자료 때문이다. 개신교도가 많은 미국에서 유독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다.

 

 시간의 순서대로 총 3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을 읽었다면 더해서 부록도 놓치지 않고 읽는 것이 훨씬 즐거운 독서가 될 것이다. 지금의 부인과 만나는 것에서 시작해, 함께 결혼도 하고 학업을 하며 일하는 과정이 그려지고 이후 생긴 아이들이 장성하기까지를 빠르게 묘사한다. 그리고 어느 날 새벽, 일 나가기 위해 일어났다 점차 극심해지는 통증이 몰려 오는 장면이 나오고 괜찮다 고집을 부리다 증세의 악화로 병원에 실려가지만 뇌사상태에 빠게 된다.

 

 이렇게 알렉산더 박사는 54세 되던 2008년 11월 10일 유아에게 흔한 전염병으로 성인에겐 연간 1000만 명 중에 1명 이하로 발견 된다는 대장균성 뇌막염에 걸려 뇌손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 것이다. 특히 치사율인 40에서 80퍼센트에 이르는데다 병원 도착시 발작과 정신이상 보였으며 이러한 요인은 신경 합병증이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치사율이 90퍼센트에 달하는 것이었다. 특히 6일간의 혼수상태로 봐서는 치사율이 97퍼센트였던 상황. 

 

 사실상 의학적으론 죽음에 달한 상태라 의사들은 치료를 중단하고 모든 생명연장기구의 철수와 함께 생물학적 사망 판정을 내리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7일째 되는 날 기적적으로 의식을 찾고 인공호흡기를 뗀 것이다. 물론 그가 말하는 기억도 다른 체험자들의 그것과 대동소이하다. 그는 육신을 떠난 세계에서 한 번도 본적 없는 누이를 만나게 된다. 총3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내게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볼드체 처리하였다.

 

Prologue. 삶과 죽음에 대해, 우리는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 수 있다

Chapter 1. 통증
Chapter 2. 거대한 물고기처럼 팔딱거리다
Chapter 3. 뇌가 파괴되다니
Chapter 4. 아들 이븐
Chapter 5. 지렁이의 시야로 보는 세계
Chapter 6. 생명을 이어주는 닻
Chapter 7. 회전하는 관문 속으로 들어가다
Chapter 8. 이스라엘 여행
Chapter 9. 중심근원the core을 만나다
Chapter 10. 정말로 중요한 것은
Chapter 11. 나락의 끝
Chapter 12. 거대한 사랑을 보다
Chapter 13.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수요일
Chapter 14. 아주 특별한 임사체험
Chapter 15. 뇌가 그것을 방해한다
Chapter 16. 깊은 우물 속으로 밧줄을 던지는 일
Chapter 17. N of 1
Chapter 18. 망각하기, 기억하기
Chapter 19.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Chapter 20. 천국의 문은 닫히고
Chapter 21. 무지개가 뜨다
Chapter 22. 여섯 사람의 얼굴
Chapter 23. 마지막 밤, 첫 번째 아침
Chapter 24. 7일 만의 귀환
Chapter 25. 아직은 현실로 돌아오지 않은
Chapter 26. 기적을 알리다
Chapter 27. 마침내 집으로
Chapter 28. 초강력 현실
Chapter 29. 수백만 사람들이 고백하는 공통 경험
Chapter 30. 죽은 자들로부터 돌아오다
Chapter 31. 믿는 사람들, 결코 믿지 않는 사람들, 중간의 사람들
Chapter 32. 비로소, 신을 알게 되다
Chapter 33. 의식이라는 수수께끼
Chapter 34. 마지막 딜레마
Chapter 35. 한 장의 사진

감사의 말
부록A_ 스콧 웨이드 의학박사의 진술
부록B_ 신경과학에서 제시하는 가설들
참고문헌
이터니아

 

 이 책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몇가지 자료를 통한 체험수기이자 엣세이지 과학적인 자료를 가지고 도출해내 학계에 발표한 논문이나 보고서가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간접적인 자료 정도는 있지만 직접적이고 물적인 증거는 없는 것이다. 예컨데 진짜 영혼을 촬영했다거나 우리 앞에서 다시 시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저자는 자신의 지식을 동원해 자신의 체험이 단순히 뇌가 만들어낸 망상이 아니었음을 하나씩 반박한다.

 

 무언가 강력한 임팩트를 원했다면 실망했겠지만 기존의 임사체험을 했던 인물들이 대개 철저히 경험 의존적인 진술을 해왔다면 이번의 것은 세계적 뇌의학 권위자의 말하는 이야기이고 객관적인 증거, 모든 엑스레이 사진들, 병원 기록들, 신경검사들, 즉 병원에서 일주일 동안 정밀하게 기록한 모든 자료들을 통해 그의 주장에 힘이 실려있다는 점에서 이를 믿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심적 지지가 될 것이다.

 

 박사는 전형적인 불신자였다. 책의 표현을 빌리면 뇌가 의식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안다고 생각은 하지만 육체를 벗어나 있는 마음 따위가 있다는 허튼 생각들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사람이었다. 실존적이고 과학적 견지를 고수하던 그는 인지가능한 물질만이 현실이고 영혼이나 관념따윈 그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당연히 임사체험이란 것에서 회의적인 입장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체험 이후에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가 전과는 180도 달라졌으며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서술한다.

 

 뇌의 원시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은 여전히 살아있었고 인간의 고유성을 담당하는 부분은 전원이 나가버린 것처럼 꺼진 상태였기에 육신을 떠난 영혼의 존재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판적인 사람의 입장에선 살아 돌아오기까지 했으니 '죽은 것과 같은 상태'였던 것이지 '진짜 죽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반론을 제기할 것 같다. 사실 식물인간 상태에서 10년만에 깨어나 하루 동안 의식을 되찾았던 소방관 도니의 일화는 유명해서 책까지 나와 있는데 세상에 놀라운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시선에서는 그렇게 치부될 수도 있겠다. 

 

 물론 박사는 '뇌사' 상태였으므로 식물인간보다는 심각한 상태였다. 식물인간은 의식은 없지만 수년 수개월 생존 가능한 반면 뇌사의 경우는 호흡과 심장박동을 제외하곤 항상성 조절이 되지 않아 수일 내에 사망하게 되기 때문에 다른 문제다. 뇌사에 빠지면 장기이식에 관한법률에서도 사망자로 보고 있다.

 

식물인간 10년을 깨뜨린 힘, 사랑

 

  저자의 경험이 다른 임사체험자들의 것과 흡사하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그는 나비의 형상을 한 여인을 따라가게 되는데 그녀는 바로 살면서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죽은 친누이였다. 그리고 앞서 간 친지들도 만나게 된다. 사실 박사는는 입양된 자녀로 사랑받으며 자랐음에도 자신과 만나려하지 않는 친부모 때문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산다. 하지만 미지의 그곳에서 그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온몸으로 느끼고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확실한 것은 누구나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이고 글로써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기존의 믿음을 두텁게 하려하거나 새롭게 믿어보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위안인 것은 그가 체험한 그 세계가 상당히 안락하고 평온한 느낌이란 것이다. 종교인들이라면 당연히 읽을 것을 권하고 스스로 회의적인 과학자적인 입장이라든가 비판적인 견지에서 그의 의견을 경청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믿고 싶으면 믿으라 말하고 싶다. 이러한 믿음이 누구도 헤치지 않는다면 이를 통해 좀 더 괜찮은 삶, 만족스런 삶,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천국이 있었으면 좋겠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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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스캔들 - 우리가 알아야 할 핵에 관한 모든 것 지식의 비타민 6
지식활동가그룹21 엮음 / 문화발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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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는 보스턴 테러 때문에 북한의 고조되던 전쟁위협이 전보다는 잠잠해진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도 한반도는 긴장상태다. 특히 5년 뒤면 핵소형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 때문에 그 전에 명분을 만들어서라도 북한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미국이 제압하지 않을까란 이야기도 돌고 있다. 도대체 이런 핵이란 어떠한 원리이고 어떠한 역사를 가지고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가 되었는지를 다룬 책이 바로 <핵무기 스캔들>이다. 핵에 관해 여러곳에서 들을 기회는 많지만 막상  어떻게 사정이 돌아가는지는 모르는 사람들이 기초부터 차근히 알아나갈 수 있도록 배려한 책이다. 

 

 책의 머리말에도 지적하듯이 핵 자체에 관한 과학적 이야기나 다른 나라에 관한 핵 이야기, 혹은 역사서적에서 언급되는 핵은 있지만 우리나라 정세와 관련하여 북한의 핵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은 없었다. 따라서 이 책은 핵무기의 탄생부터 북한핵의 수준과 서울공격이 감행된다면 어떻게 될지 그리고 NPT에 지속적으로 저항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있다.

 

 개인적으로 핵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이번 북한 사건이 때문이 아니라, 일본의 후쿠시마원전사고 때문이었다. 그 사건이 뉴스에 보도될 때만 하더라도 초반에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는데 영상을 직접 접하니 사고 규모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인접한 국가에 사는 입장에서 핵피해를 피하려면 어찌해야하나 혹시 피해를 입는다면 어떠한 후유증이 있는지 알아보느라 그 이후에 핵에 대해 강한 경각심이 생겼었다. 물론 이전에도 환경문제 관련해서 핵실험이나 사고가 위험하다는 것은 학습했지만 후쿠시마 일처럼 피부로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후쿠시마원전사고

원자력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파급력이 대단했는데, 사건 이후에 독일에서는 원전시설을 줄여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로 메르켈 총리가 직접 대화에 나서기도 했으며 핵전쟁만큼 무서운 것이 원전 같은 핵시설이란 것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고리원전과 같이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노후된 부분이나 관리 문제로 속보가 뜨곤 하는데 국민들은 그렇게 대수롭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 체르노빌 사건이 유명한데 당시 계획도시였던 프리피야트가 죽음의 유령도시가 되었고 현재는 광광지로 개발된 것을 보며, 시설의 구조가 달라 일본은 피해가 덜할거란 이야기를 했었음에도 안심할 수는 없었다.

 

 책은 20개의 테마로 263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반 소설책 판형보다 약간 작다. 경고 메시지를 표시하는 경우에 볼 수 있는 노란색을 표지로 써서 핵에 관한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관심 있게 읽은 부분은 볼드체 처리하였다. 실제 책의 권말 부록은 7개다. 핵개발과 원자력 관련 연표 및 북학 핵개발 관련 연표와 남북 군사전력 비교 및 해당 책을 집필하는데 필요했던 참고 자료를 수록하고 있다. 북학에 관한 부분도 그렇지만 일본이 핵을 보유하는 상황이 올지도 관심을 둬야 한다. 

 

물리학자들-핵을 발견하다

맨해튼계획-원자폭탄의 탄생
NPT체제의 한계
핵과 원자력의 기초상식
세계의 핵보유국들 최신정보
이란의 핵개발-미국의 고민
북한의 핵개발-김정은 원맨쇼
핵실험하는 북한 
김일성 김정일의 핵개발 비화 
북한의 화학무기 세균무기
잠재적 핵보유국 일본의 핵무장
가상시나리오-서울이 공격당했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력-은하3호 정밀분석 
북한의 군사력 최신정보
핵무기체계 
핵공격-화학무기-세균무기에서 사는 법
핵 암상인 칸 박사의 꼼수

[권말부록] 
-NPT핵확산금지조약문 전문
-북한 핵과 세계의 핵 관련 연표
-남북한 군사력-대칭전력과 비대칭전력-비교

 

 일본이 핵을 보유못할 이유가 없지 않냐 묻는 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일단 기술 정치 국제관계 비용이란 네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아직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시도한 바 없기에 당장 착수하면 3년여 정도 걸리며, 평화헌법과 원자력 기준법을 개정해야하기에 원활한 착수도 어려울 것이고 더불어 미국은 반대입장을 표명할 것이다. 또한 NPT탈퇴가 선행되면 경제 제재를 각오해야하는데다 일단 개발된 핵을 유지하고 지키려면 병력의 증강과 이를 위한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며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이라 본다. 

 

 가장 관심 있게 봐야 하는 부분은 NPT 조약이다. 아마 핵에 아무리 관심이 없어도 뉴스를 보다보면 핵환산금지조약이란 단어를 들은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조약의 내용은 핵무기 보유국은 핵무기나 기폭장치 또는 그에 대한 관리를 제3국에 양도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비보유국은 핵무기나 기폭장치를 제조하거나 획득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비롯한 안전 조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핵확산금지조약 

[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NPT) , 核擴散禁止條約 ] 

 

 죠약의 내용을 보기만 해도 느껴지겠지만 사실은 불평등한 요소가 상당한 조약이다. 조금 거칠게 말하자면 핵보유국 입장에서 나는 되고 너는 안된다는 것인데 핵활동을 사찰하면 해당 국가의 자주권을 해치고 비핵보유국의 경우는 안전에 대한 보장을 다른 수단을 통해 강구해야하니 문제이다. 나아가 강대국들이 자신들의 국익만 내세우는 이른바, 이중기준이라 불리는 더블스탠다드도 문제다. 미국은 NPT비가입국인 인도와는 손잡았지만 파키스탄은 협력국가 구성에서 제외한 것이 대표적 예다.


 이스라엘도 사실상 핵 보유국이지만 사실상 미국은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고 이스라엘 자체도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파키스탄은 인도와의 전쟁에서 뒷짐만 지고 있던 미국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게되었고 이 때 핵의 아버지라 불리는 칸 박사가 등장하여 이후에는 핵 암시장에 큰 손으로 통하게 된다. 이 암시장에서 북한 이란 리비아로 네트워크가 확산되고 북한에 우라늄 농축을 위한 알루미늄 합금제 원심분리기를 밀수출하기도 했다.  


 핵이 인체에 직접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는 지면상 문제와 책의 성향상 자세히 다루지 않은 것 같다. 일정 범위 내의 피폭 당한 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도 무섭지만 문제는 피해를 입고 살아 남은 사람들의 고통과 후대에 기형아 출산과 질병의 발생수치의 상승, 그리고 환경 문제까지 발생한다는 점이다. 비위가 약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구글에서 피폭피해라고 검색하면 자세한 사진을 볼 수 있다.

 

 방사선량에 따라 급사하기도 하며 일정한 확률의 백혈병, 암으로 인한 사망 등이 일어난다. 그리고 생식세포가 피폭되면 유전장애 등을 몰고 온다. 또한 세포 분열에 필요한 DNA가 파괴되어 분열을 할 수 없게 되므로, 신체 조직의 재생이 불가능해지며 그래서 일정기간 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장조직이 재생이 안되니 설사는 멈추지 않고 피부도 재생이 되지 않아 근육층이 드러나게 된다. 당연히 직접적인 약이 없어 대증치료에 그친다. 

 

 

 핵이 가진 아이러니는 책에 서술된대로 최후의 무기이면서 절대사용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무기이자 동시에 적의 공격력을 억제하는 만병통치약이라 여겨진다는 점이다. 책을 일독하면 핵이란 것이 그 이론만큼이나 국제적으로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에 관한 핵 이야기에 페이지를 다량 할애한 점도 이 책의 특색인데, 한국 현대사를 배울 때 단편적으로만 배웠던 내용을 좀 더 깊이 알 수 있었다. 

 

 관련 영화로는 K-19 위도우메이커가 있으니 책을 읽고 시간이 난다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북한과의 갈등 국면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핵문제이니 만큼 원리와 역사 및 북한의 상황을 제대로 알고 싶어하는 독자가 읽으면 도움 받을 수 있겠다. 현대전에서 대량살상 무기나 전쟁의 위협은 그 존재 이상으로 사람들에게 공포에 의한 심리적 탈진과 히스테리를 불러온다. 미리 알고 이성적으로 미리 마음에 대비를 하는 것이 좋은 방편이라 생각한다.


 K-19 위도우메이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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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집요한 혁신의 역사 - 삼성 혁신의 중심에서 40년, 최전방 CEO 손욱의 생생한 현장 기록
손욱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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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렷히 기억나진 않지만 아마도 기억에는 결혼 정보 업체의 설문조사였던 것 같다. 아니면 구직 사이트나. 삼성 직원의 이미지를 묘사한 것이었는데 굉장히 세련되고 전문적인 도시 남자의 이미지였다. 선명한 푸른 로고가 주는 이미지가 잘 매치되는 느낌이다. 각종 입에 올리기 불편한 사건들로 점철되어 세간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여전히 조사결과 취업준비 남녀들의 선호도 1위이며 얼마 전 2013년도 세계 브랜드 상위 10선에 당당 2위에 랭크된 명색이 글로벌 기업임은 분명하다. 애플이 바로 위에 1위를 차지했고 바로 밑에 구글이 있으니 도표를 보면서 형언하기 어려게 자긍심이나 약간의 불안 같은 묘한 감정이 오른다.  

 

 현대 기업들은 너도나도 덩치를 키워 인지도가 생기기 시작하면 기존에 주력하던 새로운 제품의 홍보에서 나아가 광고나 여타 다양한 수단을 통한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힘쓴다. 더불어 고객들과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해서 함께 커나가기 위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기업운영을 목표로 하게 된다. 종합하면 브랜드를 키우는 것인데 하나의 브랜드의 만들어내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고되고 혹독한 여정이다. 하지만 우리가 만나게 되는 것은 그들이 만들어낸 매출 성과와 포장되고 정제된 이미지다. 기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근본과 자라온 과정을 만나야 그들이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는데 이 책은 직접 현장에서 삼성을 일궈낸 장본인이 출간한 책이다.

 

 지은이 손욱은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 후 평사원으로 삼성에 입사하여 40년 가까이 삼성 혁신의 중심에서 활약한 인물로 엔지니어였지만 고 이병철 회장부터 이건희 회장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비젼을 제시하며 생산, 연구, 기획에서 혁신을 일으켰다. 나는 현장형 인물들이 자신의 경영 철학이나 노하우를 담은 책을 좋아하는데 기존에 서평한 책들 중에 두 권이 비슷한 면이 있다. 첫 번째 서적은 고난과 좌절을 통해 어떻게 기업이 일어서는지를 그리고 있고 두 번째 서적은 경영 실천서에 가까운 일종의 현장용 잠언을 담고 있다. 같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를 누비는 경영 천재들

http://blog.naver.com/lawnrule/120157087692

 

 

 

경영은 전쟁이다 - 고야마 노보루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8253412

 

 총 6개의 파트로 나눠져 있다. 여러 실제 있었던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큰 목차별로 정리해 삼성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커왔고 어떤 이상을 갖고서 성장했는지 밝히는 형식이다. 기존 경영인들이 출판하는 개인적인 역사까지 버무린 회고록적인 성격의 서적이라기 보단 철저히 업무에 관해 정제된 기록적 느낌의 책이다. 엔지니어가 경영인인 경우에 어떤 시각으로 기업을 바라보는지, 또한 어떠한 장점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별히 어려운 느낌 없이 술술 읽힌다. 인상에 남았던 부분은 볼드체 처리하였다.

 

 

추천사

프롤로그. 이건희 회장과 함께한 ‘신경영’, 한국 혁신 경영의 새 역사를 쓰다

Part 1. 리더가 세상을 바꾼다
1.1 역사 속에서 배운 유연한 사고와 리더십
1.2 내가 사소한 일에 목숨 거는 이유
1.3 잘 훈련된 병사만이 위기를 넘는다
1.4 한국 역사상 최초의 글로벌 스탠더드
1.5 박태준 회장의 ‘하향온정’ 리더십

Part 2. 혁신의 조건
2.1 삼성맨으로 인생이 바뀐 오일쇼크
2.2 리더의 결단이 조직의 성패를 가른다
2.3 ‘보자기 근성’ 한국인, 룰과 프로세스를 더하라
2.4 혁신은 근본을 다스리는 데서 출발한다
2.5 제조와 구매도 과학이다
2.6 삼성전자 10년 비전으로 기획통이 되다
2.7 일본, 미국, 한국의 놀라운 혁신 비화

Part 3. 혁신의 방법
3.1 방문판매 도입으로 경쟁사를 따돌리다
3.2 사무 혁신으로 창조 기업으로 거듭나다
3.3 한국 1등 만든 대리점 개혁
3.4 일본 기업에서 배운 신뢰와 품질 혁신
3.5 삼성의 숨은 공신, ‘이 회장의 일본 친구들’
3.6 중국, 그 속에 숨겨진 성장 DNA를 보다

Part 4. 이건희 혁신 스타일
4.1 삼성의 핵심 조직 ‘비서실’의 경쟁력
4.2 신경영 삼성, 200명 임원의 68일 대장정
4.3 삼성 ‘4대 헌법’과 ‘인재 제일’의 가치
4.4 창의는 힘들다, 유지하는 건 더 힘들다
4.5 ‘어디든 쫓아가 배워라’ 초일류화의 시작
4.6 당연한 것은 없다 ‘생각의 틀을 깨라’

Part 5. 글로벌 일류로 가는 길
5.1 일본도 삼성도 쓴맛 본 해외 진출 시행착오
5.2 신경영 철학과 월드 베스트 전략
5.3 이병철 회장의 앞서 간 ‘융합’, 1등 TV 만들다
5.4 ‘앞서 본 위기는 기회’ 삼성SDI의 혁신
5.5 혁신 성공과 ‘대만대첩’의 승리
5.6 ‘타도 소니’ 1년 만에 적자에서 100억 흑자로

Part 6. 위기를 넘는 혁신의 힘
6.1 ‘현재’는 다 바꾸고 ‘미래’를 연구하라
6.2 구조조정의 아픔, ‘후안흑심’도 필요
6.3 삼성종합기술원, ‘가슴 뛰는 목표’를 주다
6.4 세종대왕에게 배운 한국형 리더십
6.5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즐기며 일하게 하라
6.6 소통이 곧 결과다 ‘와글와글 미팅’
6.7 일본 기업 몰락의 이유, 리더십과 변화의 부재
6.8 사람을 바꾸는 리더십, 삼성인력개발원장 시절

에필로그. 한류4.0을 위한 혁신 ‘행복나눔125’ 운동

 

 굉장히 젊잖고 규격화된 도시적 이미지가 삼성인데 책을 들여다 보면 여느 한국의 기업들처럼 굉장히 억척스럽고 근성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좋지 않은 사건들도 적지 않았고 다른 부분에 있어 요행이 백프로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확실히 책의 내용대로라면 이유 없는 성공은 아니었고 여러면에서 본받을만하며 배울 점이 많았다. 특히 프로세스를 바꿔야 일류가 된다는 부분은 백 번 공감하는 바이다. 일전에 서평한 <초역 손자병법>에서도 지적한 대로 비슷한 선의 능력을 가진 개인들이 모인 조직에서는 좋은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좋은 결과를 창출하는데 핵심적인 요건이다.

 

 

초역 손자병법 - 허성준

http://blog.naver.com/lawnrule/120165178514

 

 

 컨설턴트가 공을 열명이서 가장 빨리 처음사람부터 끝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을 미션으로 준 사안에서 여러가지 답안이 나왔지만 가장 모범적인 경우는 열명이 한꺼번에 손을 구부려 수직터널을 만들고 그 속으로 공을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95프로가 아니라 5프로만이 복잡한 일을 수행하고 나머지를 컴퓨터가 일임하도록 두는 것이 효과적인데 당시 삼성은 95프로가 그런 일을 맡고 있어 비효율적이란 지적을 했던 것이다. 인재를 모아놔도 허투로 쓰면 그만한 낭비가 없다. 인재 경영은 좋은 환경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다. 

 

 나는 가전에 있어서는 A/S문제 때문에 철저하게 메이저 기업들 중에서 고르고 대개의 경우 삼성과 LG 두 제품 중에서 고르게 되는 것 같다. 우리 가족이 구매한  TV는 LG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몇 해 전 3D TV를 구매할 당시 네눈박이인 내 눈에도 LG의 제품이 더 질적으로 좋았다. 어떤 기업의 역성을 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선입견인지 몰라도 일단 백색가전은 LG라는 느낌이 있을 만큼 우수한 기술력에 비해 조금 아쉬운 느낌이이서 좀 더 분발해서 삼성 같은 세계적으로 입지적인 브랜드가 되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그런데 얼마 전 글로벌 브랜드란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게 삼성이 LG 제품을 갂아 내리는 듯한 비방조의 광고는 적잖이 실망이었다. 세계적인 명성의 토요타가 15위로 내려선 것과 소니의 흥망성쇠를 보면 삼성도 이제 막 시작했다는 생각으로 책에서 보인 열정으로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런 마이너스적인 광고가 아니라 질 좋은 제품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꾸준히 증명했으면 한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푸른 마크가 상품의 질에 척도이고 한국에서 출발한 기업의 것이라면 개인적으로 무척 기쁠 것이다.

 

삼성-LG, 냉장고 용량 공방 ‘핵심 쟁점은?’

 

 일본은 지리적으로 문화적으로도 가까운 나라이며 우리 기업의 롤모델이기도 하기에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고인물은 섞기 마련이며 서양도 예외가 아니어서 일전에 서평한 <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를 보면 과거 자동차 산업의 메카였던 디트로이트가 몰락한 것이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산업이 번성하여 굉장한 부를 누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비대한 관료조직으로 변하였고 변화에 대한 노력과 미래에 대한 대비 없이 과거를 답습하다 그대로 침몰하고 말았다.

 

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 - 리드 호프먼, 벤 캐스노차 http://blog.naver.com/lawnrule/120165456946

 

 삼성은 '창조, 혁신'을 내세우지만 실제 이쪽 계통에서 일하는 외국인 친구는 신랄하게 그와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기술 계통이 내 본업이 아니라 반박하기 어려웠는데 이러한 잡음을 없애려면 독보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 방심말고 절치부심 해야 할 것이다. 더해서 조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기존의 삼성 직원이나 삼성에 입사를 원하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물론 우리나라에 명실공히 실적면에서 최고기업이니 구체적인 과정에서 어떠한 시행착오와 교정을 거쳐 지금의 삼성이 되었는지 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두는 것을 권한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참고>

 

 

 

<세계 브랜드가치 상위 10>

순위

브랜드명

가치

순위

브랜드명

가치

1

애플

98758

6

IBM

42669

2

삼성

66481

7

GE

42036

3

구글

58971

8

아마존

41614

4

마이크로소프트

51509

9

코카콜라

38692

5

월마트

47853

10

Verizon

34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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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세계사 - 제멋대로 조작된 역사의 숨겨진 진실
엠마 메리어트 지음, 윤덕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 모두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 이를테면 부모님이나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이고 같이 동거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도 한 몸이 아닌이상 그들이 겪고 만들어나가는 이야기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객관적으로 논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개인적인 이야기도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고 왜곡되는데 타인의 시선으로 재구성되는 기억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입을 타고 퍼져나간 이야기가 강하게 뿌리박히면 사람들은 그것이 진실이라 믿어버린다. 

 

 아니면 강력하게 각인된 이미지가 있고 그것과 배치되거나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가 등장하면 좀처럼 진실을 접하고도 좀처럼 믿거나 지워내기 어렵다. 내 경우엔 얼마전에 기사에서 접한 셰익스피어가 그러했는데, 영국의 대문호라는 칭호가 붙은 시인 겸 극작가다. 그는 작품에서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의 창작물들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들에 많은 영향을 미칠 정도이며 호불호를 떠나서 아마 모르는 사람 거의 없을 듯한 인물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기근이 만연한 시대에 무자비하게 곡물로 고리대금업을 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그와는 동떨어진 이야기만 같다. 기사에 따르면 해당 연구가는 그동안 비평가들과 학자들이 셰익스피어가 돈 때문에 그런 일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의도적으로 간과한 것이라고 평하고 있었다. 당사자가 거짓말을 하거나 꾸며내지 않더라고 얼마든지 상황이나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같은 인물을 다르게 묘사하고 흉을 감춰서 자신들이 유리하도로 품위를 유지시키며 대중의 선입견을 이용하고 동시에 감정적 안정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사재기 일삼은 무자비한 곡물상에 관한 기사.

출처

 

 당시에 굶주리던 무명의 사람들은 힘이 없지만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남아서 그의 이름에 죽은 이후에도 영향력을 미쳐 그의 명성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힘을 쓴 결과니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란 말이 과장은 아니다. 저자에 대해 자세한 정보는 없지만 미국인으로 보이며 31가지 이야기는 모두 서구에 관한 역사적 사실이다.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볼드체 처리하였다.

 

머리말 4 


서부 개척시대는 무법천지였다? 11
헨리 5세가 영국 최고의 왕이다? 19
미국은 왕국이 될 뻔 했다? 25
비스마르크는 극우 전쟁광이었다? 30
러시아 혁명 당일의 실상은? 36
콜럼버스가 매독을 퍼뜨렸다? 41
아우슈비츠가 최대의 유대인 학살장? 47
무솔리니가 기차 정시운행제도를 만들었다? 55
무적함대 격퇴로 영국이 세계를 제패했다? 59
남극 탐험 대장 스콧은 영웅이었을까? 65
단두대가 길로틴 박사의 발명품이다? 73
철가면은 루이 14세의 동생이다? 79
호주는 영국 죄수들이 세운 나라다? 86
뉴딜정책으로 대공황을 극복했다? 95
링컨의 목표는 노예해방이 아니었다? 101
1차 대전 때 미국은 전리품만 챙겼다? 109
중국 대기근은 대약진운동 후유증? 116
여성 참정권은 여성 운동의 결과? 123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했다? 130
세실 로즈는 영웅인가 악당인가? 135
미국이 진주만 공격을 유도했다? 142
영국 왕 조지 3세가 미친 이유는? 148
영국은 한때 로마제국 영토였다? 154
가톨릭교회가 갈릴레오를 고문했다? 162
피의 메리는 기독교를 박해했다? 169
성 패트릭은 아일랜드 출신이다? 175
검투사는 죽을 때까지 싸웠다? 181
페탕 원수가 유태인 구출에 앞장섰다? 188
추수감사절의 유래는 사실일까? 195
올리버 크롬웰은 평민 출신이다? 203
1945년 베트남 해방의 주역이 미군? 209

역자 후기 215

 

 사람들이 유대인 학살을 떠올리면 자동적으로 아우슈비츠를 이야기하지만 시살상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유대인의 3/4 정도가 이미 처형됐을 당시에 설립된 시설이며 대상은 폴란드와 구소련계 유대인들이었다. 따라서 대개의 학살당한 유대인들은 강제 수용소는 구경도 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정작 가장 잔혹한 도살의 현장은 독일 점령 지역에 퍼져있던 집단 학살 수용소였으며 수백 만 명이 죽임을 당한다. 아우슈비츠는 강제 수용소였지 학살 수용소는 아니였던 것이다.

 

 우리에게 비교적 친숙한 용어인 길로틴의 단두대도 길로틴의 발명품이 아니란 것이 흥미롭다. 단두대인 길로틴은 프랑스의 외과 의사이자 국민공회 의원이었던 조셉 길로틴 박사가 처음 발명한 것이라 알려졌지만 기록에 따르면 수백 년 전부터 비슷한 처형방식이 존재했었다. 다만 그는 1789년 국민의회에서 사형 집행에 단두대 사용을 제안하였고 프랑스에서 공식적인 사형집행 도구로 쓰인 것 뿐이다. 특히 제안이유가 인상적인 것이 그동안에 화형이나 교수형 등이 죄수에게 너무나 잔혹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마지막엔 스스로의 발명품에 참수당했단 이야기도 모두 허구였다. 그는 86세까지 장수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제대로된 진실을 알려준다. 모든 챕터가 잘못된 역사해석의 부당성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며 오해가 있다면 바로 잡아보자는 취지의 것들도 있었다. 있었던 사실임에도 끊임 없이 후대에 재구성돼 마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다룰 수 있다는 점이 역사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링컨이란 영화가 나와서 그런지 노예해방 부분도 덕분에 즐겁게 봤다.

 

 평소에 역사적 사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나, 역사가 어렵게 느껴져 흥미를 돋우려는 사람, 혹은 역사수업에 동기부여가 안되는 청소년에게 역사를 제대로 배워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는데 책이 될 것이다. 중간에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와 지도와 각종 관련 시각자료가 있어서 내용을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책의 수준은 역사에 해박하지 못한 내가 읽어도 부담 없이 친절한 편이이고 어렵지 않기 때문에 중고등학생부터 읽어도 좋을 것이다. 책의 서문에 나온 이 책의 모토 느낌의 역사평론가의 글을 더하며 마친다.   

 

 

  "역사란 당시 그곳에 없었던 사람들이 말하는, 일어나지 않았던 사건들에 대한 거짓말 모음" - 미국 역사평론가 조지 산타야나도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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