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집요한 혁신의 역사 - 삼성 혁신의 중심에서 40년, 최전방 CEO 손욱의 생생한 현장 기록
손욱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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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렷히 기억나진 않지만 아마도 기억에는 결혼 정보 업체의 설문조사였던 것 같다. 아니면 구직 사이트나. 삼성 직원의 이미지를 묘사한 것이었는데 굉장히 세련되고 전문적인 도시 남자의 이미지였다. 선명한 푸른 로고가 주는 이미지가 잘 매치되는 느낌이다. 각종 입에 올리기 불편한 사건들로 점철되어 세간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여전히 조사결과 취업준비 남녀들의 선호도 1위이며 얼마 전 2013년도 세계 브랜드 상위 10선에 당당 2위에 랭크된 명색이 글로벌 기업임은 분명하다. 애플이 바로 위에 1위를 차지했고 바로 밑에 구글이 있으니 도표를 보면서 형언하기 어려게 자긍심이나 약간의 불안 같은 묘한 감정이 오른다.  

 

 현대 기업들은 너도나도 덩치를 키워 인지도가 생기기 시작하면 기존에 주력하던 새로운 제품의 홍보에서 나아가 광고나 여타 다양한 수단을 통한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힘쓴다. 더불어 고객들과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공유해서 함께 커나가기 위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기업운영을 목표로 하게 된다. 종합하면 브랜드를 키우는 것인데 하나의 브랜드의 만들어내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고되고 혹독한 여정이다. 하지만 우리가 만나게 되는 것은 그들이 만들어낸 매출 성과와 포장되고 정제된 이미지다. 기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근본과 자라온 과정을 만나야 그들이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는데 이 책은 직접 현장에서 삼성을 일궈낸 장본인이 출간한 책이다.

 

 지은이 손욱은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 후 평사원으로 삼성에 입사하여 40년 가까이 삼성 혁신의 중심에서 활약한 인물로 엔지니어였지만 고 이병철 회장부터 이건희 회장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비젼을 제시하며 생산, 연구, 기획에서 혁신을 일으켰다. 나는 현장형 인물들이 자신의 경영 철학이나 노하우를 담은 책을 좋아하는데 기존에 서평한 책들 중에 두 권이 비슷한 면이 있다. 첫 번째 서적은 고난과 좌절을 통해 어떻게 기업이 일어서는지를 그리고 있고 두 번째 서적은 경영 실천서에 가까운 일종의 현장용 잠언을 담고 있다. 같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를 누비는 경영 천재들

http://blog.naver.com/lawnrule/120157087692

 

 

 

경영은 전쟁이다 - 고야마 노보루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8253412

 

 총 6개의 파트로 나눠져 있다. 여러 실제 있었던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큰 목차별로 정리해 삼성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커왔고 어떤 이상을 갖고서 성장했는지 밝히는 형식이다. 기존 경영인들이 출판하는 개인적인 역사까지 버무린 회고록적인 성격의 서적이라기 보단 철저히 업무에 관해 정제된 기록적 느낌의 책이다. 엔지니어가 경영인인 경우에 어떤 시각으로 기업을 바라보는지, 또한 어떠한 장점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별히 어려운 느낌 없이 술술 읽힌다. 인상에 남았던 부분은 볼드체 처리하였다.

 

 

추천사

프롤로그. 이건희 회장과 함께한 ‘신경영’, 한국 혁신 경영의 새 역사를 쓰다

Part 1. 리더가 세상을 바꾼다
1.1 역사 속에서 배운 유연한 사고와 리더십
1.2 내가 사소한 일에 목숨 거는 이유
1.3 잘 훈련된 병사만이 위기를 넘는다
1.4 한국 역사상 최초의 글로벌 스탠더드
1.5 박태준 회장의 ‘하향온정’ 리더십

Part 2. 혁신의 조건
2.1 삼성맨으로 인생이 바뀐 오일쇼크
2.2 리더의 결단이 조직의 성패를 가른다
2.3 ‘보자기 근성’ 한국인, 룰과 프로세스를 더하라
2.4 혁신은 근본을 다스리는 데서 출발한다
2.5 제조와 구매도 과학이다
2.6 삼성전자 10년 비전으로 기획통이 되다
2.7 일본, 미국, 한국의 놀라운 혁신 비화

Part 3. 혁신의 방법
3.1 방문판매 도입으로 경쟁사를 따돌리다
3.2 사무 혁신으로 창조 기업으로 거듭나다
3.3 한국 1등 만든 대리점 개혁
3.4 일본 기업에서 배운 신뢰와 품질 혁신
3.5 삼성의 숨은 공신, ‘이 회장의 일본 친구들’
3.6 중국, 그 속에 숨겨진 성장 DNA를 보다

Part 4. 이건희 혁신 스타일
4.1 삼성의 핵심 조직 ‘비서실’의 경쟁력
4.2 신경영 삼성, 200명 임원의 68일 대장정
4.3 삼성 ‘4대 헌법’과 ‘인재 제일’의 가치
4.4 창의는 힘들다, 유지하는 건 더 힘들다
4.5 ‘어디든 쫓아가 배워라’ 초일류화의 시작
4.6 당연한 것은 없다 ‘생각의 틀을 깨라’

Part 5. 글로벌 일류로 가는 길
5.1 일본도 삼성도 쓴맛 본 해외 진출 시행착오
5.2 신경영 철학과 월드 베스트 전략
5.3 이병철 회장의 앞서 간 ‘융합’, 1등 TV 만들다
5.4 ‘앞서 본 위기는 기회’ 삼성SDI의 혁신
5.5 혁신 성공과 ‘대만대첩’의 승리
5.6 ‘타도 소니’ 1년 만에 적자에서 100억 흑자로

Part 6. 위기를 넘는 혁신의 힘
6.1 ‘현재’는 다 바꾸고 ‘미래’를 연구하라
6.2 구조조정의 아픔, ‘후안흑심’도 필요
6.3 삼성종합기술원, ‘가슴 뛰는 목표’를 주다
6.4 세종대왕에게 배운 한국형 리더십
6.5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즐기며 일하게 하라
6.6 소통이 곧 결과다 ‘와글와글 미팅’
6.7 일본 기업 몰락의 이유, 리더십과 변화의 부재
6.8 사람을 바꾸는 리더십, 삼성인력개발원장 시절

에필로그. 한류4.0을 위한 혁신 ‘행복나눔125’ 운동

 

 굉장히 젊잖고 규격화된 도시적 이미지가 삼성인데 책을 들여다 보면 여느 한국의 기업들처럼 굉장히 억척스럽고 근성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좋지 않은 사건들도 적지 않았고 다른 부분에 있어 요행이 백프로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확실히 책의 내용대로라면 이유 없는 성공은 아니었고 여러면에서 본받을만하며 배울 점이 많았다. 특히 프로세스를 바꿔야 일류가 된다는 부분은 백 번 공감하는 바이다. 일전에 서평한 <초역 손자병법>에서도 지적한 대로 비슷한 선의 능력을 가진 개인들이 모인 조직에서는 좋은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좋은 결과를 창출하는데 핵심적인 요건이다.

 

 

초역 손자병법 - 허성준

http://blog.naver.com/lawnrule/120165178514

 

 

 컨설턴트가 공을 열명이서 가장 빨리 처음사람부터 끝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을 미션으로 준 사안에서 여러가지 답안이 나왔지만 가장 모범적인 경우는 열명이 한꺼번에 손을 구부려 수직터널을 만들고 그 속으로 공을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95프로가 아니라 5프로만이 복잡한 일을 수행하고 나머지를 컴퓨터가 일임하도록 두는 것이 효과적인데 당시 삼성은 95프로가 그런 일을 맡고 있어 비효율적이란 지적을 했던 것이다. 인재를 모아놔도 허투로 쓰면 그만한 낭비가 없다. 인재 경영은 좋은 환경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다. 

 

 나는 가전에 있어서는 A/S문제 때문에 철저하게 메이저 기업들 중에서 고르고 대개의 경우 삼성과 LG 두 제품 중에서 고르게 되는 것 같다. 우리 가족이 구매한  TV는 LG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몇 해 전 3D TV를 구매할 당시 네눈박이인 내 눈에도 LG의 제품이 더 질적으로 좋았다. 어떤 기업의 역성을 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선입견인지 몰라도 일단 백색가전은 LG라는 느낌이 있을 만큼 우수한 기술력에 비해 조금 아쉬운 느낌이이서 좀 더 분발해서 삼성 같은 세계적으로 입지적인 브랜드가 되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그런데 얼마 전 글로벌 브랜드란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게 삼성이 LG 제품을 갂아 내리는 듯한 비방조의 광고는 적잖이 실망이었다. 세계적인 명성의 토요타가 15위로 내려선 것과 소니의 흥망성쇠를 보면 삼성도 이제 막 시작했다는 생각으로 책에서 보인 열정으로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런 마이너스적인 광고가 아니라 질 좋은 제품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꾸준히 증명했으면 한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푸른 마크가 상품의 질에 척도이고 한국에서 출발한 기업의 것이라면 개인적으로 무척 기쁠 것이다.

 

삼성-LG, 냉장고 용량 공방 ‘핵심 쟁점은?’

 

 일본은 지리적으로 문화적으로도 가까운 나라이며 우리 기업의 롤모델이기도 하기에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고인물은 섞기 마련이며 서양도 예외가 아니어서 일전에 서평한 <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를 보면 과거 자동차 산업의 메카였던 디트로이트가 몰락한 것이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산업이 번성하여 굉장한 부를 누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비대한 관료조직으로 변하였고 변화에 대한 노력과 미래에 대한 대비 없이 과거를 답습하다 그대로 침몰하고 말았다.

 

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 - 리드 호프먼, 벤 캐스노차 http://blog.naver.com/lawnrule/120165456946

 

 삼성은 '창조, 혁신'을 내세우지만 실제 이쪽 계통에서 일하는 외국인 친구는 신랄하게 그와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기술 계통이 내 본업이 아니라 반박하기 어려웠는데 이러한 잡음을 없애려면 독보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 방심말고 절치부심 해야 할 것이다. 더해서 조금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기존의 삼성 직원이나 삼성에 입사를 원하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물론 우리나라에 명실공히 실적면에서 최고기업이니 구체적인 과정에서 어떠한 시행착오와 교정을 거쳐 지금의 삼성이 되었는지 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두는 것을 권한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참고>

 

 

 

<세계 브랜드가치 상위 10>

순위

브랜드명

가치

순위

브랜드명

가치

1

애플

98758

6

IBM

42669

2

삼성

66481

7

GE

42036

3

구글

58971

8

아마존

41614

4

마이크로소프트

51509

9

코카콜라

38692

5

월마트

47853

10

Verizon

34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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