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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톨트 브레히트 (Bertolt Brecht)는 독일 극작가로 서사극의 창시자다. 연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지나가는 와중에 한 번쯤 들어봤음 직한 이름일 것이다. 반전 시인이도 했고 반나치 운동을 벌이다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자 덴마크, 미국 등으로 15년간 망명생활을 했다. 수상경력에 평화상이 보이는 이유일 것이다. 나중에 독일 분단 이후에는 동독으로 향한다. 동베를린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의 작품들과 고안한 이론을 실제 무대에 올리기 위해 매진하지만 정착해서 10년도채 지나지 않아 56년 연극을 연습하던 도중에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고 만다.
서사극 [epic theater, 敍事劇]
서사극이란 용어도 낯설지 않을텐데 서사극이 등장하기 이전에 연극들은 아리스토텔레스 연극의 목적과 같았다. 관객들에게 스토리를 전달하는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관객과 연극 인물들간의 감정적 동화와 교류 및 공감을 중요한 요소로 여겼다. 그러니까, 주인공이 울면 나도 울고 그가 웃으면 나도 그냥 웃는 것이다. 관객은 이러한 면에서 무대를 마련한 자가 계산하에 장치한 요소에 따라서 반응해주는 수동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브레히트가 창시한 서사극은 단순히 관객이 감정을 이입하는 것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무대라는 환상에 사로잡히지 않고 비판적이고 냉철한 판단력을 동원해 이성적으로 사고할 것을 원했다. 연극이 관객을 몰입시켜 단순히 감정을 자극해 울고 짜게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로 하여금 한걸음 떨어져서 관찰자적 시점으로 거리를 두고 바라보도록 한다. 결국 이러한 방식은 보는 이들에게 사회적으로 뒤틀려진 부분을 제대로 집어내 파악할 수 있는 눈을 키워준다.
작품을 통해서 확인하면 이해가 빠르겠지만 대충 말해보자면 전통극은 일단 정형성이 있어서 극의 발단이 명확해 일단 불이 꺼지면 무대는 새로운 세계가 되어 진짜인 것마냥 전개되고 관객과 무대는 분리된다. 하지만 서사극은 무대가 허구임을 알리듯이 장치와 조명도 그대로 볼 수 있다. 더불어 배우는 관객들을 향해서 독백하거나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토론도 하며 감정에 치우침을 방지하려 고조되는 순간에 춤과 노래를 넣거나 중간정리를 해주기도 한다. 형식적 면에서도 일막 이막처럼 막을 통해서 구분하여 일정한 틀을 가지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연극같지 않은 연극이란 느낌을 받을텐데, 기존의 전통극들이 연극을 관람하는 동안 현실을 도피하는 기능을 가진 것을 벗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전통극은 주로 유명인물 등장하며 멋진 주인공을 초지일관 멋지고 악당은 죽어도 성품이 변치않고 인물의 개성이 고정적이지만, 서사극의 주인공은 변화할 수 있도록 오픈되어 있다. 이런 낯설음은 관객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이목을 당긴며 새롭게 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가 믿는 것이 사실인지 의구심도 품게 한다.
브레히트는 베를린이란 대도시로 이전하면서 도시 특유의 냉담함과 비인간적인 느낌에 대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고 이를 시로 남긴다. 하지만 내 생각에 그가 글을 쓰며 마냥 감성적으로 흐르지 않고 비판적이고 실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던 것은 과학과 의학을 하다 연극으로 전향한 배경때문이었던 것 같다. 와중에 마르크스 이론을 접하며 이를 예술과 접목시키려 노력한다. 그가 다양한 문학활동을 하면서도 유독 극작가로 불리고 싶어했던 이유는 글로 표현한 바를 가시적으로 부분으로까지 표출시킬 수 있는 수단이 극본이어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한다.
당시 시대상황이 격정적으로 변모하며 비이성적으로 흐르는 것에 대해 대중의 자각을 호소하고 함께 고민할 것을 독려하기 위한 방편으로도 효과적이고, 다양한 실험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도 그가 열정을 쏟은 이유였을 것이다. 책을 보면 브레히트가 말하길 '두 가지 예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보여주는 예술과 보는 예술'. 또 그는 전쟁세대인데 관련 표현이 인상 깊다. '전쟁을 시작하는 모든 정부는 술주정꾼 같다. 소주 한 잔을 들어 올리며 이게 마지막 잔이라고 말하는'
개인적으로 브레히를 알게 된 것은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일독 해보겠다고 까불다가 관련 서적에서 언급된 것이 처음이었다. 대개의 경우는 그의 연극 작품을 통해 그의 존재를 접했을 것 같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그 사람이 무슨 말을 남겼는지 귀담아 듣는 것이 가장 쉬운 접근법일 것이다. 더욱이 그는 연극대본과 책을 집필했던 사람이기에 글은 그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확실하고 극명한 도구가 아닐까. 책을 일독하면 그가 풍자와 위트가 넘치는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사랑` `정치` `예술` `자본` `삶의 지혜` `혁명`이라는 총 여섯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책 읽어주는 남자>의 배경도 나치정권 시절이고 세더잘 시리즈의 <안락사>편도 나치가 벌인 'T-4작전'을 설명해주는 부분이 나왔기에 겹치는 부분이 나와서 책을 읽으며 감정적으로 훨씬 미착된 느낌의 독서가 가능했다.
책 읽어주는 남자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6812210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안락사>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5948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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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 나는 당신을 사랑했다
- 정치 - 영웅이 필요한 나라는 불행하다
- 예술 - 암울한 시대에도 노래를 부를 것인가
- 자본 - 나는 거짓을 파는 시장으로 간다
- 삶의 지혜 - 행복은 인간의 권리다
- 혁명 - 모순은 희망이다 |
이 책은 자서전이나 회고록과 같은 것이 아니라 그의 저작물에서 편역자가 글을 발췌하고 모아놓은 것이다. 읽어나가면 글의 장단과 관계 없이 모든 행간에서 브레히트의 생각과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브레히트에 관심 많은 이거나 그의 작품, 특히 연극을 좋아한다면 일독을 권한다. 길지 않은 시간에 그의 다양한 작품과 사상을 만날 수 있다. 나는 너무 마음에 드는 부분은 포스트 잇으로 붙여두고 입을 달짝이며 소리내 몇 번을 더 음미했다. 짧지만 강렬한 문구가 더욱 그러했었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여자의 아름다움은 그 여자를 너무 비싸게 혹은 싸게 만든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것을 이용할 때 사람들이 느끼는 어떤 것이다. - P43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 말했다.
내가 필요하다고.
그래서 나는 조심한다.
걸어가는 길 위를 살피며
빗방울이 나를 죽일까 봐 두려워하면서. - P24
우리가 늘 진실을 안다고 하면
거기서 얼마나 많은 추악함을 보게 될까 - P238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