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지은이 알렉상드르 졸리앙은 75년 스위스의 사비에스에서 탯줄이 목에 감긴 채 태어난 바람에 후유증으로 뇌성마비를 얻는다. 이후 3세 때부터 17년을 장애인 요양시설에서 생활했는데, 여기서 자신처럼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사람들의 통념과는 다르게 이들이 더없이 충만한 즐거움을 누리는 것을 목격한다.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학업을 이어나가 철학과 예술학을 전공했으며 몽티옹 문학철학상까지 수상한다. 다른 평범한 비장애인들처럼 2004년에는 지금의 아내를 얻었고 슬하에 아이도 셋을 두었다. 

 

 번역본이라 원문이 어떠한 분위기일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옮긴이의 실력을 충분히 신뢰한다는 가정하에 문체는 진솔하고 소박하다. 작은 소극장이나 소규모 강단에서 혹은 커다란 원형식탁에 앉아 사람들을 앉혀놓고 작가가 개인적인 생각들을 들려주는 분위기를 상상하면 비슷할 것 같다. 부드럽고 섬세한 느낌이라기 보다는 거칠지는 않지만 남성적이고 약간 단단한 느낌이다. 책에서 소개한대로 적어도 결핍과 동거하는 법을 터특하기 위한 기본 자세 정도인. 

 

 불혹에 접어든 사나이가 자신의 삶에서 얻은 깨달음과 지혜를 모아 책에 풀어놓는다. 기독교를 믿는데도 불구하고 불교적인 수양방식을 행하는 점이 특이하고 이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하는 것이 눈에 띈다. 내가 철학 전문가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느낀 서구철학은 진리추구와 발견을 위해 무언가 모으고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쌓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면 동양철학은 조화와 비움, 그리고 내려 놓음과 자비 같은 여백과 여유를 두려는 성향 때문에 사람들을 힐링하는 서적을 집필하는 작가들에게 큰 관심을 받아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저자의 생을 보면 육체적으로 장애를 가졌다는 점 특히 전신이 불편하다는 점에서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오체 불만족>이 떠오른다. 하지만 책의 구체적인 스타일은 다른데 오토다케가 자신의 지나온 일상들을 위트 있게 그려내며 스스로를 초개성적 스타일이라 칭하는 유쾌한 자서전이라면 졸리앙의 책은 개인적인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긴 하지만 그의 전공인 철학을 일상에 접목한 잔잔한 느낌의 생활밀접형 철학서적으로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물론 모두 희망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지지하고자 하는 점에서는 대동소이하다. 우리나라에 <지선아, 사랑해>의 저자 이지선씨의 책도 비슷하다.


 사람은 분명 매순간 변하고 좋지 않은 방향일 때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모두 각자가 머릿속에 새긴 기준 때문에 셀 수 없이 많은 감정에 휩싸이고 번뇌한다. 이것은 무언가 되어야 한다는 욕구에 사로잡혀 그것이 불일치 하는데서오는 부정적 감정 때문인 경우가 다수고 이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게 한다. 저자는 그래서 티베트 불교의 가르침을 인용해 우리 안에 출몰하는 생각들을 마치 어린아이들이 노는 광경을 구경하듯 바라보라고 가르친다는 것을 전한다. 내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과도 같은 감정의 폭풍을 구경하듯이 들여다보란 것이다. 


 명상을 한 번이라도 시도해본 사람이라면 10분여를 무념무상으로 좌선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알 것이다. 10분 정도 가만히 생각 없이 한 자세로 있어보라면 그것도 일이냐며 비웃을 사람이 있을테지만 사람은 생각 보다 복잡하고 쓸데없이 비생산적인 잡념이 많은 동물이라 쉽지 않다. 그러니 하고자 하는 것이 많은 현대사회의 욕심꾸러기들은 얼마나 그 속이 복잡하겠는가. 그래서 작가는 질 수 없는 짐은 내려 놓고 지금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을 이야기한다. 선사에서 가르치는 명상법이 그러하다. "앉으십시오. 그리고 보다 잘 앉으려는 생각을 버리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좀 더 제대로 앉으려는 마음이 생깁니다. 지금 앉은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냥 받아들여 그 자세를 그대로 취하십시오."


 총 2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170페이지로 적은 분량에 판형은 일반 소설판형 약간 작다. 검은 바탕의 페이지 상측 우단에 하얀 제목이 적힌 페이지를 넘기면 좌측 상단에 유명한 격언이 하나 나오고 다음에 이어서 관련된 이야기가 너댓장에 걸쳐서 나온는 방식으로 단순하다. 특별하지 않은 편집에 분량은 적고 화려한 미사여구가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읽어 보면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이나 도움 받은 부분은 볼드체 처리하였다.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그냥 행복'하고 싶다는 것. 아이들은 행복을 따로 생각하지 않아도 행복하니까.

 

들어가는 말. 그냥 그대로 있는 것

내게 남은 모든 것을 버리다
나쁜 친구는 나를 완성시킨다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기
마음의 상처를 끌어안을 용기가 필요하다
내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는가
행복한 아이는 인생의 의미를 떠올리지 않는다
자책하지도, 자만하지도 말고…
불편한 진실 끌어안기
나는 강요된 선행을 거부한다
삶을 짓누르는 사소한 것들에 대하여
타인의 아름다움을 탐하지 마라
순수한 열정을 되찾기 위하여
불가능한 것은 잊고 최선의 것을 욕망하라
긴장감을 놓아도 죽지 않는다
지금의 결심을 끝까지 지키는 법
나는 무엇을 믿는가
나를 파괴하는 생각들에 대하여
인생은 누구를 위한 연극인가
가장 비극적인 순간에도 웃음은 존재한다
질문은 그만! 그냥 행복하라
삶은 계속되고 나는 나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간다

 

  학구적인 표현으로 난해하거나 고리타분하게 풀지 않고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로 엮어가는 실천적인 철학서다. 예를 들어 삶을 짓누르는 사소한 것들에 대하여라는 장에서 기차를 놓치는 상황을 제시하며 '별일 아니야'라며 불행을 쿨하게 무시하라고 조언한다. 지나간 기차를 '나의' 기차라고 외치면 350명이나 탑승해서 이미 지나간 기차가 내 기차가 되냐고 하면서. 저 대목을 읽으면서 피식했던 것 같다. 사실 사람들은 지구가 꺼질 정도의 대재앙 때문에 매일 불행한 것이 아니라 시험에서 한문제 더 틀리거나, 사소한 말다툼 때문에 하루 종일 울적한 경우가 더 많으니까.

 

 남들은 이 책을 요즘 대세인 힐링을 위해서 집어들겠지만 나는 읽고 조금 가슴이 싸했다. 졸리앙은 장애를 가지고 있고 이들에게 살기가 비교적 좋은 선진국에 적을 두고 있다해서 장애라는 의미가 희석되거나 그 사실이 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장애가 편치않다는 점은 만국공통이기에 그는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불편이 있을 것이고 도움 없이 되지 않는 일이 많을 것이다. 남과 다르다는 것은 뛰어난 부분이든 모자란 부분이든 동질감과 소속감에서 안정감을 찾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항상 큰 짐이다. 아마 아파서 단기간 행동에 제약이 있었던 사람들은 그것이 얼마나 큰 수고로움인지 알 것이고 회복 후에는 평범하고 당연한 것이 굉장히 감사한 일임을 알 것이다. 

 

 나도 오랜 기간 운동의 결과로 발바닥에 지방패드가 상한 일이 있었는데 닿기만 해도 전기가 오는 것 같아서 제대로 걷지 못한 일도 있었고 꼬리뼈가 부러져서 제대로 앉고 눕지 못한 적도 있었는데 그 불편함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기에 영구장애를 가진 그가 매알 삶과 부딪치며 헤쳐나가며 이룬 것이 더 대단해 보였다. 졸리앙이 태어나면서 장애를 얻고 비장애인이 가진 자유로움을 겪어보지 않았다하여 이를 동경치 않고 자신의 불편함이 익숙하다고 그가 마냥 자유로운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책에서 더 없이 큰 멘토가 되어주니 넘기는 책장이 오히려 무겁다. 책의 이야기는 보편적인 상념들에 관한 것이지만 졸리앙 자신의 신체적 한계와 제약에 부딪칠 때마다 느꼈을 상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신만의 마법의 주문과 같은 위로들을 적어 놓은 것만 같았다.

 

 이 책은 모든 챕터가 내용이 짧은 편이라 구구절절 이야기를 담지 않아 자세한 사정까진 알 수 없기 때문에 내게 많은 생각을 품게하고 상상하고 추측하게 했다. 특히 나는 강요된 선행을 거부한다 부분에서 요구르트를 먹고 싶어한 자신에게 여섯살짜리 오귀스탱이란 아들이 자신에게 숟가락을 빼고 가져오자 명상용 주발을 치는 막대기로 퍼먹는 모습을 보여주어 모두를 웃게 하는 장면에거 가슴이 찡했다. 사실 아들은 아직 상대의 입장에서 사고하기엔 어리고 아빠과 남과 다르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해서 그런 것인데 졸리앙은 이를 재미나게 해결한 것이다. 

 

 다른 챕터는 그의 장애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시작된 그런 기분이 쉽게 끊어지진 않았다. 무슨 동정이나 연민에서 오는 그런 것이 아니라 내가 그가 가진 '개인적 불편함'에 깊이 공감하기에 생기는 그러한 감정이었다. 비교불가겠지만 나도 몸이 불편하면 이정도 아파서 죽을 것도 아니고 무시해버리자 뭐~ 하고 최면을 걸듯이 속으로 되새기며 참는데 졸리앙은 속으로 생각하길 '이따위 장애는 이제 그냥 웃어넘겨버려야겠어.....'라고 생각한다.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은 자유로은 그다. 바로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서 나오는 몽테뉴가 말한 구절이 그래서 더욱 가슴에 남았다. 비장애인도 쓰러지긴 매 한가지니.

 

모든 것이

쓰러지는 곳에서는 

당연히 아무 것도 

쓰러지는 것이 없다.

- 몽테뉴

 

 혹시 이 책을 읽고 철학에 흥미가 생겨서 기초부터 시작하고 싶다면 러셀의 서양철학사를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책이 깊이 있는 철학으로 파고 들어가지는 않고 중요 개념을 언급하고 가볍게 인용하는 수준이긴 하지만 말이다. 블로그에 기존에 서평한 철학서로는 두 권이 있는데 삶이 너무 팍팍해서 노근해지는 철학을 원한다면 첫번 째 서적을, 네이버 캐스트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후자를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한다.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 - 대니얼 클라인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6754965


철학의 숲 길을 열다 - 정재영, 박일호|송하석|홍성기 http://blog.naver.com/lawnrule/120163556493

 

 나는 책을 받으면 목차부터 확인하고 마음을 확 잡아당기는 부분을 제일 먼저 펼치는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다른 책들이 페이지가 적혀있어야 할 곳에 아무것도 인쇄되어 있지 않았다. 분명히 목차에는 페이지가 적혀 있었기 때문에 중간에 한 페이지를 붙잡고 끝까지 펼쳐 꼼꼼히 살피니 그제서야 페이지의 가장 안쪽에 숫자가 있었다. 굉장히 불편하게 되어 있는데 의도된 것인지 편집상의 실수인지 모르겠지만 사소한 것에서 느껴지는 불편함 때문에 지은이의 입장이 상기되면서 묘한 감정이 들었다.

 

 철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혹시 철학이라니까 복잡하고 못알아들을 말이 나올까봐 걱정스럽다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으며 막상 접하면 굉장히 명쾌하고 가까운 이가 이야기해주는 다정다감한 책이라고 느낄 것이다. 선천적 뇌성마비라고 홍보를 해놔서 이목을 끌었기 때문에 장애극복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았는데 대부분은 지극히 일반인들의 시선에서 하는 상념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외국인이지만 불교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그런지 이질감도 크지 않다. 사회생활하는 누구에게나 일독을 권하고 싶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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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살라는 데는 다 철학이 있다 - 청소년을 위한 윤리학 수업 청소년 인문교양 시리즈 1
이창후 지음 / 좋은날들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무료할 때 종종 청소년 권장도서를 일부러 골라 읽는다. 이해가 쉬우면서 제법 머리가 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내용도 어느 정도 깊이가 있어 읽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 특히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을 이수한지 한참 지나서 읽는 책의 내용은 조금 부끄럽지만 내가 이런 내용을 배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읽으면서도 새롭고 신선하다. 그 과목중에서도 그 중요성을 가장 간과한 것이 윤리였던 것 같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철학. 인문학적 소양을 넘어서서 모든 이야기의 중요한 화두는 철학으로 귀결되고 철학에서 답을 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문학의 거장들이 지은 작품들의 배경에는 그들에게 영향을 미친 유명한 사상가와 철학자들이 있다. 미국의 유명한 대법관인 올리버 웬델 홈즈 2세는 노년에도 철학서를 손에서 놓지 않고 동양의 노장사상에도 밝았다고 한다. 많은 유명인들의 인터뷰나 자서전들을 보면 하나 같이 그들의 멘토가 되는 위대한 철학자들이 있다. 아니면 그들 스스로가 철학자이거나 말이다. 특히나 얼마 전에 프랑스의 고졸자격 시험 문제를 접하고 제대로 논하거나 답하기 어려운 내 자신을 보고 철학의 내용은 이해하고 있지만 사유하는 방식과 근본적인 탐구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프랑스 고졸자격 시험 문제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9409406


 책은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EBS에서 이 인물을 따로 다룬적이 있었는데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따로 찾아봤었던 세계적으로도 화제인 인물이다. 퇴임시 지지도가 87%일 정도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사람으로 가난에 치여 초등학교조차 졸업하지 못하고 열여덟 살에는 선반을 깎다가 새끼 손가락을 잃으며 부인도 간염으로 뱃속 아이와 함께 잃지만 57세에 대통령이 되어 브라질을 가난에서 일으켜 세우는데 많은 공헌을 한다.


 오바마 대통령도 그에게 존경심을 표현할 정도로 대단한 사람임은 분명하다. 이야기를 접한 어떤 아이들은 감명 받아서 그를 롤모델로 삼을 수 있지만 정확히 어떻게 그를 본받고 자신의 행동에 적용할지는 막연해 하는데 책에서는 이를 지적한다. 바로 아이들에게는 기준이 없는 것이라서 이것이 힘들고 결국 도덕적 삶에 대한 이해와 이에 대한 주관이 바로 서야 이들의 삶을 이해하고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하단은 비슷한 맥락의 책으로 일전에 서평한 책이다.


내일이 영영 오지 않는다면 - 샤론 카예, 폴 톰슨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2604419


 총 21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적인 책의 느낌은 친절한 교양강의를 듣는 기분이다. 판서와 수업 내용을 잘 정리해서 챕터별로 엮은 듯한 분위기다. 일단 내용 자체가 쉽게 풀어져 있고 접근법도 예시 위주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 편했고 내용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볼드체 처리하였다. 요즘 행복에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책들이 시중에 많은데 얼마 전 서평한 책이 에피쿠로스 쾌락주의와 나이듦에 대해서 다루고 있어 관심이 있다면 쉽기 때문에 함께 일독을 추천한다.


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 - 대니얼 클라인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6754965


머리말 | 철학이 이끄는 나의 삶, 나의 꿈


1. 한 번뿐인 삶,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눈물의 대통령, 룰라 다 시우바 | 결코 패하지 않는 전쟁의 신

2. 바람직한 삶을 위한 또 하나의 조건
도덕적 삶이 중요한 이유 | 나는 왜 복수를 하면 안 될까?

3. 왜 그렇게 행위하면 안 되는가, 라는 수수께끼
규범의 정당화 문제의 객관성 | 도덕적 정당화는 실제 사실과 상관없다

4. 정말로 어려운 문제의 답을 찾으려면
태권도 고수가 된 나의 비결 | 철학으로 생각하는 방법 깨치기 | 내가 생각하는 나의 답을 찾는다

5. 당연한 것에서부터 생각하기, 행위의 목적
목적이 규범을 정당화한다

6. 어떤 목적을 추구해야 할까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 복수에 대한 공리주의적 판단

7. 너희가 공리주의를 아느냐? 
진리는 평범함 속에 있다 | 이순신 장군과 왜군의 충성심은 어느 쪽이 옳을까?

8. 쾌락주의는 결코 나쁘지 않다
모든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목적 | 쾌락과 고통, 행복에 대한 이해


9. 공리주의에 대한 비판이 많은 이유 
공리주의는 예측된 결과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 공리주의에 대한 흔한 오해

10. 공리주의뿐인가? 의무주의도 있어요

11. 중요한 것은 행위의 속성이다
의무주의는 행위의 속성으로 판단한다 | 사람은 사람다워야 한다는 생각

12. 어렵지만 어렵지 않아요, 칸트의 정언명법!
정언명법과 가언명법 | 모든 사람들이 따르기를 원하는가?
수단시하기만 하지 말고 목적으로도 예우하라


13. 마음대로 하세요. 다만, 제대로 하세요
자유로부터의 도덕 | 복수에 대한 의무주의적 판단

14. 윤리적 판단 기준을 현실 문제에 적용해보기
잘못된 행위에 대한 윤리학적 판단 | 특허 괴물의 행위는 도덕적으로 옳을까?
인터넷 인형녀의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할까?

15. 두 가지 사고방식, 목적론과 의무론
옳고 그름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 | 목적론과 의무론에 대한 바른 이해

16. 윤리학의 중요한 개념들
가치는 행위를 이끄는 힘이다 | 행위와 규범의 관계 | 당위와 허용, 좋음에 대하여

17. 좋은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세 가지 
어떻게 사는 게 좋은 삶일까? | 행복과 자아실현에 관한 가장 유명한 철학

18. 윤리학에서 철학으로 나아가기 
철학적 사고의 힘을 기른다는 것 | 건강과 안전, 내 삶을 지키는 대전제

19. 철학적 사고방식이란 무엇일까요? 
체계적인 생각, 기준에 따라 생각하기 | 암묵적 전제 드러내기와 철학적 반성

20. 가장 철학적이고 가장 윤리적인 것
윤리학은 삶에 대한 반성과 비판의 작업이다 | 살아가는 힘으로서의 철학

21. 그럼, 지금 당장은 무엇을 해야 하나요?

 

 철인들은 쉽게 말해 생각의 달인들이다. 세상은 복잡해지는데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들은 날이갈수록 자극적이고 우리의 뇌를 자극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기 위해 구미에 맞는 정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매일 우리르 유혹해 생산성 없는 하루를 살게 한다. 당장 티브이를 켜면 광고부터 편성된 프로그램들까지 그러하다. 기술은 첨단을 달려 삶이 편해지고 지식은 넘치지만 우리의 머리를 게으르게 만들고 수동적으로 변하게 한다.


 조금은 비어 있는 삶이어야 그리고 결정을 내리고 선택하기까지 시간의 간극이 넉넉해야 많은 생각을 하고 자신에 대해서 돌아볼 수 없는데 너무나 빠르고 획일화된 생각들 때문에 생각의 기회를 잃어가는 것이다. 미디어의 발달로 수 많은 자극에 항상 노출되어 있고 광랜과 스마트폰의 대량 보급으로 정보에의 접근이 쉽고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로 부족한이 덜한데다 비교적 생활이 자유로운 청소년들이 느끼는 철학은 어찌보면 정신적으로 상당히 괴로운 일일 것이다.


 지식의 범람으로 어느때보다 가려듣고 새겨야할 시기에 직면한 아이러니인 만큼 아이들의 철학하는 능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며 특히 대입에 논술이 요구되는 만큼 책을 통해 미리 연습하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한다. 학교 윤리수업시간이 지루해서 참기 어렵거나 교과서가 답답하다 느껴지는 친구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교과서적 개념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친근하게 풀어내고 있어 수업 보조용 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철학이라면 골치가 아프지만 그래도 공부하고 싶어하는 성인이 읽어도 괜찮은 책이다. 해당 개념에 대한 도표와 사진 자료가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지루하지 않도록 배려했다. 나이가 먹고서는 책의 목차와 같은 당연하고 근본적인 물음에 따로 생각할 심적 물리적 여유가 없다. 학업이 아니더라도 정체성이 한창 형성될 시기에 한번쯤 시간을 내서 고민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라 생각한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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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한 선택들 - 후회 없는 결정을 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52가지 심리 법칙
롤프 도벨리 지음, 두행숙 옮김 / 걷는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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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바보 같은 선택을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일전 서평에도 이야기했듯이 뇌의 본래 기능은 똑똑해지기가 아니라 살만큼만 똑똑하게굴자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뇌에 관한 문제로 이론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경우 우리의 지적 호기심은 충족되지만 실행에 옮기고 자기반성에 이르기까진 좀 오래 걸리거나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러한 점을 보완하고 좀더 실천적 성향을 띄는 책이라하겠다. 내 경우는 완독 후에 그래도 실천이 어려워, 포스트 잇으로 내가 취약한 부분이라 생각한 곳에 붙여두었다.

 

 해당 서적은 심리학적으로 우리들이 저지르는 실수에 접근한 책이다. 저자는 <스마트한 생각들>로 이미 유명한 사람이다. 깊게 심사숙고하면 좋은 결과를 불러와야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동일한 실수를 동일한 순간에 반복한다. 그래서 저자는 도대체 이런 것들이 무엇에서 연유하는지 사람들이 자주 범하는 생각의 오류를 52가지를 이 책에  담았다. 책의 장점은 일단 어렵지 않은데다 평소에 자주 저지르는 실수들을 지적하기 때문에 집중하기도 좋아 술술 읽힌다는 것.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부터 멈추지 않고 끝까지 다 읽었다. 신기한 것이 독일인 저자의 책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문화권에 살고 있는 나의 내 일거수 일투족을 그가 따라다니면서 지적해주는 듯한 착각이 드는 그런 서적이란 것. 그만큼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가 인종과 국가를 초월한 인간의 공통된 특성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용의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도 인상깊다. 목차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다 읽고나니 독일 아마존.슈피겔 34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총 52가지의 이야기가 나오며 유독 재미있게 읽었거나 인상깊었던 부분은 볼드체 처리하였다. 하지만 모든 챕터가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정도로 하나 같이 유익한 이야기였다. 심리학이나 관련 서적을 자주 접한 사람이라면 거의 모든 내용을 한 번 이상은 접해본 것들이라 낯설지 않을텐데 저자의 필력 때문인지 기존에 알던 내용임에도 굉장히 신선하고 더불어 기억에 많이 남아 옆에 두고 보면 더욱 실용적일 것 같다.

 

 프롤로그


1. ‘왜냐하면’ 효과 
구차한 변명이라도 하는 게 나은 이유 

2. 직관적 사고의 함정 
지금 당장 400만 원을 받겠는가, 한 달 후에 440만 원을 받겠는가?

3. 윌 로저스 현상 
손 하나 까딱 안하고 실적을 올리는 방법

4. 의사 결정의 피로감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 

5. 자원봉사자의 어리석음
직접 현장에 가는 것만이 봉사는 아니다 

6. 한 가지 이유의 함정 
우리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아니라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다 


7. 후회에 대한 두려움 
수익률이 떨어지는데도 펀드를 해지하지 못하는 이유 

8. 계획 오류
왜 항상 계획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릴까?

9. 질투의 심리학 
최고급 아파트를 사고도 불행한 사람들 

10. 계획서 순응의 오류
폭주 자동차의 사고율이 낮은 이유 

11. 초깃값 효과
지금 이대로가 편해 


12. 전략적 허위 진술
확신에 찬 말보다 그의 경험을 믿어라 

13. 포러 효과 
사기꾼의 정체를 꿰뚫어보는 법


14. 클러스터 착각 
토스트 위에 나타난 성모 마리아

15. 자기관찰의 착각 
내 말을 믿어요, 그게 정답이니까 


16. 경험적 지식을 무시하는 경향 
책 속에만 틀어박혀서는 안 되는 이유

17. 자이가르닉 효과 
끝내지 못한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법 

18. 사회적 비교 편향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뽑아야 하는 이유 

19. 접촉 편향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찢어버리기 어려운 이유 

20. 뉴 마니아
신제품이 최고라는 착각 


21. 주의력 착각 
보이지 않는 고릴라 

22. 전화위복에 대한 환상 
위기를 겪고 나면 더 약해진다 


23. NIH 증후군 
내 아이디어가 훨씬 낫지 

24. 감정 휴리스틱 
웃는 얼굴에 마음이 약해지는 이유 


25. 완벽한 기억에 대한 환상 
내가 그런 말을 했을 리 없어요 

26. 금전적 보상의 함정 
보너스가 의욕을 떨어뜨리는 이유 


27. 하우스 머니 효과
왜 120억 로또 당첨자는 빈털터리가 되었을까? 

28. 적은 숫자의 법칙 
결론에만 주목했을 때 생기는 오해 

29. 수다를 떠는 경향 
기업의 실적이 악화될수록 CEO의 연설이 길어지는 이유 

30. 능력에 대한 환상 
성공한 CEO의 자서전을 읽을 필요가 없는 이유

31. 심사숙고의 함정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잃는 것들 

32. 뉴스의 환상
뉴스를 보지 않으면 정말 뒤쳐질까?

33. 지연 행동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 

34. 마음 이론의 함정 
왜 기부 신청서 옆에는 아이들 사진이 있을까?

35. 평균값의 오류 
평균 연봉이라는 말에 감춰진 진실

36. 수면자 효과 
광고인줄 알면서도 혹하는 이유

37. 정보 편향
문제는 정보가 아니다

38. 초두 효과 vs. 최신 효과 
면접 채점의 진실 


39. 노력 정당화 효과 
초간편 인스턴트 케이크가 실패작이 된 이유 


40. 대안은 단 하나라는 착각 
대안을 검토할 때 저지르는 실수

41. 현저성 편향 
‘테러’하면 이슬람 국가가 떠오르는 이유 

42. 가능성의 덫
하나를 더 얻으려다가 모두 잃는다 

43. 내집단 편향과 외집단 편향 
학연과 지연이 사라지기 힘든 이유 

44. 체리 피킹
보고서에 성공적인 결과만 있는 이유 

45. 검은 백조
어느 날 아침, 당신은 백만장자가 될 수도 있다

46. 눈 뜬 장님의 오류
체크리스트에 없는 사항을 한 번 더 확인할 것 


47. 잘못된 일치 효과 
보나마나 남들도 내 의견과 같다는 착각 

48. 영역 의존성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완벽할까?


49. 직업적 사고 모델의 함정
망치를 든 사람의 눈에는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

50. 모호성 회피 
왜 우리는 무작정 떠나는 것을 겁내는가?

51. 사혈 효과
‘더 좋은 방법이 없으니까’의 위험 

52. 기대의 힘 
기대는 현실을 변하게 한다


감사의 말
추천의 글_김경일(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참고 문헌 

 

 모두 유익한 이야기였지만 개인적으로 뉴스의 환상편이 가장 내 머릿속에 깊이 박혔다. 나는 항상 아침에 일어나면 PT체조를 끝내고 인터넷으로 뉴스를 꼭 챙겨서 보며, 할 일이 없으면 수시로 스마트 폰으로 기사들을 훑는다. 내용까진 아니더라도 제목만 보면 일단 최신 시사동향을 알 수 있으니 보는 것만으로도 시류에 처지지 않고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생각에 안도할 수 있어서 그런 것인데 사실 책으로 이렇게 고정관념이란 것을 접해놓고도 쉽게 끊지 못하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포탈이 제공하는 뉴스들은 자극적이고 시선을 사로잡는 것들이지 굉장히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년이면 만여개의 소식을 접하고 하루에 서른 개 정도를 소화하는 것인데 진정 그것이 나의 중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냐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실제 3년여간 실천하면서 자신의 온라인 네트워크가 아닌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중요한 정보교류와 진짜 소식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한다.

 

 뇌는 요란하고 쇼킹한 이야기에 쉽고 빠르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추상적이고 복잡하며 해석을 요구하는 활동에는 약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매체를 통해서 접하는 소식들이 정말로 긴급하고 위험할 확률은 높지 않은 것이다. 특히 수동적으로 미디어의 수익을 위해 오르내리는 가쉽성 기사들은 오히려 우리의 시간을 낭비하기에 진정 위험한 것은 그러한 뉴스들인 것이다. 그러면서 차라리 책을 읽으라 권한다. 

 

 한가지 화두에 서너장의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어서 짧은 편이지만 글이 명쾌해서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전문용어가 나오거나 난무하거나 현학적이지 않고 실용적이며 생활에 가까운 이야기들이니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도 좋은 책이다. 나중에 시간을 내서 저자가 종전에 출판한 <스마트한 생각들>이란 책도 따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읽으면서 자신의 평소 성향과 대비하며 독서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관련해서 같이 읽으면 좋을 기존에 서평한 책들이다.

 

새로운 무의식 -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9727875

 

 

몸짓의 연애 심리학 - 토니야 레이맨 

http://blog.naver.com/lawnrule/120176525974

 

 

 이모션 -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


군중행동 - 에버릿딘 마틴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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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하라 - 존중받는 직원이 일을 즐긴다
폴 마르시아노 지음, 이세현 옮김 / 처음북스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기업의 최종목표는 누가뭐라든 이윤창출이다. 요즘 사회적 기업이니 가치창출형 기업이니 말들을 하며 다양한 기업의 신개념이 쏟아져 나오지만 사회의 기본 시스템에 자본주의라서 기업의 이윤 추구는 언제나 존재자체의 유지 존속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의무와도 같다. 이러한 기업의 중요한 요소는 자본과 더불어 인적자원이다. 좋은 인재를 발굴해 직원으로 채용해도 이들의 능력이 사내에서 제대로 발현되게 하는 것과 충성도를 높여 이직률을 낮추는 것은 또 다른 과제이며 사업체의 운영만큼이나 다루기 어려운 문제다.


 직원들은 경쟁을 통해서 입사하게 되는데 입사 이후에도 성과율에 따라서 임금 이외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다시 경쟁에 돌입한다. 경쟁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서 저자는 성과보상제도가 더 이상 조직을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 아니라 주장한다. 성과보상 자체가 위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전에 우리들이 막연히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한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고 황금률은 오히려 다른 곳에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하나도 아니고 책에는 스무가지가 나오는데 몇개만 추리자면 일단 특별한 제도는 실패하기 쉽다는 것이다. 마치 단기간에 몸매를 만들기 위한 다이어트 플랜과도 같아서 실시기간 동안에만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 결승선을 통과한 육상 선수는 더 이상 달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특히 영업직과 같이 성과보수를 별도로 지급하는 직군의 경우 부작용이 보고되는 일은 흔하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경우 L백화점의 매니저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성과조작을 위해 상품을 자기부담으로 구매하기도 하고 성과금이 나오면 다시 이를 이용해 초과지출을 메꾸는 방식으로 하다보니 장기적으로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 성과라는 기준도 단순 실적 증가라면 개선의 여지가 큰 직원이 유리하지만 기존에 생산성 높은 직원에겐 불리한 조건이다. 실시 과정에 일관성과 공정성이 확보하기가 쉽지 않고 관리자에겐 스트레스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며 성과를 내기 위해서 반칙이나 속임수가 등장하고 팀워크를 해치기도 한다.


 더욱 문제는 대개의 성과보상원리가 개개인의 능력을 쥐어짜는 방식이기 때문에 단순히 산출된 결과가 관리자의 무능력을 덮는 수단이 될 수도 있으며 HR 설계전문가에 의해 진행되지 않는 경우라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특히 저자는 보상제가 결국 조직문화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 말한다. 보상받으려 잠시 행동을 수정했다 다시 본궤도에 돌아오면 그저 당겨졌던 용수철처럼 제자리로 돌아오니 아무런 강화도 변화도 없었던 것이 된다는 것.


 저자인 폴 마르시아노 박사는 직원 몰입 및 이직 방지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의 박사논문 주제는 동기부여이다. 그래서 그가 꼽는 가장 강력한 근거는 인센티브제도가 동기를 전반적으로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조직에서 가장 능력 있는 사람들은 이미 몰입도도 높고 성과를 통해 추가 동기가 부여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를 내거나 혹은 동기가 약한 일반적인 직원들에겐 제도가 무용하거나 마이너스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노력을 위한 시도에의 의지조차 꺽어버릴 가능성마저 농후하다.


 제목 때문에 목차를 보기 전까진 윤리교과서 스타일의 좀 고리타분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막상 읽어보면 어렵지 않고 설득력 있다. 일단 처음부터 당근과 채찍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심리학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할 이름인 원숭이 실험으로 유명한 스키너 박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조작적 조건화라는 것이 있는데 쉽게 말하면 잘하면 상주고 못하면 벌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목표로 하는 행동을 '강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지적하듯이 쥐가 미로를 찾아서 탈출하고 사료를 받아먹는 원리는 인간이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고차원적인 활동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너무나 단순하다. 게다가 일은 혼자하는 경우보다는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양상이 더욱 복잡하므로 다른 방법으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서 동기부여의 역사가 소개된다. 다양한 이론이 있었지만 역사적으로 확실히 당근보다는 채찍에 의해 직원을 조종하려했다는 인상이 강한데 여기엔 한계가 있어 당근을 이용해야한다고 한다.


 총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강조해두었다. 몰입도 진단 테스트, 인정 활용 능력 자가테스트와 같은 코너가 있어서 필요한 경우 자신을 직접 점검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특별한 사례는 회색박스에 따로 담아두었으며 내용 자체도 사례가 다양한 사례를 포함하고 있다.

 

서문 

감사의 말 
들어가며 ― 이 책을 쓰게 된 이유 
제 1장 회사의 '당근과 채찍' 
제 2장 성과보상제도는 통하지 않는다 
제 3장 직원 몰입 
제 4장 존중모델: 직원 몰입도를 향상시키는 문화를 만드는 방법
제 5장 인정 
제 6장 역량 강화 
제 7장 긍정적 피드백 
제 8장 파트너십 형성 
제 9장 기대 
제 10장 배려 
제 11장 신뢰 
제 12장 존중모델 실천하기
부록: "당신의 이야기" 
옮긴이의 말

 

  동기부여가 전문인 저자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며 여기서 나아가 직원몰입이 된 사람이라 말한다. 이를 비교하기 위해 청혼을 예로 드는데 이는 연애나 동거와는 다르게 '헌신'을 약속하는 의식이며 회사도 마찬가지라는 것. 장비 고장으로 마감을 못지킬 때 동기부여된 직원은 쉽게 포기하지만 동일한 처지에서 몰입이 된 직원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다른 수단을 강구하기 시작한다. 동기는 기복이 있지만 몰입은 꾸준하며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몰입을 만드는 것은 '존중'임을 강조한다.


 여기서 '존중'은 단순한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7가지 요소를 가지고 몰입하도록 하는 개념을 총칭하는 것이다. 직접 확인하면 알겠지만 몰입이란 것이 흔한 단어가 되었음에도 그 정의에 대해서는 확고하게 정립된 것이 아니라 저자는 그러한 점부터 차근히 짚어나간다. 책은 거의 대부분의 조직의 경우에 활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고 기본이 되는 이론이므로 기업의 임원부터 경영자, 관리자, HR전문가 등 인적자본의 증가와 활용을 위해 힘쓰려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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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시공사 / 201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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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마케팅 책부터 소설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독일 작가의 책을 서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유럽에서 떨어져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특별히 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미권에 비해서 확실히 유럽권 문화는 책을 비롯해서 영화나 음악까지 훨씬 이국적인 느낌이 들고 낯설다. 아마 그들이 동양문화권을 대할 때 느껴지는 거리감과 비슷할 것 같다. 하지만 독서를 하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독일인물들이 우리 생활에 연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곤 한다. 최근에 서평한 <브레히트는 이렇게 말했다>도 그러했다.

 

브레히트는 이렇게 말했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8451994

 

 해당 작품은 역사적 비극과 로맨스가 적절히 조화된 수작이다. '책 읽어주는 남자'는 독일어권 최초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던 책이다. 내용 자체도 좋지만 독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책이 가진 관점이 특이해서였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악에 대해 부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징벌의 대상으로 여기며 대개 주인공의 입장은 선한 자이며 여기에 감정을 이입하여 사건전개에 따른 희노애락을 함께한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가해자의 입장을 그리고 있다. 이런 경우 읽는 이로 하여금 굉장한 갈등하도록 만들어 마음 속을 헝클어 놓고 더욱 흡입력 있는 상태로 만들어 몰입하게 돕는다. 여주인공의 죄의 내용도 악질인데 어린 소년들을 차출해서 가스실로 보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나는 재판으로 유죄를 확정 받아 복역하기에 이른다. 읽어 보면 그녀는 홀로코스트에 일조한 문맹이란 점과 15살 차이의 미성년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점을 제외하면 지극히 평범한 여성이다. 

 

 심지어 문맹임에도 성실한 점 때문에 사무원으로 자리를 옮기고 승진의 기회도 얻기도하며 생면부지의 미하엘이 간염으로 길에서 구토하던 것을 구해주기도 하였으며 종국에는 사랑받고자 하는 보통의 여자였던 것이다. 재판 과정을 보면 그녀가 히틀러 신봉자라든가 깊은 철학적 동기로 일에 열성적인 것도 아니었다. 자신에게 죄를 물을 때 그녀는 오히려 자신의 입장이라면 어땠을지에 대해 반문하며 반성의 기미가 없는데 무지의 소산이기도 하고 동시에 내게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과 떠오르는 순간이기도 했다.

 

 누군가를 이해하면 미워하기 힘들어진다는 점은 많은 부분에서 그러한 것 같다. 스톡홀름 신드롬과 비슷한 이유일지도.

스톡홀름 신드롬(Stockholm Syndrome) 

 

 유사한 맥락에서 전범국인 일본을 시대적 배경으로하는 반딧불의 묘도 책 읽어주는 남자와 함께 자주 언급되는 것 같다. 나치를 배경으로해서 피해자의 입장을 그린 작품인 영화에서는 쉰들러 리스트나 인생은 아름다워를 대비하면 책 읽어주는 남자만이 가진 특이성이 더욱 도드라진다. 가해자를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을텐데 이것은 결국엔 독자의 판단에 맡겨야 될 부분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설정은 비극을 위한 장치이자 동일한 사건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 것일 뿐 역사의 본질을 왜곡하기위한 시도는 아니라 본다. 

 

 한나는 형을 살았으며 이유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형을 마치던 새벽녘에 그녀는 자살했으니 그녀가 한 일의 결과에 대한 벌은 받은 것 아닐까. 문맹이란 것이 상징하는 것은 '무지'일 것이다. 한나는 진실이 드러나서 치부가 노출될까 직장도 그런 이유로 옮겨다닌다. 자신의 필적이 아니란 사실을 인정하면 잠깐의 수치심이 들더라도 형을 면할 수 있었기에 한나의 선택은 상당히 비이성적인 모습인데 당시 유럽사회의 광기어린 부정적 에너지가 유대인 학살로 표출된 것처럼 한나의 결정도 그와 진배 없었다. 

 

 나중에 글을 익히고 계속 책을 접하면서 그녀는 스스로에 대해 자각하고 문맹이란 개인적 부끄러움에 가려져 있던 진정한 수치의 근원을 목격하였을 것이다 더불어 사랑을 잃었음에서 오는 좌절감까지 겹쳐서 한나가 죽음을 선택하도록 하고 결국에 독자의 눈가를 적시는 것이 작가의 목표가 아니었나 짐작할 따름이다. 아무튼 백치미에 가까운 그녀의 사랑이 너무 순수해서 내게는 더 슬펐다. 그녀의 무지가 역사적인 부분에선 악이었지만 그녀의 개인적 사랑에서는 선이었으니 말이다.

 

 관련된 영화와 나치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들이다.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The Reader, 2008

 

나쁜 세계사 - 엠마 메리어트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7883598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안락사>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5948098

 

 

 재판정의 한나가 자신의 필적이라 거짓을 이야기할 때 그녀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서 침묵한 미하엘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그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법학을 전공한 내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시간도 가졌다. 더불어 만약 미하엘이 그녀를 설득해 이러한 상황을 벗어났다면 어떤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을지 상상하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대개의 독자들이 그렇듯이 나도 읽는 와중에도 그렇지만 읽고나서도 굉장히 마음이 힘들었고 여운이 큰 작품이었다.  

 

1부

2부
3부
옮긴이의 말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작품 자체는 내용을 이해하고 분석하려 하기보다는 감정을 자체를 추스르는 것이 더 바쁜 가슴 아픈 이야기다. 군국주의와 제국주의가 정점을 찍던 전쟁의 시대에 개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감각의 제국이란 영화도 시간이 된다면 보길 추천한다. 1부에선 소년과 여인의 사랑이야기 2,3부는 전후에 재판을 받고 형을 살게되는 한나와 중년이 되어 테잎을 보내는 미하엘이 나온다. 미하엘이 느끼는 증오와 그리움, 사랑과 죄의식 및 수치심과 같은 모순되는 감정들은 독일인들의 자기성찰에서 오는 감정들을 대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감각의 제국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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