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왜 조바심을 내는가?
톰 버틀러 보던 지음, 홍연미 옮김 / 그린페이퍼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처음에 제목을 보고 조급증이 있는 사람을 위한 심리서적이거나 조금은 정형적인 자기개발서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자기개발서이면서도 기존에 이야기 해오던 성공에 요소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를 한다. 성공을 떠올리면 자연히 이른 나이에 각종 미디어를 도배하는 젊고 유능한 젊은이를 상상할지 모르겠다. 시간대비 대단한 성과를 내면 우리는 크게 재보지 않고 성공이라 부른다.이렇게 무언가 이른나이에 무언가로 대박을 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흔한 시대에 살고 있으니 사람들은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올라가는 것처럼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보조를 맞추기 위해 너나없이 조바심을 내며 살아간다. 주커버그도 이미 대학재학 시절에 페이스북을 만들지 않았는가. 

 

 하지만 책은 이런 성공한 사람들의 이면에서는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된 것이며 더디 익는 성공이 일반적이고 진정한 성과를 내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한다. 하룻밤 사이의 성공은 예외이며 그러한 환상이 사람들의 눈을 멀게한다는 것이다. 그가 좋아한다는 인용문은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집약적이며 단적으로 말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년에 이룰 수 있는 것을 과대평가하지만 10년 동안에 이룰 수 있는 것은 과소평가한다. '

 

 특히나 한국은 사회구조상 넘어진 사람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고 기회를 쉽게 내주지 않는다. 물론 일처리가 늦거나 더디흐르게 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자연히 전반적인 분위기는 팍팍하고 경직되어 있으며 청년 시절에 무언가 이루지 못하면 인생 중반에도 역시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있다. 단기에 목표를 달성해서 빨리 해치우려는 태도는 생활 전반에 퍼져있어서 다이어트도 일주일이면 해결된다고 서져있는 광고현수막이 즐비하고 한달이면 해결된다는 높은 토익점수를 내세운 배너를 마주치는 것은 일상인 것이 이러한 상황을 단적으로 반영한다. 시간은 돈이란 인식의 반영인 것이고 성질급한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이다.

 

 책을 보면 서구권이라고 성공의 척도가 180도 다르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미술대학에 등록해 아트 포토그래퍼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3년 후에 미술 전공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진로를 변경해 큰 도시에 새로운 학사과정에 등록한다. 스스로 또래보다 분야에서 시간적으로 뒤쳐졌단 생각에 조바심이 났지만 장학금을 받거나 대출을 받은 것이 아니라 신문과 잡지 판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 와중에 만난 것이 석세스란 잡지로  미디어에 등장하는 젊고 유능한 실력으로 성공한 이들도 많이 접했을 것이다. 당시 저자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운명이나 기막힌 운 덕분에 그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했지만 잡지에서는 의외로 결단의 문제라고 언급했단다. 바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 그 자체란 이야기였다. 

 

 이후에 글쓴이는 자기계발서에 매료되어 개인적 발전에 관한 글을 쓰겠다는 결단을 내린다. 자기계발서를 탐독하면서 그는 많은 책들이 삶을 변화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그것이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하게되도록 해준다는 공약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며 의아해했다. 하나 같이 동류의 서적들이 성공의 지름길만을 언급한 것이다. 그래서 개인의 발전에서 시간의 역할이 얼마나 간과되고 있는지를 깨달아 성공의 이면에 시간이 가진 역할을 재조명하려는 의도로 이 책을 집필했다 한다. 총 9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인상 깊은 부분은 강조처리 하였다. 때와 기다림의 가치에 대한 다양한 예시와 설득력 있는 문구들이 돋보이는 책이다.

 

프롤로그 66


1. 지금까지의 삶은 준비 기간일 뿐이다 13

2. 인생은 결코 짧지 않다 25
- 수명이 늘어난 만큼 쓸 수 있는 시간도 많다! 28
- 고정 관념을 뛰어넘는 슈워츠의 생산연령 계산법 32
- 슈워츠의 계산법에 따른 나의 생산 연령은? 33
- 49세, 새로 시작하기에 늦지 않은 나이 36

3. 삶을 멀리 내다보자 43
- 짧은 시간에 자잘한 것을 얻을 것인가, 묵혀서 값진 것을 얻을 것인가? 48
- 장기적 전망이 비즈니스에서 많은 보상을 가져온다 58

4. 리드 타임을 받아들이자 79
- 자신에게 10년을 주고 무얼 할 수 있는지 지켜보기 82
- 때를 기다리며 깊은 바닥 속에서 일하기 89
-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람들은 예외일까? 94
- 엄청난 가능성이 언제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 96
- 다른 일을 한 경험도 성공의 밑거름이다 105
- 이른 나이에 성공한 경우는 어떤가? 108
- 일단 현재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해라! 113 

5. 40이라는 숫자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125
- 40세에 진정한 소명을 깨닫다 129
- 두 번째 삶으로의 전환 137
- 삶을 변환시키는 기회 읽기 144
- 놀던 물에서 계속 놀기 146
- 하버드를 졸업하고 베이비시터를 했지만! 150
- 치킨을 사랑한 주유소 주인 153
- 유명해지기 전의 그들은 무엇을 했을까? 156
- 처음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다른 것을 시도해 보자 160
- 40부터는 두 번째 삶이 시작된다 172

6. 이제는 다음 반세기의 마법이 시작된다 179
- 언제 자신의 일이 제 모습을 드러낼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182
- 50세가 넘어서야 꽃을 피운 애니 프루의 경우는? 185 
- 전문성은 바뀌기도 한다 188
- 여가 시간에 한 일도 성공의 밑거름 191
-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때는 오게 되어 있다 195

7. 30년이면 뭐든지 캐낼 수 있다 209
- 늦은 나이에 활짝 피어나다 214

8. 사람은 예측할 수 없기에 아름답다 227
- 삶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231
- 놀라운 제2의 인생이 열리다 233
- 성공에 밑거름이 되는 자원들은 과연 뭘까? 236
- 행운과 필연성이라는 신화 253
- 무(無)에서 이루어내기 255

9. 위대한 것은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269
- 만개하는 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 걸까? 275
- 처음 1퍼센트를 달성하고 나면 278 
- 혁명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진화적인 것일 뿐. 284
- 크게 되려면 천천히 가라 288

에필로그 296

 

 책 속에서 고정화 된 성공의 이미지는 해체 된다. 다빈치 코드로 유명한 댄 브라운은 사립학교 수학 교사와 교회 오르가니스트 사이에 세 자녀 중 맏이로 대학에서는 가수였으며 합창단의 일원으로 세계를 돌아다녔다. 싱어송라이터로 성공하고자 했지만 30대 중반까지 접어들었으나 그동안의 모든 시도는 번번히 실패였다. 그런 그가 타히티에서 휴가를 보내다 시드니 셀던의 스릴러 소설을 접한 이후에 전업작가가 되기로 마음 먹고 몇 권의 책을 내다가 39세 되던 해에 그 유명한 다 빈치 코드를 출간한 것이다. 그의 첫 작품과 대박을 낸 작품 사이의 기간 9년이었다. 장인정신의 외길만이 성공에 직결되는 것이라 여겨지는 것과는 대비된다. 늦은 나이에 성공 이면에는 음악에 대한 열망과 환상을 버리고 자기통찰을 하여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린 것이다.

 

 성질 급한 내겐 어른들께서 자주하는 때가 되면 이란 말이 언제 들어도 식상한 표현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왜 그렇게 말씀하셨고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말씀하셨을지를 이해하고나서는 저 문장이 주는 무게가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삶에는 종류가 있고 빨리 사는 삶도 그렇다고 무조건 느린 삶도 정답은 아니고 훌륭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여러 조건이 있겠지만 어떤 일에 소요되는 시간의 프레임을 받아들인다면 이런 훌륭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성공이란 것이 시간과 경주를 벌여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시간을 좀 더 길게 보면 삶의 큰 프로젝트를 과감하게 시작할 수 있다. 새로운 커리어를 쌓거나 사업체나 가족을 새로 꾸리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또는 사회단체에서 큰 모험을 하거나 상관없다. 그 어떤 프로젝트라도 성공의 비결은 그 일을 마무리할 때가지 드는 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 P23

 

 아무리 재능과 노력이 뛰어나다 할지라도 어떤 일에는 반드시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아홉 명의 여자를 임신시킨다고 해서 한 달 만에 아기가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 워렌 버핏 

 

 100세 시대가 코앞이라 인생 이모작이란 이야기까지 나온 상황이라 우리의 삶을 좀 더 길게 보고 어떻게 살아야 진정한 성공인지에 관한 철학적인 고찰과 이에 대한 현실적인 통찰력이 요구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한 번에 자신의 가능성을 모두 분출할 수 있는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라면 나름의 성과를 내기까지 갖은 시행착오를 겪고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느긋하게 마음 먹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 기술과 사회시스템이 하나같이 빠름을 추구하는 와중에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라면  위로겸 자기개발을 위해 일독을 권한다. 하단의 서적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서적이다. 무언가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이다.

 

첫번째 펭귄의 선택 - 김찬호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9186686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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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이숲 지음 / 예옥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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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오타가 아닌지 한참을 들여다 봤던 인상깊은 제목을 가진 서적. 대한민국이 아니라 내한민국이란다. 작가 이숲은 사회 민주화운동으로 인해 스무 살에 놓쳤던 것을 이제야 깨달았기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나라로서 대한민국을 이제서야 발견했다는 이유로 그렇게 지었단다. 인터넷 신문에 한국이나 대한민국, 혹은 한국인이란 단어가 섞인 이야기가 등장하면 자성을 성토하는 수준을 넘어 자국을 비하하는 글들이나 낯뜨거운 문장들이 보이면 무척 안타깝다. 이는 대한민국이 우리 내부에서 얼마나 낮은 존재감을 가졌는지에 대한 반증이라 생각한다. 내 나라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는다면 이런 일은 더욱 줄어들지 않을까. 

 

 나의 학창시절에 국사는 필수였지만 지금은 선택과목이란다. 먹고 사는데 직접 관련된 기술을 담은 과목이 아니다 보니 선택을 꺼리지만 역사란 것은 우리의 근본을 힘 있게 하는 한국의 유서와 정신을 담은 핵심적인 과목이기에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다. 만약 국사 분야에 관심을 두기엔 시간이 아깝다는 사람이 한국을 비하하는 이야기를 면전에서 듣는다 해도 과연 그러할까. 해외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흔한 문장처럼 국외에서 자국을 헐뜯는 듯한 이야기가 나오면 분노든지 창피함이든지 여러가지 감정에 휩싸일테지만 결국에 우리는 상대의 부정적 의견을 중화시키려 근거를 가지고 맞서려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민족 스스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긍정적인 면에 대해서 얼마나 자랑스러워 해야하는지, 역사적 암흑기에 얼마나 부당 일들이 있었고 어찌 극복했는지에 대한 정확하고 다각화된 이해가 필요하다. 단순한 맹목적 애국주의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래서 글쓴이는 우리네 사료에서 근거를 찾는 것에서 나아가 100년 전 서구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의 매력을 탐구한다. 따라서 대한민국에 대한 분석임과 동시에 서구인들을 해부한 서적이기도 하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세도가나 유명인들이 아니라 보통 서민들을 다루고 있다. 한국에서 머문적이 있던 이방인들이 작성한 사료를 이용해 오래된 당시 한국인들의 긍정적이고 생명력 넘치는 모습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이숲이란 필명을 썼으나 본명은 박수영으로  2000년대 초반 장편소설 `매혹` `도취`를 낸 바 있다. 2006년에 스웨덴의 웁살라대학으로 떠나서 유학생활 도중 고서를 소장한 도서관에서 1904년 국운이 기우는 한국에 대해 쓴 책 `한국에서 :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대한 기억과 연구`라는 희귀 서적을 만나게 된다. 이후에 석사학위 논문 주제를 `한국에 대한 서구의 인식 1890~1930`으로하여 유럽인이 기억하는 한국인들의 과거 모습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연구한 논문에 한국인의 긍정성에 관한 이야기를 2년 동안 번역하고 쉽게 우리말로 풀어서 낸 책이 바로 해당 서적이다.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강조해두었다. 사진자료가 적절히 있어서 읽기에 도움을 받았으며 중간에 중요한 인물들은 별도로 설명하는 부분이 있어서 좋았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무겁지 않고 문체를 비롯해 메인이 되는 긍정성이란 단어처럼 책 자체가 즐겁고 경쾌하다. 저자가 철학을 전공하고 소설가로 등단한 사람이라 글 자체를 읽는 맛도 있다. 책 속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한국인의 외모는 물론 문화와 종교 및 정치는 물론 여성에 관한 것까지 두루 아우르는 광범위한 것이었다. 부록으로 실린 서구인들의 한국 체류 시기와 여러 페이지에 걸친 추천사도 눈길을 끈다.

 

 서문_한국인의 개성과 영혼 


1장. 한국인, 우리는 우리를 제대로 알고 있나? 

1. 진짜 한국인의 얼굴을 본 푸른 눈동자 | 한국인은 확실히 잘생긴 종족이다 | 한국인은 자연스럽고 당당하다 | 자유분방하고 쾌활하고 호탕한 한국인 | 나는 ‘진짜 한국인’을 만나고 싶다 | 일을 빠르게 배우는 비범한 한국인 
2. 정말 몰라? 한국인의 잠재력 | 한국인은 인정이 많고 통이 크다 | 한국인의 폭식문화 | 냉정과 열정, 평온과 분노의 한국인 | 호랑이를 때려잡는 한국인이 비겁하다니!
3. 강인함과 당당함은 한국 여성의 힘! | 한국 ‘아줌마’의 기원 | ‘공처가’임을 숨기고 싶어 하는 한국 남자들 |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여자들이 빨래만 하고 있다니! | 한국 여성의 미(美), 청순, 수수함, 세련됨 | 백인 우월주의를 공격한 다부진 논객, 박마리아 | 아름답고 강한 한국 여자들

2장. 100년 전 우리는 이렇게 살았다
1.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한국인 | 한국인의 자연 예찬, “좋소?” | ‘문명과 야만’의 눈으로 본 서울의 거리풍경 | ‘혼욕’을 하는 일본인들은 과연 청결한가? | “일본의 음악은 우리의 음악과 필적할 수 없다” | 재밌는 풍경들: 과거 시험의 날, 새해 축제, 투석전
2. 누리기만 한 특권층, 한국 발전의 걸림돌 | 한국의 특권층은 누구인가? | 늘 무언가를 먹거나 잠을 자고 있는 특권층| 백성은 무조건 복종만 하지는 않았다 | 고종에 대한 기억들 | 열강들은 왜 한국에서 무질서를 부추겼나 | 가치 있는 통치 기구가 될 수 있었던 독립협회
3. 한국의 종교, 뿌리가 없다고? 한국은 기독교가 자발적으로 뿌리내린 유일한 나라 | 사회적으로는 유교, 철학적으로 불교, 고난에 처했을 때는 영혼 숭배 | 기독교인이 되어도 내면에 뿌리박혀 있는 샤머니즘 | 동학에 깊은 관심을 보인 서구인들 | 기독교는 한국인의 정신에 얼마나 맞을까 | 왜 3·1운동을 선교사들에게 비밀로 했나 

3장. 오인된 역사, 이젠 우리도 바로 볼 때다 
1. 서구의 지식인, 한국의 지식인과 만나다 | 윤치호를 닮은 세로셰프스키 | “일본인들이 무슨 짓을 했지요?” | 한국에서 정체성을 깨닫는 서구의 식민지 지식인
2. 스웨덴 기자가 목격한 놀라운 현장 | 애원하는 그렙스트, 버티는 윤산갈 | 키 작은 일본인에게 매 맞는 덩치 큰 코레아 사람들
3. 그 미국 외교관은 왜 한국과 사랑에 빠졌나 | 한국의 토속 문화에 푹 빠진 샌즈 | 샌즈가 길들이고 싶었던 두 명의 한국인 | 동양의 작은 왕국에서 백인의 짐을 짊어진 소영웅주의자
4. 한 독일 기자의 섬세하고 예민한 시선 | 나는 ‘서양 야만인’ | 나는 한국에 대한 서구의 말을 믿을 수 없다 | 한국을 함부로 말하지 말라 

4장. 편협한 눈으로는 진실을 보지 못 한다 
1. 한 영국 제국주의자의 오만한 태도 | 한국 외무대신과 대화하는 영국 정치가의 태도 | 커즌은 왜 ‘한국’에 대해 상투적인 말만 되풀이하나? | 일본의 한국 지배는 능력 밖의 일이다 
2. 경성제대 외국인 선생과 한국인 제자들 사이엔 어떤 일이? | “우리의 불행한 조국에 대해서 글을 써주실 거죠?” | 드레이크는 왜 식민지인의 심성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는가 | “박마리아 앞에서 나는 노예였다”
3. 일본은 누구보다 한국인을 잘 알고 있었으나…… | 영국인들은 모두 자민족 우월주의자들인가? | 서구는 일본을 오판했다 | 일본은 약탈한 문화재를 돌려주어야 한다 | “우리 군부는 미친개와 같아요!” - 어느 일본인의 분노
4. 한국인보다 더 분노한 또 한 사람의 영국인 | “우리에게 무기를 좀 사다주십시오” - 어느 의병장의 간청 | “우리는 목석이 아니라 살과 피를 가진 인간입니다” 

5장. 일본은 빼어난 화장술로 세계를 현혹했다 
1. 일본은 한국 지배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 황인종이 백인종을 물리치다니! | 풋내기 미국 외교관, 한국의 ‘중립화’를 위해 이토 히로부미를 만나다 | 세계로부터 한국을 고립시킨 일본의 음모 | 세계는 ‘한국을 우려먹는 하나의 거대한 가족’ 
2. 일본은 자신들을 과대평가하고 한국을 과소평가했다 | 가장 무자비한 일본의 제국주의적 통치 | 일본은 한국인을 열등한 일본인으로 만들려고 했다 | 일본은 한국인의 민족성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6장. 한국인을 향한 제언 
오해와 편견을 넘어 새로운 한국스타일로

이 책에 등장하는 서구인들의 한국 체류 시기
참고자료
독자서평

 

 특히 서구인과 일본의 식민치하에 의해 훼손된 한국의 긍정성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 돋보인다. 단순한 민족주의로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시각에서 치우침 없이 글을 서내려간 것이 인상적이다. 더해서 한국 아줌마를 분석한 시각도 독창적이다. 양성평등이 자리잡은 스웨덴에서 수학한 그녀라서 그런지 한국 여성을 여러각도에서 섬세하게 재조명한 부분을 읽으며 무척 즐거웠다. 그리고 이전에 들어보지 못했던 박마리아란 여성의 일화를 보면 제도와 관습에 한국 여성들의 기개와 재능이 갖혀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책에서도 계속 나오는 이야기의 흐름처럼 인위적인 조작의 색채가 진한 시가지에서 가슴을 내놓은 여인의 사진처럼 한국은 누구의 지배를 받아야할 정도로 미개하지 않았으며 농업 국가 특유의 낙천성과 자연을 사랑하고 학문에 열정 있는 문과 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라가 어려울 때 국력이 약한 상태에서 정신적으로라도 강력하게 단합되어 있지 못하다면 나라는 근본부터 뿌리째 흔들릴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내 나라를 사랑하면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여성들이 스스로 보는 얼굴의 모습과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비교한 경우에 자신의 모습을 더욱 못나게 그리고 있는 경우가 다수란 연구가 결과가 있다. 평소 내 나라에 주는 점수에 인색한 우리였기에 스스로 알고 있는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매력적일 수 있는 것이다. 먹고 사는 일에 바빠 경제성장에 매진하다 보니 일본처럼 역사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 초석을 세우는데 소홀했던 것은 사실. 이 책을 통해 긍정적인 정체성 세우기에 다가가길 추천한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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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우리를 열받게 하는 65가지 이유
전정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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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회 초년병들은 통상 11개월이란 구직기간을 거쳐서 힘겹게 취업관문을 통과하지만 통상 1년 4개월 정도면 회사를 그만둔다고 한다. 이런 불경기에 갖은 고생을 해서 얻은 직장을 이들으 왜 이렇게 단기간에 그만두는 것일까? 첫 직장을 갖게 된 사람들은 일단 몸을 담게 된 조직의 문화를 익혀나가기 시작한다. 당연히 처음이니 내부적으로 대인관계는 물론이고 업무적인 측면에서 많이 부딪치지만 일단 초기인 만큼 군기가 들어있기 때문에 가지고 있던 포부를 열심히 끌어내 적응하려 몸부림친다. 

 

 하지만 회사생활에서 오는 회의감이나 의구심이 일정기간 쌓이면 신입의 열정은 바닥나고 이때부터 퇴사에 대한 강한 유혹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대개가 저정도 기간이 걸리는 것 같다. 곁에서 봤을 때는 저 고비를 넘기면 오래 가는 것 같고 못 넘기면 퇴사로 곧장 이어지는 듯 하다. 특히 아직 비교대상이 없는 초심자에게는 어느순간부터는 이렇다할 동기부여마저 사라지면 견디기 어려워지고 자신에게 불만을 심어주는 모든 것들이 퇴사의 이유가 되버리니 사표로 이어지는 시간은 더욱 짧아질 것이다.

 

 처음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며 직장을 구할 때는 자신의 스펙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흔한데 막상 직장을 떠나려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으면 기업문화를 꼽는 경우가 많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을터. 한국의 문화는 굉장히 정형적이고 상하수직체계를 이루는 경우가 많으니 비합리적 문화에 답답함을 느껴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막상 그만두는 이유를 스스로 정확히 인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남아서 적응한다 하더라도 풀리지 않는 의문은 맞지 않는 옷처럼 이들을 계속 괴롭힐 수도 있는 일.

 

 글쓴이는 이러한 첫 직장을 다니며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긍정적 변화를 모색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출간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변화와 혁신이 아래에서 시작된다고 믿는 그는 독자 대상도 실무급인 비관리자 위치의 직원들이다. 기업을 움직이는 원동력인 조직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일본의 기업이 외적으로 세계화를 추구하면서도 내적인 조직문화는 그에 따라가지 못해 더 큰 잠재성을 놓친 것이아닐까 생각한다.

 

 하단은 조직문화와 관련해 읽을만한 기존에 서평한 책.

존중하라 - 폴 마르시아노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8992944

 

 저자 전정주는 학창시절부터 15년 넘게 해외생활을 하며 외국기업, 한국기업, 공기업, 민간 대기업을 두루 경험해본 사람으로 한국은행을 시작으로 소시에테제네랄, 리먼브러더스, 노무라 등을 거쳐 CJ E&M에서 영화산업에까지 뛰어들며 다양한 조직을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이 책을 저술했다. 이력에서 알 수 있듯 나오는 사례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정도선에 적합하다 하겠다. 물론 취지에 있어서는 각종 소기업과 벤처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 총 1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 


01 학교인가? 군대인가? 
지각하면 혼나면 된다 | 직장 선배는 선도부 | 반성해라 | 직장 내 왕따? | 일은 되도록 상 사가 보는 데서 해라 |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간섭 | 칭찬보다는 비판 | 정신통일! 

02 직원은 존중보다 관리와 무시의 대상?
내부 아이디어에 대한 불신 | 독심술, 끝까지 듣지 않아도 된다 | 국민적 절약정신 | 신입사원은 모두의 비서인가? | 관리자를 관리하다 | 현업은 믿을 수 없다 

03 회사가 좋아하는 인재상
정보는 알아서 파악해라 | 자꾸 물어보지 말고 알아서 잘하자 | 의사결정 시 리스크는 언급하지 말자 | 예측 가능해야 하지만 동시에 창의적이어야 한다 | 내 일이 아니라 회사 일이다! 쓸데없는 열정은 금물 

04 우리 회사는 아날로그 시대
직급이 높을수록 컴맹? | 의사결정은 대면으로, 콘퍼런스콜이 뭔데? | 내 하드가 있는데 왜 공유 드라이브를 써? | 이메일은 덕후용 | 뽑아서 줘봐, 컴퓨터에선 안 보이네 

05 회의, 꼭 해야 돼?
회의의 본질은 반성의 시간, 의견 개진보다 필기를 | 반대 의견을 내면 저격 당한다 | 그룹토론은 불편하다 | 체어퍼슨(chairperson)이 뭐꼬? | 회의는 많을수록 좋은 법 | 신입사원이 감히 회의에서 의견을? 

06 무능한 상사, 나를 미치게 한다
실무경험은 부하직원들만 있으면 된다? | 모호한 업무지시, 알아서 잘하라 | 변덕은 제발 그만! | 부서 간 협력은 개인 친분에 의존하자? | 신중한 상사에게 신속한 의사결정을 요구하지 말자 | 반말과 막말은 상사의 사랑이다 

07 우리 회사 업무 방식, 이해할 수 없다
챙겨라 | 프로젝트는 많을수록 좋다. 딱히 끝낼 필요는 없다 | 긍정의 힘! 불가능도 긍정으로 이겨내자 | 실제 업무성과보다 보고가 중요하다 | 용두사미 컬처, 시작이 요란하면 실행은 저절로 될지어니 | 비효율적인 절차, 절차, 절차 

08 네가 뭘 아는데? 그냥 하던 대로 해!
경쟁사와 교류는 금물 | 신규 사업 검토 시 벤치마킹은 필수 | 전략의 공유나 소통보다 수립이 중요하다 | 나의 목표는 이익창출이 아니라 오너의 지시실행이다 | 실제 이익보다는 외형이 중요하다

09 死생활은 있되, 私생활은 없다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다 | 휴가는 안 쓸수록 좋다 | 직원들의 사생활은 없다 | 독특한 우리 문화, 워크샵 

10 우리 회사 업무 평가, 과연 공정한가?
업무에 대한 피드백, 있다? 없다? | 공평하고 무난하게, 잘하는 사람을 띄우지 말고 못하는 사람을 질책하지 말자 | 평가는 윗사람 고유 권한 | 인재는 성과보다는 소문이나 평판으로 판단해라 | 평가 및 인센티브 시스템, 과연 존재하는가? 

11 인사부,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
인사발령은 본인도 모르게 | 잦은 조직개편, 유연한 우리 회사 | 인재는 모두 회장 비서실로 | 가장 좋은 커리어 관리는 승진 | 승진 누락은 스스로의 책임, 알아서 이해하자 |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12 외국어만 잘하면 글로벌인재?
전문지식이나 문화적 차이는 언어로 극복할 수 있다 | 성공하는 글로벌인재는 빨리 한국화되는 인재 | 자격증이 실무 능력보다 중요하다 

13 이 책을 집어든 당신에게 묻고 싶은 질문
내가 조직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 10년 후 나의 모습은 무엇인가? | 나만이 이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 조직 내의 나의 롤모델은 누구인가? 

에필로그 

 

 저자는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MBA를 마친 소위 말하는 고스펙자이지만 실상 책에서 풀어 놓는 이야기들은 다른 직장인들과 대동소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글로벌 기업문화에 견주어 봤을 때 우리나라 기업들은 획인화되어 있고 경직된 부분 때문에 비효율이 초래되곤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곳곳에서 이런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삼성이 세계 브랜드 가치 순위권에 등장한 오늘날 우리로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다가갈 준비가 필요한 시기다. 신입직원들은 물론이며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는바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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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불편을 팔다 - 세계 최대 라이프스타일 기업의 공습
뤼디거 융블루트 지음, 배인섭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가구계의 거대 공룡 이케아가 한국에 상륙한다는 기사가 났었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감각을 지닌 사람들에게 이케아는 이미 낯선 브랜드가 아니다. 규모도 글로벌 재계순위로는 13위이며 값싸고 질좋은 가구로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동안 이케아를 분석한 관련 서적들이 많았지만 이 책은 제목부터 상당히 매력적이다. 불편을 판다는 것은 서비스 제일 정신의 한국에서는 굉장히 아이러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이케아 제품은 별다른 직원들의 호객행위나 안내 없이 고객이 직접 매장을 두세시간 돌아서 고른 미완성 제품을 구매 사용할 장소로 직접 가져와 조립하는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이케아의 전략은 대개의 기업들이 그러하듯이 비용을 절감하여 되도록 싸고 합리적인 제품을 만들려한다는데 타기업과 큰 차이점은 없다. 하지만 단연 돋보이는 점은 역시나 소비자를 단순히 완성 제품을 누리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생산과정에 참여시키는 제3의 직원처럼 기업활동에 연장선으로서 참여시킨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화물운소비와 조립에 소요되는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 이는 굉장히 영리한 수단으로 셀프서비스라며 물을 직접 떠서 마시게 하는 식당에서 취하는 시스템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좀 더 진일보한 모습으로 보인다. 

 

메이커스 - 크리스 앤더슨

http://blog.naver.com/lawnrule/120191328015 

 

 무언가 조립하고 만들어내는 과정을 즐기면서 일시적인 소속감을 누리는 부분도 없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은 무언가를 만들고 이를 완결지으려는 본능이 있다. 자이가르닉 효과라고도 하는데 맨몸으로 태어나서 의식주를 외부세계에서 획득해야 하는 인간에게는 중요한 본능이며 미완성의 제품을 값싸게 사와서 완제품으로 변모시키는 것은 우리에게 본능에 충실할 수 있는 기회와 동시에 경제적인 부분을 도우니 일석이조인 것이다. 이것은 흡사 아이들이 기성의 로봇장난감이 아닌 굳이 조립품을 찾아서 직접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발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최대한 편리함을 추구하는 시대에 아이러니한 풍경일 수 있겠지만 인터넷에서 물건을 주문하며 클리 한 번 하는 것과는 다른점이, 이케아의 경우, 원하는 것을 찾는 과정과 완성이란 목표를 고객에게 제공하여 이들을 몰입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은 상당히 민주적이다. 스칸디나비아반도의 특유한 단숨함과 합리성 때문인데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저소득자들에게도 만족을 주는 동시에 기본에 충실하고 실용적인 부분은 고소득자에게도 어필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케아를 설립한 장본인인 잉바르 캄프라드는 책에서대로라면 타고난 경영인이다. 42년 스웨덴 작은마을에서 열일곱의 잉바르는 아버지가 주신 용돈으로 잡화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사업의 초석을 닦았다. 특히 그가 가구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동원한 수단을 보면 그의 재능을 엿볼 수 있는데, 질은 유지하되 가격을 낮추기위해 앞서 언급한 고객참여형 시스템을 도입했고 기존 스웨덴 가구점이 취한 저매출 고마진이 아닌 저마진 고매출인 박리다매를 시도했다. 따라서 시장조사 후에 타사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설정하고 여기에 맞춰 자제와 디자인 및 공급, 납품 업체를 선정했다.


 제조업은 전문업체가 있기 마련인데 기존 업체를 이용하려면 가격면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는 비전문업체라도 생산가만 낮아질 수 있다면 과감하게 이들에게 일을 맡겼다. 예를 들어 철제 서랍장의 경우 소련군에 캐비닛을 납품하던 업체에서 제작하게 하고 금속 빨래 바구니는 비교적 연광성이 떨어져 보이는 통조림업체 맡기는 것이 그러하다. 가격만 낮출 수 있다면 최소한의 연결고리만 있어도 이를 활용하는 창의적이면서도 과감한 결단력이 있었다.


 또한 이케아는 유럽에 출발한 글로벌 기업으로 다른 나라에서 그 이국성을 최대한 활용한다. 해당 지역의 특색에 동화되려 하기보다는 스웨덴의 색을 그대로 이용하여 기업 자체를 스웨덴화 시켰다. 매장에서 스웨덴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을 열고 스웨덴 물품을 파는 샵을 두는 등 가구를 사러 왔던 사람들은 스웨덴 탐방을 온 듯한 착각이 든다. 값싼 가구를 사러 왔다 유럽에 소풍온 기분을 낼 수 있으니 고객의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일 뿐 아니라 기업에서는 수익에 도움을 주는  효자 아이디어다. 

 

 스웨덴에서 시작됐으나 현재는 네덜란드 소속의 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IKEA’라는 이름은 설립자 이름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 캄프라드가 자란 스웨덴 남부 농장 엘름타리드(Elmtaryd), 그리고 농장 근처 마을인 아군나리드(Agunnaryd)의 약자다. 저자인 뤼디거 융블루트는 ‘슈피겔’과 ‘슈테른’에서 경제부 기자 출신의 경제관련전문 작가로 이케아에 대한 개괄적 설명을 깔끔하게 설명한다. 1부는 그의 성장과정, 2부는 이케아의 성공전략이 나온다.

 

 1부 이케아의 탄생 

1장 타고난 장사꾼 잉바르 
2장 스무 살, 가구사업에 뛰어들다 
3장 승승장구, 이케아 
4장 조국을 떠난 이유 
5장 스웨덴에서 온 상상초월 가구점 
6장 이케아를 누구 손에? 
7장 확장, 또 확장 

2부 이케아의 성공 전략 
1 가격 전략 | 싸게, 더 싸게 
2 북유럽 스타일 | 스칸디나비아의 단순함 
3 스웨덴을 팔다 | 이케아는 스웨덴식 디즈니랜드 
4 적절한 불편 | 고객이 함께 일하게 만들어라 
5 카탈로그 |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다 
6 핫도그 전략 | 소비자의 지갑을 재빨리 열어라 
7 독특한 기업 문화 | 우리는 진정한 이케아 가족 
8 잉바르 = 이케아 | 살아 있는 신화, 그가 곧 이케아다 
9 공급처 | 전 세계가 이케아의 공장 
10 기업 구조 | 도대체 이 회사는 누구의 것입니까? 
11 위기 관리 | 흠집 없애기의 명수, 이케아

 

  이케아는 이렇게 개성 강하고 독보적인 사업철학만큼이나 그들의 행보 또한 특이하다. 이 기업은 아직까지 비상장기업이며 창업자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별도조직이 있다. 이들은  ‘인터 이케아 시스템즈(Inter IKEA Systems)’를 가지고 있는데 이 시스템이 이케아 매장들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케아의 콘셉트, 상표권, 제품 디자인 등 지적재산권과 프랜차이즈 허가권을 부여한다. 세계적인 기업인 동시에 굉장히 비밀스러운 구석이 많은 묘한 조직운영을 하고 있다는 점이 묘하고 책에서 자세한 언급이 없으니 더욱 궁금했다.

 

 우리나라는 무언가 덤으로 주고 더 친절하게 고객에게 다가가는 문화가 주류다. 그렇기에 당장 고객을 서운하게 만들고 힘들게 만드는 것은 기업가치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따라서 이케아의 성공전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경기도 광명시가 이케아가 신청한건축 허가에 대해 조건부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상생 방안으로 일자리 창출 계획 등 지역 협력이 포함됐지만 강력한 반말로 내년 말로 예상된 오픈 일정을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 

 

 책을 일독하니 한국 가구시장의 향방과 이케아가 미칠 영향 및 성공 여부가 더욱 점치기 어려워진 것 같다. 까르푸와 같은 유통업체들은 한국기업에게 그 자리를 빼앗기고 결국 정착하지 못했던 례를 봤을 때는 이케아도 고전할지 모를 거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책 속에서 만난 이 기업은 상상 이상으로 뿌리부터 저력 있는 사업체였다. 글로벌 기업이란 명찰이 장난으로 붙어 있는 것이 아닌만큼 과연 국내에 내딛는 가구계 공룡의 첫발이 그 위용만큼이나 대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케아 브랜드에 관심만 있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사업하거나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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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튜즈데이 - 한 남자의 운명을 바꾼 골든 리트리버
루이스 카를로스 몬탈반.브렛 위터 지음, 조영학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 집에서는 코카스파니엘이라는 중형견과 새하얀 소형견종인 마르티스가 같이 산다. 대소변을 가리고 간단한 훈련 동작으로 애교를 부리고 이름을 부르면 대번에 달려 온다. 옆에 앉아서 가만히 눈을 쳐다보면 왠지 당장 말을 할 듯한 나의 사랑스러운 가족. 짐승을 키워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들은 말을 못하는 대신 사람 보다 월등한 오감으로 주위 환경에 반응한다. 특히 밥과 잠자리를 돌보는 주인에 심경의 변화에는 아마 그들의 배우자 보다도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보이는 충성심이나 기상천외한 행동들은 항상 세간의 큰 이목을 받는다. 잔인하고 기괴한 이야기부터 사랑스럽고 따뜻한 감동스토리까지.

 

 기적의 튜즈데이는 후자다. 특히 요즘에는 반려동물이라 부르며 아이들의 성장발달은 물론 정서적인 안정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좋다하여 개와 고양이로 심리치료를 하는 곳이 있을 정도인데 이 서적도 그러한 연장선. 책에는 17년간 군에서 복무했던 상이군인 루이스와 골든레트리버가 등장한다. 대개의 전쟁들이 그러하듯이 전역한 군인의 상당수는 부상여하를 불문하고 일명 트라우마라하는 엄청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린다. 루이스도 마찬가지여서 종종 지붕 위에 저격수의 환영을 보고 외출을 위해서 집을 나서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전쟁터에서 척추부상과 뇌손상 장애를 얻었고 잔인한 공습으로 인한 아이들의 시체들과 자살폭탄테러 현장의 잔혹하게 뜯겨진 시체조각 등을 목격한 연유로 끔찍한 편두통과 광장공포증 및 공황장애를 겪고 있었다. 자진해서 이라크전에 두 차례나 참전했던 그였지만 그것이 후유증은 비켜갈만 이유가 되진 못했다. 이러한 그의 삶에 빛을 심어준 것이 튜즈데이였다. 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대충 설명하자면 골든레트리버는 굉장히 순하고 인내심 좋으며 낙천적인데다 지능이 높아 훈련이 용이하다. 하지만 비만을 따로 걱정해야 할 정도로 태평하기도한 견종으로 아이들에게 친절해서 애들 있는 집의 가정견으로 적합하며 균형잡힌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남녀노소 인기가 높다. 몸무게가 40키로에 달하는 덩치 큰 대형견이라 물리적으로 힘을 쓰는 경우도 있으니 도우미에 그야말로 적격인 개다. 

 

 그렇다고 모든 조련된 개가 도우미견이 되는 것은 아니다. 통상 절반 정도는 부적격판정으로 안락사를 당하거나 다른 시설이나 민간에 분양된다. 군견이건 튜즈데이 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보조견이건 마찬가지다. 도우미 개들이 훈훈하고 멋진 풍경을 만들지만 이면에는 체계적이고 동물적 본능 절제시키는 이성적 훈련과 마지막까지 적격여부를 심사하는 철저함이 뒷받침 된 것이다. 책의 초반부에 이들의 훈련과정이 나오는데 정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한 마음이 여린 독자는 울음을 터뜨릴지도 모르겠다. 도우미견은 혈통부터 특별하게 관리되어 특유의 온순하고 높은 지능을 보존한 부모에게서 태어난다. 좋은 유전자를 지니게 되는 행운은 누렸지만 태어나서부터의 성장과정은 험난하다.

 

 일단 태어난지 삼일만에 눈도 못뜬채로 첫 훈련을 받는데 그것은 바로 인내다. 특정행위를 참아내면 보상으로 무언가 얻는다는 것을 미리 각인시키는 것이다. 젖을 찾는 강아지를 떨어뜨리면 당연히 어미를 찾아 울기 시작한다. 조련사가 소리를 내어 달래며 일정시간이 지나면 강아지는 젖 찾기를 포기한다. 이어서 얌전해진 강아지에게 젖을 물리고 다시 이를 반복한다. 보상에 대한 조건을 설정해서 훈련의 기반을 닦는 것이다. 그리고 아기 강아지는 어미의 타액이 묻은 음식이 아니면 거부감을 보이는데 이들을 일찍 어미와 떨어뜨려 아이들이 있는 시설에 노출시켜 사람과의 교류에 안정감을 심어주고 어미와의 애착도는 떨어뜨린다. 

 

 어미 대신 관심을 주는 사람들이 건낸 음식을 받아먹게 하는 것인데 초반에는 거부하지만 허기진 배는 식욕을 누를 수 없으니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젖을 떼기 전이라 간신히 뒤뚱거릴 정도이지만 미리 설치된 장애물을 거쳐서 이유식을 먹는 과정까지도 이들에겐 훈련의 일환이다. 사람은 자라면서 부모나 주변 사람에게 조건 없는 애정을 받으면서 의존하고 신뢰한다. 이런 과정으로 정을 주고 받으며 애착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데 이 과정을 강제로 생략하는 것이다. 잔인하게 느껴지지만 도우미견을 만들어내는데 이렇게 조건적 애정을 설정하지 않으면 훈련도 힘들거니와 견주가 바뀌면 적응하기 힘들어진다. 성정이 예민한 개라면 더욱 그러한데 튜즈데이는 그런 강아지였다.

 

 튜즈데이도 그저 훈련 받은 어린 강아지였는데 교도소 프로그램에 3개월차에 참여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가석방 심사를 앞둔 주인겸 죄수에게 배정되어 삼개월간 신뢰와 애정을 쌓다가 그의 출소로 혼자가 되버린 것이다. 조건과 보상에 길들여진 튜즈데이에게 주인의 시도때도 없는 자유로운 애정으로 새로운 세상을 느낀 예민한 튜즈데이는 버려졌다는 생각으로 훈련은 거부하고 식사조차 하지 않는 말썽쟁이가 되버린다. 이후 다시 정을 쌓은 새로운 주인도 가성방 심사로 자유의 몸이 되면서 튜즈데이는 두 번의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그러다 지금의 주인인 루이스를 만나게 되면서 진정한 사랑에 대한 깨달음과 치유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큰 줄거리.   

 

 1부 튜즈데이

아기 골든 리트리버
교도소 강아지
마음을 닫은 아이들

2부 루이스
살인의 추억
“나는 미국의 병사다.”
지옥에서 살아나오다
차라리 잠들고 싶던 나날들
운명을 바꾼 편지 한 통

3부 튜즈데이와 루이스
첫눈에 알아보다
함께한다는 것
우리 사이를 잇는 끈
세상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아버지의 눈물
한밤중의 공놀이
고양이와 개
희망과 변화
불친절한 버스 운전사
튜즈데이의 손잡이
튜즈데이 쇼
과거의 삶을 날려보내다
튜즈데이 단장하기
사소한 행복
용감한 그대들을 위하여
평온한 나날들

에필로그 - 졸업식
역자 후기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진자료 등이 없다는 것이 좀 아쉽다. 하지만 하단에 링크한 페이스북과 공식 홈페이지에서 튜즈데이와 주인인 루이스의 동영상과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더라도 한 번 읽기시작하면 마지막장을 넘길 때까지 손에서 놓치지 힘들 것이다. 모두 튜즈데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릴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무겁지 않은 솔직한 문체의 엣세이 스타일 서적으로 한 아마존 독자의 코멘트처럼 읽을 수 있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마지막은 영화 라이온에 나온 대사다. 세상에는 변화시키기 어려운 것 투성이지만 내 결심만큼은 온전히 나의 것 아닐까. 이 책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마음의 창이 생기길 바란다.

 

http://until-tuesday.com/author.html

https://www.facebook.com/untiltuesday

 

  “과거로부터 도망치든, 교훈을 배우든 그건 네 결심에 달렸어(You can either run from your past or learn from it).”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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