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 제목을 보고 조급증이 있는 사람을 위한 심리서적이거나 조금은 정형적인 자기개발서가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자기개발서이면서도 기존에 이야기 해오던 성공에 요소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를 한다. 성공을 떠올리면 자연히 이른 나이에 각종 미디어를 도배하는 젊고 유능한 젊은이를 상상할지 모르겠다. 시간대비 대단한 성과를 내면 우리는 크게 재보지 않고 성공이라 부른다.이렇게 무언가 이른나이에 무언가로 대박을 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흔한 시대에 살고 있으니 사람들은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올라가는 것처럼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보조를 맞추기 위해 너나없이 조바심을 내며 살아간다. 주커버그도 이미 대학재학 시절에 페이스북을 만들지 않았는가.
하지만 책은 이런 성공한 사람들의 이면에서는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된 것이며 더디 익는 성공이 일반적이고 진정한 성과를 내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한다. 하룻밤 사이의 성공은 예외이며 그러한 환상이 사람들의 눈을 멀게한다는 것이다. 그가 좋아한다는 인용문은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집약적이며 단적으로 말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년에 이룰 수 있는 것을 과대평가하지만 10년 동안에 이룰 수 있는 것은 과소평가한다. '
특히나 한국은 사회구조상 넘어진 사람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고 기회를 쉽게 내주지 않는다. 물론 일처리가 늦거나 더디흐르게 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자연히 전반적인 분위기는 팍팍하고 경직되어 있으며 청년 시절에 무언가 이루지 못하면 인생 중반에도 역시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있다. 단기에 목표를 달성해서 빨리 해치우려는 태도는 생활 전반에 퍼져있어서 다이어트도 일주일이면 해결된다고 서져있는 광고현수막이 즐비하고 한달이면 해결된다는 높은 토익점수를 내세운 배너를 마주치는 것은 일상인 것이 이러한 상황을 단적으로 반영한다. 시간은 돈이란 인식의 반영인 것이고 성질급한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이다.
책을 보면 서구권이라고 성공의 척도가 180도 다르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에 미술대학에 등록해 아트 포토그래퍼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3년 후에 미술 전공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진로를 변경해 큰 도시에 새로운 학사과정에 등록한다. 스스로 또래보다 분야에서 시간적으로 뒤쳐졌단 생각에 조바심이 났지만 장학금을 받거나 대출을 받은 것이 아니라 신문과 잡지 판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그 와중에 만난 것이 석세스란 잡지로 미디어에 등장하는 젊고 유능한 실력으로 성공한 이들도 많이 접했을 것이다. 당시 저자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운명이나 기막힌 운 덕분에 그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했지만 잡지에서는 의외로 결단의 문제라고 언급했단다. 바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 그 자체란 이야기였다.
이후에 글쓴이는 자기계발서에 매료되어 개인적 발전에 관한 글을 쓰겠다는 결단을 내린다. 자기계발서를 탐독하면서 그는 많은 책들이 삶을 변화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그것이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하게되도록 해준다는 공약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며 의아해했다. 하나 같이 동류의 서적들이 성공의 지름길만을 언급한 것이다. 그래서 개인의 발전에서 시간의 역할이 얼마나 간과되고 있는지를 깨달아 성공의 이면에 시간이 가진 역할을 재조명하려는 의도로 이 책을 집필했다 한다. 총 9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인상 깊은 부분은 강조처리 하였다. 때와 기다림의 가치에 대한 다양한 예시와 설득력 있는 문구들이 돋보이는 책이다.
|
프롤로그 66 1. 지금까지의 삶은 준비 기간일 뿐이다 13
2. 인생은 결코 짧지 않다 25 - 수명이 늘어난 만큼 쓸 수 있는 시간도 많다! 28 - 고정 관념을 뛰어넘는 슈워츠의 생산연령 계산법 32 - 슈워츠의 계산법에 따른 나의 생산 연령은? 33 - 49세, 새로 시작하기에 늦지 않은 나이 36
3. 삶을 멀리 내다보자 43 - 짧은 시간에 자잘한 것을 얻을 것인가, 묵혀서 값진 것을 얻을 것인가? 48 - 장기적 전망이 비즈니스에서 많은 보상을 가져온다 58
4. 리드 타임을 받아들이자 79 - 자신에게 10년을 주고 무얼 할 수 있는지 지켜보기 82 - 때를 기다리며 깊은 바닥 속에서 일하기 89 -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람들은 예외일까? 94 - 엄청난 가능성이 언제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 96 - 다른 일을 한 경험도 성공의 밑거름이다 105 - 이른 나이에 성공한 경우는 어떤가? 108 - 일단 현재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해라! 113
5. 40이라는 숫자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125 - 40세에 진정한 소명을 깨닫다 129 - 두 번째 삶으로의 전환 137 - 삶을 변환시키는 기회 읽기 144 - 놀던 물에서 계속 놀기 146 - 하버드를 졸업하고 베이비시터를 했지만! 150 - 치킨을 사랑한 주유소 주인 153 - 유명해지기 전의 그들은 무엇을 했을까? 156 - 처음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다른 것을 시도해 보자 160 - 40부터는 두 번째 삶이 시작된다 172
6. 이제는 다음 반세기의 마법이 시작된다 179 - 언제 자신의 일이 제 모습을 드러낼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182 - 50세가 넘어서야 꽃을 피운 애니 프루의 경우는? 185 - 전문성은 바뀌기도 한다 188 - 여가 시간에 한 일도 성공의 밑거름 191 - 영원히 오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때는 오게 되어 있다 195
7. 30년이면 뭐든지 캐낼 수 있다 209 - 늦은 나이에 활짝 피어나다 214
8. 사람은 예측할 수 없기에 아름답다 227 - 삶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231 - 놀라운 제2의 인생이 열리다 233 - 성공에 밑거름이 되는 자원들은 과연 뭘까? 236 - 행운과 필연성이라는 신화 253 - 무(無)에서 이루어내기 255
9. 위대한 것은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269 - 만개하는 데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 걸까? 275 - 처음 1퍼센트를 달성하고 나면 278 - 혁명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진화적인 것일 뿐. 284 - 크게 되려면 천천히 가라 288
에필로그 296 |
책 속에서 고정화 된 성공의 이미지는 해체 된다. 다빈치 코드로 유명한 댄 브라운은 사립학교 수학 교사와 교회 오르가니스트 사이에 세 자녀 중 맏이로 대학에서는 가수였으며 합창단의 일원으로 세계를 돌아다녔다. 싱어송라이터로 성공하고자 했지만 30대 중반까지 접어들었으나 그동안의 모든 시도는 번번히 실패였다. 그런 그가 타히티에서 휴가를 보내다 시드니 셀던의 스릴러 소설을 접한 이후에 전업작가가 되기로 마음 먹고 몇 권의 책을 내다가 39세 되던 해에 그 유명한 다 빈치 코드를 출간한 것이다. 그의 첫 작품과 대박을 낸 작품 사이의 기간 9년이었다. 장인정신의 외길만이 성공에 직결되는 것이라 여겨지는 것과는 대비된다. 늦은 나이에 성공 이면에는 음악에 대한 열망과 환상을 버리고 자기통찰을 하여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린 것이다.
성질 급한 내겐 어른들께서 자주하는 때가 되면 이란 말이 언제 들어도 식상한 표현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왜 그렇게 말씀하셨고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말씀하셨을지를 이해하고나서는 저 문장이 주는 무게가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삶에는 종류가 있고 빨리 사는 삶도 그렇다고 무조건 느린 삶도 정답은 아니고 훌륭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여러 조건이 있겠지만 어떤 일에 소요되는 시간의 프레임을 받아들인다면 이런 훌륭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성공이란 것이 시간과 경주를 벌여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시간을 좀 더 길게 보면 삶의 큰 프로젝트를 과감하게 시작할 수 있다. 새로운 커리어를 쌓거나 사업체나 가족을 새로 꾸리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또는 사회단체에서 큰 모험을 하거나 상관없다. 그 어떤 프로젝트라도 성공의 비결은 그 일을 마무리할 때가지 드는 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 P23
아무리 재능과 노력이 뛰어나다 할지라도 어떤 일에는 반드시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아홉 명의 여자를 임신시킨다고 해서 한 달 만에 아기가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 워렌 버핏
100세 시대가 코앞이라 인생 이모작이란 이야기까지 나온 상황이라 우리의 삶을 좀 더 길게 보고 어떻게 살아야 진정한 성공인지에 관한 철학적인 고찰과 이에 대한 현실적인 통찰력이 요구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한 번에 자신의 가능성을 모두 분출할 수 있는 천운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라면 나름의 성과를 내기까지 갖은 시행착오를 겪고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느긋하게 마음 먹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 기술과 사회시스템이 하나같이 빠름을 추구하는 와중에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라면 위로겸 자기개발을 위해 일독을 권한다. 하단의 서적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서적이다. 무언가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이다.
첫번째 펭귄의 선택 - 김찬호
http://blog.naver.com/lawnrule/120189186686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