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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는 코카스파니엘이라는 중형견과 새하얀 소형견종인 마르티스가 같이 산다. 대소변을 가리고 간단한 훈련 동작으로 애교를 부리고 이름을 부르면 대번에 달려 온다. 옆에 앉아서 가만히 눈을 쳐다보면 왠지 당장 말을 할 듯한 나의 사랑스러운 가족. 짐승을 키워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들은 말을 못하는 대신 사람 보다 월등한 오감으로 주위 환경에 반응한다. 특히 밥과 잠자리를 돌보는 주인에 심경의 변화에는 아마 그들의 배우자 보다도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보이는 충성심이나 기상천외한 행동들은 항상 세간의 큰 이목을 받는다. 잔인하고 기괴한 이야기부터 사랑스럽고 따뜻한 감동스토리까지.
기적의 튜즈데이는 후자다. 특히 요즘에는 반려동물이라 부르며 아이들의 성장발달은 물론 정서적인 안정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좋다하여 개와 고양이로 심리치료를 하는 곳이 있을 정도인데 이 서적도 그러한 연장선. 책에는 17년간 군에서 복무했던 상이군인 루이스와 골든레트리버가 등장한다. 대개의 전쟁들이 그러하듯이 전역한 군인의 상당수는 부상여하를 불문하고 일명 트라우마라하는 엄청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린다. 루이스도 마찬가지여서 종종 지붕 위에 저격수의 환영을 보고 외출을 위해서 집을 나서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전쟁터에서 척추부상과 뇌손상 장애를 얻었고 잔인한 공습으로 인한 아이들의 시체들과 자살폭탄테러 현장의 잔혹하게 뜯겨진 시체조각 등을 목격한 연유로 끔찍한 편두통과 광장공포증 및 공황장애를 겪고 있었다. 자진해서 이라크전에 두 차례나 참전했던 그였지만 그것이 후유증은 비켜갈만 이유가 되진 못했다. 이러한 그의 삶에 빛을 심어준 것이 튜즈데이였다. 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대충 설명하자면 골든레트리버는 굉장히 순하고 인내심 좋으며 낙천적인데다 지능이 높아 훈련이 용이하다. 하지만 비만을 따로 걱정해야 할 정도로 태평하기도한 견종으로 아이들에게 친절해서 애들 있는 집의 가정견으로 적합하며 균형잡힌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남녀노소 인기가 높다. 몸무게가 40키로에 달하는 덩치 큰 대형견이라 물리적으로 힘을 쓰는 경우도 있으니 도우미에 그야말로 적격인 개다.
그렇다고 모든 조련된 개가 도우미견이 되는 것은 아니다. 통상 절반 정도는 부적격판정으로 안락사를 당하거나 다른 시설이나 민간에 분양된다. 군견이건 튜즈데이 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보조견이건 마찬가지다. 도우미 개들이 훈훈하고 멋진 풍경을 만들지만 이면에는 체계적이고 동물적 본능 절제시키는 이성적 훈련과 마지막까지 적격여부를 심사하는 철저함이 뒷받침 된 것이다. 책의 초반부에 이들의 훈련과정이 나오는데 정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한 마음이 여린 독자는 울음을 터뜨릴지도 모르겠다. 도우미견은 혈통부터 특별하게 관리되어 특유의 온순하고 높은 지능을 보존한 부모에게서 태어난다. 좋은 유전자를 지니게 되는 행운은 누렸지만 태어나서부터의 성장과정은 험난하다.
일단 태어난지 삼일만에 눈도 못뜬채로 첫 훈련을 받는데 그것은 바로 인내다. 특정행위를 참아내면 보상으로 무언가 얻는다는 것을 미리 각인시키는 것이다. 젖을 찾는 강아지를 떨어뜨리면 당연히 어미를 찾아 울기 시작한다. 조련사가 소리를 내어 달래며 일정시간이 지나면 강아지는 젖 찾기를 포기한다. 이어서 얌전해진 강아지에게 젖을 물리고 다시 이를 반복한다. 보상에 대한 조건을 설정해서 훈련의 기반을 닦는 것이다. 그리고 아기 강아지는 어미의 타액이 묻은 음식이 아니면 거부감을 보이는데 이들을 일찍 어미와 떨어뜨려 아이들이 있는 시설에 노출시켜 사람과의 교류에 안정감을 심어주고 어미와의 애착도는 떨어뜨린다.
어미 대신 관심을 주는 사람들이 건낸 음식을 받아먹게 하는 것인데 초반에는 거부하지만 허기진 배는 식욕을 누를 수 없으니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젖을 떼기 전이라 간신히 뒤뚱거릴 정도이지만 미리 설치된 장애물을 거쳐서 이유식을 먹는 과정까지도 이들에겐 훈련의 일환이다. 사람은 자라면서 부모나 주변 사람에게 조건 없는 애정을 받으면서 의존하고 신뢰한다. 이런 과정으로 정을 주고 받으며 애착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데 이 과정을 강제로 생략하는 것이다. 잔인하게 느껴지지만 도우미견을 만들어내는데 이렇게 조건적 애정을 설정하지 않으면 훈련도 힘들거니와 견주가 바뀌면 적응하기 힘들어진다. 성정이 예민한 개라면 더욱 그러한데 튜즈데이는 그런 강아지였다.
튜즈데이도 그저 훈련 받은 어린 강아지였는데 교도소 프로그램에 3개월차에 참여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가석방 심사를 앞둔 주인겸 죄수에게 배정되어 삼개월간 신뢰와 애정을 쌓다가 그의 출소로 혼자가 되버린 것이다. 조건과 보상에 길들여진 튜즈데이에게 주인의 시도때도 없는 자유로운 애정으로 새로운 세상을 느낀 예민한 튜즈데이는 버려졌다는 생각으로 훈련은 거부하고 식사조차 하지 않는 말썽쟁이가 되버린다. 이후 다시 정을 쌓은 새로운 주인도 가성방 심사로 자유의 몸이 되면서 튜즈데이는 두 번의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그러다 지금의 주인인 루이스를 만나게 되면서 진정한 사랑에 대한 깨달음과 치유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큰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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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튜즈데이 아기 골든 리트리버 교도소 강아지 마음을 닫은 아이들
2부 루이스 살인의 추억 “나는 미국의 병사다.” 지옥에서 살아나오다 차라리 잠들고 싶던 나날들 운명을 바꾼 편지 한 통
3부 튜즈데이와 루이스 첫눈에 알아보다 함께한다는 것 우리 사이를 잇는 끈 세상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아버지의 눈물 한밤중의 공놀이 고양이와 개 희망과 변화 불친절한 버스 운전사 튜즈데이의 손잡이 튜즈데이 쇼 과거의 삶을 날려보내다 튜즈데이 단장하기 사소한 행복 용감한 그대들을 위하여 평온한 나날들
에필로그 - 졸업식 역자 후기 |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진자료 등이 없다는 것이 좀 아쉽다. 하지만 하단에 링크한 페이스북과 공식 홈페이지에서 튜즈데이와 주인인 루이스의 동영상과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더라도 한 번 읽기시작하면 마지막장을 넘길 때까지 손에서 놓치지 힘들 것이다. 모두 튜즈데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릴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무겁지 않은 솔직한 문체의 엣세이 스타일 서적으로 한 아마존 독자의 코멘트처럼 읽을 수 있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마지막은 영화 라이온에 나온 대사다. 세상에는 변화시키기 어려운 것 투성이지만 내 결심만큼은 온전히 나의 것 아닐까. 이 책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마음의 창이 생기길 바란다.
http://until-tuesday.com/author.html
https://www.facebook.com/untiltuesday
“과거로부터 도망치든, 교훈을 배우든 그건 네 결심에 달렸어(You can either run from your past or learn from it).”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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