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불편을 팔다 - 세계 최대 라이프스타일 기업의 공습
뤼디거 융블루트 지음, 배인섭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가구계의 거대 공룡 이케아가 한국에 상륙한다는 기사가 났었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감각을 지닌 사람들에게 이케아는 이미 낯선 브랜드가 아니다. 규모도 글로벌 재계순위로는 13위이며 값싸고 질좋은 가구로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동안 이케아를 분석한 관련 서적들이 많았지만 이 책은 제목부터 상당히 매력적이다. 불편을 판다는 것은 서비스 제일 정신의 한국에서는 굉장히 아이러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실제 이케아 제품은 별다른 직원들의 호객행위나 안내 없이 고객이 직접 매장을 두세시간 돌아서 고른 미완성 제품을 구매 사용할 장소로 직접 가져와 조립하는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이케아의 전략은 대개의 기업들이 그러하듯이 비용을 절감하여 되도록 싸고 합리적인 제품을 만들려한다는데 타기업과 큰 차이점은 없다. 하지만 단연 돋보이는 점은 역시나 소비자를 단순히 완성 제품을 누리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생산과정에 참여시키는 제3의 직원처럼 기업활동에 연장선으로서 참여시킨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화물운소비와 조립에 소요되는 비용이 따로 들지 않는다. 이는 굉장히 영리한 수단으로 셀프서비스라며 물을 직접 떠서 마시게 하는 식당에서 취하는 시스템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좀 더 진일보한 모습으로 보인다. 

 

메이커스 - 크리스 앤더슨

http://blog.naver.com/lawnrule/120191328015 

 

 무언가 조립하고 만들어내는 과정을 즐기면서 일시적인 소속감을 누리는 부분도 없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인간은 무언가를 만들고 이를 완결지으려는 본능이 있다. 자이가르닉 효과라고도 하는데 맨몸으로 태어나서 의식주를 외부세계에서 획득해야 하는 인간에게는 중요한 본능이며 미완성의 제품을 값싸게 사와서 완제품으로 변모시키는 것은 우리에게 본능에 충실할 수 있는 기회와 동시에 경제적인 부분을 도우니 일석이조인 것이다. 이것은 흡사 아이들이 기성의 로봇장난감이 아닌 굳이 조립품을 찾아서 직접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발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최대한 편리함을 추구하는 시대에 아이러니한 풍경일 수 있겠지만 인터넷에서 물건을 주문하며 클리 한 번 하는 것과는 다른점이, 이케아의 경우, 원하는 것을 찾는 과정과 완성이란 목표를 고객에게 제공하여 이들을 몰입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은 상당히 민주적이다. 스칸디나비아반도의 특유한 단숨함과 합리성 때문인데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저소득자들에게도 만족을 주는 동시에 기본에 충실하고 실용적인 부분은 고소득자에게도 어필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케아를 설립한 장본인인 잉바르 캄프라드는 책에서대로라면 타고난 경영인이다. 42년 스웨덴 작은마을에서 열일곱의 잉바르는 아버지가 주신 용돈으로 잡화점을 낸 것을 시작으로 사업의 초석을 닦았다. 특히 그가 가구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동원한 수단을 보면 그의 재능을 엿볼 수 있는데, 질은 유지하되 가격을 낮추기위해 앞서 언급한 고객참여형 시스템을 도입했고 기존 스웨덴 가구점이 취한 저매출 고마진이 아닌 저마진 고매출인 박리다매를 시도했다. 따라서 시장조사 후에 타사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설정하고 여기에 맞춰 자제와 디자인 및 공급, 납품 업체를 선정했다.


 제조업은 전문업체가 있기 마련인데 기존 업체를 이용하려면 가격면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는 비전문업체라도 생산가만 낮아질 수 있다면 과감하게 이들에게 일을 맡겼다. 예를 들어 철제 서랍장의 경우 소련군에 캐비닛을 납품하던 업체에서 제작하게 하고 금속 빨래 바구니는 비교적 연광성이 떨어져 보이는 통조림업체 맡기는 것이 그러하다. 가격만 낮출 수 있다면 최소한의 연결고리만 있어도 이를 활용하는 창의적이면서도 과감한 결단력이 있었다.


 또한 이케아는 유럽에 출발한 글로벌 기업으로 다른 나라에서 그 이국성을 최대한 활용한다. 해당 지역의 특색에 동화되려 하기보다는 스웨덴의 색을 그대로 이용하여 기업 자체를 스웨덴화 시켰다. 매장에서 스웨덴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을 열고 스웨덴 물품을 파는 샵을 두는 등 가구를 사러 왔던 사람들은 스웨덴 탐방을 온 듯한 착각이 든다. 값싼 가구를 사러 왔다 유럽에 소풍온 기분을 낼 수 있으니 고객의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일 뿐 아니라 기업에서는 수익에 도움을 주는  효자 아이디어다. 

 

 스웨덴에서 시작됐으나 현재는 네덜란드 소속의 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IKEA’라는 이름은 설립자 이름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 캄프라드가 자란 스웨덴 남부 농장 엘름타리드(Elmtaryd), 그리고 농장 근처 마을인 아군나리드(Agunnaryd)의 약자다. 저자인 뤼디거 융블루트는 ‘슈피겔’과 ‘슈테른’에서 경제부 기자 출신의 경제관련전문 작가로 이케아에 대한 개괄적 설명을 깔끔하게 설명한다. 1부는 그의 성장과정, 2부는 이케아의 성공전략이 나온다.

 

 1부 이케아의 탄생 

1장 타고난 장사꾼 잉바르 
2장 스무 살, 가구사업에 뛰어들다 
3장 승승장구, 이케아 
4장 조국을 떠난 이유 
5장 스웨덴에서 온 상상초월 가구점 
6장 이케아를 누구 손에? 
7장 확장, 또 확장 

2부 이케아의 성공 전략 
1 가격 전략 | 싸게, 더 싸게 
2 북유럽 스타일 | 스칸디나비아의 단순함 
3 스웨덴을 팔다 | 이케아는 스웨덴식 디즈니랜드 
4 적절한 불편 | 고객이 함께 일하게 만들어라 
5 카탈로그 |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히다 
6 핫도그 전략 | 소비자의 지갑을 재빨리 열어라 
7 독특한 기업 문화 | 우리는 진정한 이케아 가족 
8 잉바르 = 이케아 | 살아 있는 신화, 그가 곧 이케아다 
9 공급처 | 전 세계가 이케아의 공장 
10 기업 구조 | 도대체 이 회사는 누구의 것입니까? 
11 위기 관리 | 흠집 없애기의 명수, 이케아

 

  이케아는 이렇게 개성 강하고 독보적인 사업철학만큼이나 그들의 행보 또한 특이하다. 이 기업은 아직까지 비상장기업이며 창업자 가족이 소유하고 있는 별도조직이 있다. 이들은  ‘인터 이케아 시스템즈(Inter IKEA Systems)’를 가지고 있는데 이 시스템이 이케아 매장들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케아의 콘셉트, 상표권, 제품 디자인 등 지적재산권과 프랜차이즈 허가권을 부여한다. 세계적인 기업인 동시에 굉장히 비밀스러운 구석이 많은 묘한 조직운영을 하고 있다는 점이 묘하고 책에서 자세한 언급이 없으니 더욱 궁금했다.

 

 우리나라는 무언가 덤으로 주고 더 친절하게 고객에게 다가가는 문화가 주류다. 그렇기에 당장 고객을 서운하게 만들고 힘들게 만드는 것은 기업가치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중차대한 문제다. 따라서 이케아의 성공전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경기도 광명시가 이케아가 신청한건축 허가에 대해 조건부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상생 방안으로 일자리 창출 계획 등 지역 협력이 포함됐지만 강력한 반말로 내년 말로 예상된 오픈 일정을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 

 

 책을 일독하니 한국 가구시장의 향방과 이케아가 미칠 영향 및 성공 여부가 더욱 점치기 어려워진 것 같다. 까르푸와 같은 유통업체들은 한국기업에게 그 자리를 빼앗기고 결국 정착하지 못했던 례를 봤을 때는 이케아도 고전할지 모를 거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책 속에서 만난 이 기업은 상상 이상으로 뿌리부터 저력 있는 사업체였다. 글로벌 기업이란 명찰이 장난으로 붙어 있는 것이 아닌만큼 과연 국내에 내딛는 가구계 공룡의 첫발이 그 위용만큼이나 대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케아 브랜드에 관심만 있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사업하거나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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