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김보통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들은 다들 재미있게 읽었다는데, 나는 반감까지는 아니지만, 돼지 뒤발톱같은 마음으로 책을 읽어갔다. 

부분부분 굉장히 공감하면서도, 

대기업을 자발적으로 뚜벅뚜벅 나왔다는 것이 배경이 되었고, 대기업에 입사했다는 것은 대기업의 체에 걸러질 수 있는 대학이 전제되며,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책과 디피 중에 전후는 정확하게 모르겠으나 그림으로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이 책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앞섰다. 모든 존재에는 배경이 있건만, 이 책에 대해서는 이런 배경 없이 책이 나오고 히트칠 수 있었겠어? 하는 야박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경계 밖으로 나온 보통씨. 경계에 어슬렁거려봤다면, 누구나 공감할만하다. 

회사 생활 나온 부분을 읽으며 남편 생각이 났다. 회사 너무 열심히 다니지 말라며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남편이 어느 부분을 어느 정도 공감하며 읽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다보니 야박한 마음이 조금씩 허물어졌다. 

보통씨가 가운데 머물렀던 경력이 있기에 

경계 밖에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의미 있게 들린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결과로 다가온 불안과 비루함을 자기 비하나 원망으로 돌리지 않고, 찬찬히 맞서가는 모습이 신통치 않은 하루를 보낸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한편 보통씨가 소설 속 주인공 같아서 짠해지기도 했다. 


비통하게도 배 밖으로 던져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것들은 하나같이 즐거운 것들뿐이었다. 

현실을 '외면'하고, 스스로를 현실에서 '배제'시키면서, '기적 같은 반전'을 바라는 '긍정'의 부질없음을 떠올리며 고민하는 보통씨의 다음 행동에 나는 완전히 보통씨의 팬이 되었다. 


"탕수육 소자에 짜장면 하나요."

이제 3부를 읽을 차례이다. 보통씨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3부 책장을 넘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함께 읽기 좋은 날 - 이민수 선생님의 다정한 독서 수업 함께 걷는 교육
이민수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 중, 고. 

  초등학생의 귀여움과 고등학생의 진지함에 비해 중학생은 조금은 애매하고 밍숭맹숭한 시기. 그래서 중학생의 마음을 기꺼이 움직이게 만드는 일에는 조금 더 세심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도 각자 하고 싶은 대로 놀아보자!도 아니고 함께 책을 읽자고 할 때는 더더욱. 이 책은 그 섬세하고도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 어느 중학교 국어 선생님의 독서 교육 이야기이다.

 

  책을 펼치고 몇 장 읽지 않아서 소개된 <소설처럼>에 나온 '독자 권리 장전'을 보며 이민수선생님이 책에 대해, 독서에 대해 기본적으로 어떤 마음에서 출발했는지 감이 오면서 내 마음도 조금 가벼워졌다. 너무 쉬워도 너무 어려워도 안되고, 수행평가에 적당하면서, 재미도 있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면서 학년 수준에도 맞아야 하고, 성취 기준도 떠오르고 등등등. '독자 권리 장전' 덕분에 그 동안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기에 앞서 늘 머리에 맴돌던 겹겹의 생각을 살짝 털고 책을 읽기 시작할 수 있었다. 


  독서 수업을 한다면 늘 마음에 머무는 고민. 책 읽기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는 아이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책을 읽힐 수 있을까?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교사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달려있다. 

  맞는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막막한 답이다. 그 막막한 마음에 바람길을 열어 줄 책이 바로 이 '함께 읽기 좋은 날'이다.  

  이 책은 책 읽을 시간을 확보한 후 쉬우면서도 좋은 책 목록을 준비하고, 책 읽을 계기를 분명히 제시하는 일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결국 그 수업이 어디에 이르는지를 세세하게 보여준다. 

  책을 읽다보면, 재미와 분명한 주제 의식을 기준으로 책을 고르고 그 목록을 가지고 아이들을 만나는 이민수선생님의 교실에 있는 기분이다. 선생님의 목록은 가득 핀 벚꽃이 되어 아이들이 자연스레 읽고 이야기하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창과 방패를 지닌 기사가 되어 독서 수업을 지켜내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조금은 예상 가능했던 이야기이다. 

  이 책은 독서 수업 방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데, 거기에 이 책의 진짜 매력이 있다. 

  우선 중학생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어떤 책이 좋았는지, 책을 읽고 어땠는지. 내가 들었던 이야기 나오면 어디서 아는 사람 만난 듯이 반갑다. 또 한편 나는 왜 이런 이야기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나 샘이 날 정도로 생생하고 깊이 있는 아이들의 속사정도 나온다. 이를 통해 내가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 그리고 지금도 휴대폰을 붙잡고 있는 중학생인 내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고, 내 독서 수업을 준비하는 데 든든한 밑천이 된다. 

  두 번째, 아이들의 마음을 주욱 당겨서 사회 어느 지점과 연결되어 있는지 짚어준다. 학교가, 아이들이 섬이 아니라 사회가 만드는 크고 작은 파도의 영향을 끊임 없이 받고 있다는 것을 선생님은 책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아이들이 자극적인 소설을 찾는 이유부터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언어의 양은 공평한지, 육체보다 정신의 우월함을 믿고 살아온 그간의 일들, 목소리를 낼 수 없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진로 독서 시간 등 선생님이 연결 짓는 끈을 따라가다 보면 보는 눈을 더 넓혀야겠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끝으로 선생님은 학교와 수업을 지탱해오고 있는 경쟁 논리에 지친 마음을 다독인다.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책에서 직접 확인하길.

  독서 수업 잘 해보려고 읽은 책이었는데 위로 받으며 책장을 덮었다. 

  '그럴 때 이 노래를 초콜릿처럼 꺼내 먹어요'라는 노래 가사처럼 손 닿는 곳에 두고 언제든 꺼내 읽고 싶은 책을 국어 교사에게 적극 추천한다. 물론 중학생 자녀를 둔 보호자에게도!


 이민수선생님을 만나게 된다면 묻고 싶은 점. 읽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아이에게 '선택의 자유'보다는 목록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궁금했다. 옷이나 음악처럼 책도 개인의 취향인데, 취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학교 교육 안에서 독서 취향을 자연스럽게 만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함께 읽기 좋은 날 - 이민수 선생님의 다정한 독서 수업 함께 걷는 교육
이민수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다리던 책이 나와서 친구에게도 선물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의 주인이 되는 시간 -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한성우 지음 / 창비교육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이시옷은 규칙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이렇게 외우기 어려우면 규칙이 소용이 있나? 

  비단 사이시옷에 국한된 질문이 아니다. 

  영어에 비하면 띄어 쓰기가 너무 까다로운 것 아닐까? 

  된소리 발음을 많이 하는 것도, 사물이 주어가 되는 문장도, 말 함부로 줄여쓰는 것도 모두 별로라고 하니 내 국어 실력이 별로인 것이로군. 

  이 책은 내 마음 속에 늘 뜨뜨미지근하게 머물고 있던 이런저런 질문들을 하나하나 챙겨서 답해주고 있다. 질문을 떠올리면서도 우리말, 우리글을 제대로 모르는 탓이라는 생각에  마음 한 구석이 당당하지 못했는데, 글쓴이가 떡!하니 먼저 질문을 해주니 얇팍하게 나마 내 질문을 둘러싸고 있던 죄책감이 벗겨지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내가 했던 질문이 뭘 몰라서 했던 것이 아니라 당여한 것이었네, 이런 책의 소재가 되는 멋진 질문이었네, 하는 생각에 어깨를 폈다. 

  그러면서 문법을 조금 쉽게 풀어 놓은 에세이류가 아닐까하는 마음으로 읽어갔다. 

  "뱀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면 징그러워서 싫답니다. 그렇다면, 뱀을 왜 징그럽게 느끼는 것일까요?" 떠올리기도 싫은 뱀을 이 책에서 들어야하다니, 더군다나 뱀은 앞뒤 생각할 것도 없이 무조건 싫은데, 그것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 이렇게 답한다.

  "길쭉한 몸에 다리도 없고 온몸이 비늘로 덮여 있어서 그렇답니다. 모든 생명체가 저마다의 모습을 타고난 것뿐인데 그것을 왜 징그럽다고 느끼는 것일까요? 지물이 여기까지 이르면 답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혐오의 본질은 ''다름'과 '익숙하지 않음'에 있을 것입니다. 자신과 다르고,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은 싫은 것일 뿐입니다. 혹시 된소리와 거센소리에 대한 우리의 느낌도 뱀에 대한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뱀이라니, 상상만으로 징글징글하다고 있는 차에 글쓴이는 된소리와 거센소리 카드를 꺼낸다. 이런 글쓴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문법교양서라는 생각은 슬그머니 사그라든다. 우리말이 이렇고, 우리글은 저렇다가 아니라 팔닥팔닥이는 말과 글이 있고, 그 주인이 우리라는 점을 일꺠워주는 '주인정신 기르기 프로젝트'에 참가한 기분이다. 

  글자로만 만났던 '요오드'는 언제, 왜 '아이오딘'으로 변신할 수 밖에 없었는지부터 당장 이 집 저 집에서 쓰고 있는 '서방님', '도련님', '아가씨', '처남', '처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를 어떠한 태도로 바라볼 수 있는지 들려준다. 

 특히 도드라진다고 느끼지 못했던 '노찾사', '아나바다'가 '쫄면'을 거쳐 '케바케'와 'ㅇㅈ'에 이르는 길은 그 말을 알든 모르든, 말의 하인이든 주인이든 피해갈 수 없는 길이라 아직 이 책을 모르는 이들에게 같이 걷자고 소문내고 싶은 길이다. 특별한 배경지식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서 인터넷 좀 하는, 줄임말 좀 아이는 아이라면 충분히 함께 읽으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부분이지 싶다. 

  마지막으로 글쓴이가 강조한 "말의 주인은 늘 옳아요."라는 말을 기억하고 싶다. 많은 이들의 염려처럼 글쓴이의 맹목적 믿음이 우려되기 한다. 하지만 그보다 내가 '이것도 모르니'하면서 누군가를 규제하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 더 우려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라나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4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정호는 전갈을 기른다.

왜 전갈인가?

 

데모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창피해하던 중에 어떤 아저씨의 말을 듣는다.

"전갈법이지, 저들도 독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 줘야 하니까."

이 말을 듣고 전갈을 기르기 시작한다.

'어떤 아픔이 있기에 어두움 속에서만 헤맬까?'라며 전갈에 동질감을 느낀다.

정호는 전갈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는데, 내 눈길을 끈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누구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전갈의 아우라!

-정호는 사진에서 본, 꼬물거리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