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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옷을 입고 있다면.. 첫번째 단추부터 하나 하나 끼워갈 겁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첫번째 단추가 없었다면? 아마 두번째 단추를 첫번째 단추인냥 끼워서 마지막에는'아이고, 첫번째 단추가 떨어졌군'하고 -_-다시 단추를 끼우는 수고를 해야 할 겁니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첫번째 단추가 없었고 (혹은 단추가 투명단추라는 -_-;;)이 책을 잡는 순간 당신은 저처럼 속을 겁니다.(털썩)
일본 소설 중에서 추리소설은 처음이였지만 깔끔해서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일본 번역책에서 번번히 나오는 그런 일본식 어투가 굉장히 적었죠. 정말 깔끔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아마 번역하시는 분이 매끄럽게 만든 것 같더군요. ^^보통 우리 나라 소설처럼 눈으로 줄줄 읽어도 별 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반전 찾기에 혈안이 되었다가 금세 책에 빠져들어 그런건 생각할 수도 없게. 만들어버리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도쿄타워는 너무 '일본어 책' 이란 느낌이 강할 정도여서 조금은 흥미가 반감되기도 했습니다. 읽기도 힘들어서 한 두장 넘겨 읽는데 시간이 어찌나 많이 들던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저이지만 이런 형태의 반전은 처음이군요. 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추리소설처럼 혹은 셜록홈즈처럼 용의자 몇 명중 한명씩 한명씩 용의자를 지워가면서(사실 범인이 아니라 확신하게 되면 그자는 범인이지만)범인을 찾아가는 소설처럼의 고전적 수법이 아닙니다. 우리가 얼마나 편견에 사로잡혀있는지를 알게 해 줍니다. 일본에서도 1위를 한 소설이니 일본인들도 이런 편견을 가지고 있겠죠. 아마 전 세계 사람들도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런 상식처럼 통하는 편견을 작가는 정말 예리하게 잡은 겁니다.
작가가 처음부터 완벽하게 독자를 속일 셈으로 이 소설을 썼기 때문에 억지로 무언가를 알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그냥 읽어가면서 그리고 놀라워하는게 지극히 정상적이니까요.(전 매우 정상^^)
어휴. 저는 이 소설을 읽고 난 뒤 '당했다.'라는 말이 제일 먼저 나오더군요. 한마디로 로또 1등에 당첨되었는데 알고보니 그 1등 당첨번호는 저번주 번호였던 겁니다. 그때의 그 허탈감.. 그리고 알 수 없는 우울한 기분.. 그리고 '당했다'라는 말을 입으로 중얼 중얼거리고..
반전이 있는 소설인 만큼 그 반전은 모른 채 읽으셔야 더 재미있을 겁니다.^^ 모든 추리소설이 그렇듯 말이죠.
그리고 그 소설에서는 충분히 사회를 보여주기에 흥미 있었습니다. 일부분이지만 적어보겠습니다 [노인은 이 사회의 짐이야. 요즘 너무 오래 살거든. 여든, 아흔까지 살고 있잖아. 사회에 도움이 된다면 스타워즈의 요다처럼 9백년을 살아도 상관없지만. 대부분의 노인네들은 그저 곡식만 축내고 있잖아. 중략 3천만명의 노인네들이 국가에서 연금이라는 명목으로 용돈을 책기고 있어 3천만명! 통인구의 4분의1이 공짜로 밥을 먹고 있는거야. 정말 대단한 나라야.] 사실 일본이 고령화인구가 높지 않습니까? 더구나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가 되는데 이게 10년 뒤의 우리나라 모습이려니.. 하는 씁쓸한 생각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참고로 전 부산에 사는데 어젠가? 오늘 신문에 부산에는 한 부부당 0.95명의 아이를 낳는답니다. 이젠 1명도 낳지 않으니 그만큼 고령화 사회도 빨리 오겠죠.. -_-;;이런 이런..
아무튼 잘 지어진 소설이며 그리고 잘 속아버린 저 이군요.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이 속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