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 말하기 어려운 책... 그림책을 좋아하고, 자연에 대한 책을 좋아하는 내가 '자연에 대한 그림일기' 같은 이 책을 선택한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은 자연에 대한 책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자연에 대한 너무나도 다양한 이야기들을 조금씩 조금씩 메모해 두어, 읽고 나면 그 내용들이 정리가 되질 않고 뚝뚝 끊기는 기억들로 남게 된다.많은 서평들이 이 책을 추천하고 칭찬하고 있지만 정작 무엇때문에 추천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마음에 드는 책이긴 하지만 내용은 잘 모르겠는 책이다. 그리고 초등학교 5,6학년 해당도서라니... 그건 정말 말도 안되는 분류다. 이 책은 5,6학년이 읽기에는 너무 어렵다. 5학년 아이에게 선물을 했다가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은 어른들에게 자연에 대한 무수한 관점들을 제시해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아무런 연관이 없는, 접근할 수 있는 모든 관점들을 보여주는 책... 내가 이 책이 좋은 단 한가지 이유는 이 책의 그림에 나타나는 다양하고 깊이있는 색감과 글씨의 서체, 그리고 자유로운 문장 배열때문이다. 그것을 제외하면 내가 이 책을 몇번이나 읽어보았지만 나는 아직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식물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책 표지의 동양 여자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게 웃고 있어 더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책을 읽다 보니 그 여자 아이가 스웨덴으로 입양된 한국 소녀를 주인공으로 했다는 글을 읽고 더 특별한 느낌을 주었다. 책 곳곳에 사랑스런 리네아가 식물을 돌보며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자신이 식물을 기르며 실수한 이야기, 성공한 이야기, 기발한 아이디어, 식물에 관한 갖가지 지식들을 아기자기하게 들려준다. 초등학교 학생들을 둔 자녀가 있는 학부모라면 아이들에게 권하기 정말 좋은 책일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권해 준 아이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특히 식물에 별 관심이 없었던 아이들에게서도 읽고 나면 식물을 다시 보게 된다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물론 나도 너무 재미있었는데 단지 조금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외국 책이라서 등장하는 식물들이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식물을 한번 키워보고 싶다는 의욕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그 정도의 단점은 상쇄하고도 남을 만하다.
재미없고 어렵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게 느껴지는 한시를 재미있고 쉽게 풀어서 가까운 사람이 이야기를 해주듯이 들려 주고 있어요.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가 읽어도 한시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책이예요.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목적으로 선물을 해도 굉장히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아무리 친근한 문장으로 쉽게 들려주고 있긴 하지만 저학년들에게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 같구요. 한시도 소개해주고 한시를 읽어면서 어떻게 느껴야 할지 한시를 읽고 느끼는 방법까지 가르쳐 주고 있어 다른 한시를 접하게 되어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문화가 많이 멀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젊은 사람들이 읽으면 좀 더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책 속에는 더러 내가 아는 포구도 있었다. 딱히 아름답다고 느낀 적 없이 그저 지나치고 혹은 들른 적이 있던 포구들... 어지럽고 부산하고 때로는 지저분하게도 느껴졌던 포구들. 그런 포구들에 대한 작가의 느낌이 어쩌면 의심스웠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건 나의 선입견 때문이라는게 확실해졌다. 기행문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 기행문은 항상 어떤 장소에 대한 지나친 미화가 따르기 마련이었고 나는 그게 싫었다.곽재구의 포구기행도 그럴거라 짐작하고 읽어 나간 나는 내가 들렀던 포구에 대한 느낌들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았다. 작가는 포구에 대한 아름다움(물론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얘기한다.그리고 정말 아름다웠다.) 보다 포구속에 묻혀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사랑을 곳곳에 드러내었다. 그리고 그 포구를 지나쳐가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동경심, 외로움, 그리움, 호기심 등을 작가의 경험에 비추어 과장없이 담담하게 그려내어 결코 거짓이 느껴지지 않는 기행문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 그런 기행문의 솔직함이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자연 중심의 사고로 전환시켜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 이런 책들이 많이 베스트 셀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읽고 세상이 조금씩 변화되어갈 수 있다면...하는게 나의 바램이다. 의식의 변화가 없다면 행동의 변화도 없을테니까... 작은 풀 한포기의 아름다움과 쓰임새,그 존재의 소중함까지 너무너무 재미있게 전달해주는 정말 좋은 책, 삶에서 정작 소중한것이 무엇인지 잃고 사는 사람들이 꼭 한번쯤은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읽는 내내 작가가 풀에 가진 애정이 글속에서,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에서 싱싱하게 번져오고,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어느새 쏫아오르는 마음속 가득히 흐뭇함을 안겨주는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다.